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n the liberated Old Ones would teach them new ways to shout and kill and revel and enjoy themselves,


and all the earth would flame with a holocaust of ecstasy and freedom.


Meanwhile the cult, by appropriate rites, must keep alive the memory of those ancient ways and shadow forth the prophecy of their return.


-러브크래프트 크툴루의 부름 원서.





그때 올드원은 인간에게 고함치고 죽이며, 스스로 한껏 즐기며 흥청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그러면 모든 인류는 황홀하고 자유로운 대학살의 화염에 휩싸일 것이다.


결국 적절한 의식을 통해 과거의 방식을 보존하며, 예언이 성사되는 날을 은밀히 기다려야 한다.


-황금가지 러브크래프트 전집 크툴루의 부름 정진영 옮김





무덤에서 해방된 옛 지배자들이 새롭게 소리치고 살육하고 즐길 방법들을 인간에게 가르치는 그때,


지구 전체가 자유롭고 황홀한 대학살의 불길로 활활 타오를 것이다.


그날을 보려면 적절한 의식을 통해 고대의 방식을 보전하고 옛 지배자들의 재림을 준비해야 한다.


-현대문학 러브크래프트 단편집 크툴루의 부름 김지현 옮김.





번역문제가 당연히 있다.


예시로 드는 부분은 가장 유명한 크툴루의 부름에서 내가 좋아하는 구절을 가져왔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접했을 황금가지 버전을 보면


무덤에서 해방된(liberated)을 번역해서 넣은 현대문학 버전과 비교해서 해방되었다는 부분이 없어졌다는걸 알 수 있다.


오랜 지구의 옛 지배자들이 긴 잠에서 깨어나서 지구를 휩쓸어버린다는 부분인데 정작 황금가지 버전은 해방된을 빼버려서 문장을 단조롭게 만들었다.


반면 또 현대문학 버전에서 소리치고 살육하는 (shout and kill)을 황금가지에서는 고함쳤다고 했는데


이부분은 고함쳤다는게 문장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더 나았을 것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두번째 줄에 and all the earth would flame with a holocaust of ecstasy and freedom. 이부분은


all the earth를 황금가지에서는 '모든 인류'로 번역을 했고 현대문학은 '지구 전체'로 번역했는데


황금가지의 번역이 의미 전달에는 크게 문제가 없긴 하지만 확실히 정확한 번역은 아니다.


황금가지 번역 버전은 크툴루와 그레이트 올드원들이 인류 자체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우주적인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인류를 자유롭고 황홀한 대학살의 불길로 인도한다는 식으로 번역해서 인류에 특별히 악감정이 있는 존재들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고 본다.





세번째 문장은 더더욱 헷갈리게 만드는데


원전은 'Meanwhile the cult'로 시작한다. '그 동안에 크툴루를 따르는 신도들은'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것 같은데


황금가지는 이를 생략하고 '결국'으로, 현대문학은 생략하고 '그날을 보려면'으로 바꿨다.


영어와 다르게 우리나라 문장은 자주 명사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고 쳐도 컬트를 빼먹은 부분은 둘다 좀 아쉬운 부분이다.


그나마 현대문학은 문장을 자연스럽게 이으려고 '그날을 보려면'이라도 넣었지만 황금가지는 뜬금없이 '결국'으로 문장을 시작하면서


뭐가 결국이라는건지 애매하게 읽히게 만들어버리는 부자연 스러움을 연출하고 있다.


그리고 'must keep alive the memory of those ancient ways and shadow forth the prophecy of their return.'에서


'shadow forth the prophecy' 부분을 황금가지는 '예언이 성사되는 날을 은밀히 기다려야한다'로 번역했고


현대문학은 '옛 지배자들의 재림을 준비해야 한다.'로 예언에 대한 부분들을 생략, 치환 해버렸다.



이부분은 shadow forth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로 해석이 갈릴수도 있겠는데


황금가지는 shadow forth를 '은밀하게'로 받아들여서 번역한 것 같다.


shadow를 '그림자처럼 은밀하게'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림자처럼 늘 따라다니는'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황금가지 번역처럼 '은밀하게 기다려야 한다'도 맞겠지만


'그들의 재림에 대한 예언을 은밀하게 따라야 한다'로 바꾸는게 더 좋을듯 하다.


또 shadow forth를 '조짐을 알리다'로 해석한 경우도 있던데 현대문학은 이쪽으로 생각하고 번역한것 같다.


내가 영문학 전공도 아니고 뭐가 더 정확하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옛 지배자들의 재림에 대한 예언들을 알려야한다.' 정도로 번역하는게 더 정확하지 않았을까 싶다.


현대문학은 'their return' 을 '옛 지배자들의 재림'이라는 간지나는 번역으로 잘 번역해놓고 예언 관련한 번역은 생략해서 문장이 밋밋해진 감이 있다.






내가 영문학 전공자도 아니고 위의 번역가들이 분명 나보다 더 영어를 잘 하시는 분들 이겠지만


저렇게 모든 번역은 자연스러운 문장 구성을 위해 각 언어권에 따라서 문장이 생략, 변형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자연스러운 문장 구성이라는것 자체가 되게 애매한 기준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문장을 밋밋하게 만들고 어렵게 읽히게 만들기도 한다.


더군다나 러브크래프트의 문장들은 어려운 단어사용 남발에 과장된 형용사들도 많아서 원전이 가진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을 것으로 본다.


나는 러브크래프트의 원전 느낌을 그대로 느껴보고 싶어서 원서를 사다가 해석하면서 읽고


맨날 영문버전 오디오북도 듣고 다니면서 러브크래프트의 문장이 표현하는 심상을 온전히 이해하려고 했으니


국내 번역 버전들에 대해 어느정도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번역 버전을 먼저 접하는 사람들에겐 러브크래프트가 읽기 힘든 글 못쓰는 작가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겠다.


황금가지 번역 버전은 러브크래프트의 문체를 못살리고 딱딱하게 문장을 번역한데다가 오역, 누락한 부분들이 꽤 있는 편이다.


현대문학은 문체를 비교적 잘 살렸지만 문체를 살리기 위해 원전에서 생략한 부분들이 좀 있게 느껴진다.


읽고 내용을 전달하는데에는 문제가 없는 번역들이지만


문장에서 재미를 자연스럽게 느끼면서 읽기에는 번역이 가지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고


러브크래프트는 특히나 그런 부분에서 핸디캡을 가지고 번역을 출발할 수 밖에 없는 문체를 가진 작가다.


러브크래프트가 글을 잘 쓰느냐 못쓰느냐에 대한 문제는 일단 제쳐두고서라도 분명 번역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질 수 밖에 없는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