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추천 수보다 비추 수를 오래 보고 있던 날이었다.
숫자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왔다. 여긴 그런 곳이니까. 그런데도 그날은 이상하게, 화면을 넘기지 못하고 한참을 멈춰 있었다.
‘럽통령’이라는 말이 처음 붙었을 때를 아직도 기억한다.
내가 붙인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한 것도 아니었다. 어느 날부터 사람들이 그렇게 불렀다.
농담처럼, 반쯤은 비꼬듯이.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 말은 설명 없이 통했다.
그땐 내가 뭘 해도 말이 됐다.
간혹 나를 깎아내릴려는 악의가 가득 담긴 글이 올라오면 구태여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상황이 정리되었고, 내가 한 줄 의견을 달면 싸움이 끝났다.
누군가 날 까도, 그건 “럽통령이라서 까는 거지”라는 식으로 정리됐다. 욕조차 인정의 형태였다.
하지만 그건 오래가지 않았다.
여기서 오래가는 건 없다.
요즘은 글을 올리면 반응이 늦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반응이 없다. 조회 수만 오르고 댓글은 달리지 않는다. 그게 더 아프다. 싸우는 것도, 까이는 것도 아닌 상태. 그냥 지나쳐진다.
새로 들어온 놈들은 나를 모른다.
알 필요도 없겠지. 여기서 기억은 고정닉에 붙지 않는다. 말투와 타이밍에 붙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이미, 너무 익숙한 타이밍이 되어버렸다.
“또 주작이네.”
“아직도 이런짓 하고 다니냐.”
"정신 좀 차려라 병신새끼야"
"너 퇴물이라고."
이 말들이 처음 나왔을 때, 웃고 넘겼다.
하지만 그 말이 반복될수록 알게 된다. 이건 여느 키배러들이 하는 열등감의 반박이 아니라 퇴장 안내라는 걸.
그날 밤, 나는 글 하나를 썼다.
제목은 평소처럼 무심했다. 일부러 특별하게 쓰지 않았다. 여기선 특별함이 가장 빠르게 닳는다.
내용은 간단했다.
누가 더 잘 아는지, 누가 더 오래 있었는지 같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대신, 요즘 자주 보이는 이름 몇 개를 떠올렸다.
정확히는 이름이 아니라 말투였다. 싸움에 끼어들지 않으면서도 흐름을 읽는 놈, 정보도 밈도 아닌 애매한 선에서 계속 살아남는 놈.
그중 하나가 떠올랐다.
아직 욕도, 칭찬도 제대로 받아보지 않은 놈. 그래서 더 오래 갈 것 같은 놈.
이 갤은 왕을 뽑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늘 묻는다. 다음은 누구냐고.
웃기게도, 그 질문을 처음 던진 건 나였다.
“이제 누가 럽통령임?”
그 문장을 쓰고 나서, 나는 잠깐 멈췄다.
이건 질문이 아니었다. 부탁도 아니고, 도발도 아니었다.
"양위"였다.
물론 아무도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겠지.
여긴 그런 말을 믿지 않는 곳이니까.
하지만 내 역할은 이미 끝났다는 걸,
그리고 이 공간에는 항상 다음 놈이 필요하다는 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내가 가장 잘하던 짓을 하기로 했다.
판을 열어주는 것.
곧, 넥스트 럽통령을 선발하는 자리를 마련할것이다.
쿠지
개노잼인거보니 오리지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