코로나가 천명을 넘었다. 세상은 우울증에 빠져있다. 그렇지만 작은 일상은 여전하고 사람들은 웃고 밥을 먹고 인사를 하고 다시 집에 오고 내일을 준비한다.

내 하루는 코로나 이전부터 이미 질병에 걸려있었다. 깊숙이 들어왔던 무엇이 빠져나간 이후로 나는 마음을 벌려놓고 그대로 말렸다. 당분간 누구도 들어오지 않겠지. 하지만 그 당분간은 영원이 될 것만 같다. 출출하지만 3일째 점심을 먹지 않는 난 보리 차를 한잔 마시다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며칠 전 조두순이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고귀한 누구의 자식인 양 둘러싸여 다시 세상에 잉태됐다. 사실 아무 관심이 없다. 분노는 나 스스로에게도 느껴지지 않는데 타인은 그저 조형물보다 조금 생기 있는 무언가다. 조금 우습긴 한 그 상황이 재밌어도 보인다. 재밌으니까 그러고들 있겠지 다들.

집에 와 티비를 이곳저곳 돌려보다 칠판에 중학교 물리학을 가르치는 강사에 멈췄다. 수레, 수평면, 운동 방정식, 전체 질량,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열심히 말할까.
눈이 되게 쾡하다. 오래 같은 것을 계속 반복한 사람은 눈이 그렇다. 눈보다 말보다 칠판에 움직이는 손이 더 빨라 보인다. 그래도 가끔 카메라에 여유 있는 웃음은 잃지 않으니 좋네.

쓸 말이 이제 없다. 그래도 그거라도 써본다. 그래야 오늘 하루가 의미가 생기리라 믿는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알 수 없는 한국말이 계속 웅얼대며 나온다. 무슨 채널을 틀어 놓았더라. 다시 들여다보기 귀찮다. 그냥 오늘 하루 별일 없었으니, 평화로운 하루라 믿는다. 전화도 울리지 않았다. 그게 좋은 거다. 티비의 강사가 3초간 강의를 멈췄다. 나도 이제 그만 글을 멈춘다. 내일도 아무 일도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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