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배에서 태어난 가족과도 평생을 부딪히며 사는데, 고작 며칠을 함께한 연인과 모든 게 맞길 바라는 건 어쩌면 처음부터 과한 욕심이었을지 모른다.

예쁜 말만 해줘도 부족한 시간인데, 굳이 날 선 가시 돋은 말들로 네 마음에 상처를 냈어야 했을까.

모처럼 찾아온 너의 황금 같은 휴일을 망쳐버린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미안할 뿐이다.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려 저녁 산책을 나섰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니 우리만의 추억이 켜켜이 쌓인 곳들이 보였고, 그 길을 따라 너와의 시간들을 하나하나 회상해 보았다.

우리가 사랑에 빠진 데에는 분명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깊어질수록, 이제는 네가 좋은 이유를 굳이 찾지 않게 된다.

정말 깊이 좋아하게 되면, 그 '이유'들조차 무의미해질 만큼 존재 자체가 전부가 되어버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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