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술을 좀 많이 마신 김에 진심을 담아 글 하나 쓰고,
10년 동안 정들었던 럽갤을 드디어 떠나렵니다.
저는 옛날부터 글이 좋았고, 지금도 그게 좋아 이미 쓰여진 글자들에 나를 얹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지켜보렵니다.
참으로 긴 방황이었습니다
지구가 평평한지 의심하고, 지구가 둥글다는 걸 잊고, 앞으로만 앞으로만. 그렇게 걸으면 세상의 끝 또는 벽이 존재할 줄 알고, 어딘가 도착할 줄만 알고 걷고 또 걸었습니다.
방황이 일상이 되어 이젠 무엇이 방황인지 무엇이 일상인지 잊어가며, 앞으로만 앞으로만..
10년이 지나 내가 떠난 그곳에 다시 도착하고야 깨달았습니다. 지구는 둥글었고, 나는 꽤 괜찮은 원을 그렸습니다.
다행히 다시 돌아온 이곳이 아주 싫지 않습니다.
다행히 가벼운 미소가 지어집니다.
지난 시간에 내 꿈들도 흘러갔고, 당연히 쌓여간 세월, 진부하고도 평범한 삶은 내 손을 잡았습니다.
난 이제 그저 그런 사람이 되어 평범함이라는 것에 정착하려 합니다.
더이상은 불안을 멀리하고 안정과 친해지려 합니다.
비극적이고 자극적인 사랑은 모두 잊고 미지근하고 별볼일없는 사랑을 찾으려 합니다.
들끓던 열정은 모두 떠나가 언젠가 새로 태어날 나를 다시 찾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렵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물방울 멀리, 그저 고요한 호수가 되렵니다.
이젠 방황은 방황으로, 일상은 일상으로, 그렇게 있도록 하렵니다.
참으로 긴 방황이었습니다.
영원히 내 가슴에 남을, 참으로 긴 방황이었습니다.
한치의 꿈 없이 표류하던 멍청한 자신, 내가 누군지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과오, 오늘의 소주 몇 잔에 모두 흘리렵니다.
이곳에서의 뜨거웠던 나의 추억을 가슴 깊숙이 안고 가렵니다.
나의 방황을 함께한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합니다.
2025년 10월 12일
러브라이브 갤러리 대형 고정닉네임 네임드 유저 이석주 올림.
넵 파이팅입니다 - dc App
살아있었구나 건강하세요
RIP.
석주님 화이팅입니다
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