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술


중세인들은 술을 정말 많이 마셨어


잘 사는 영주는 잘 사는대로, 가난한 농민은 가난한대로, 수도사들도 수도사 나름대로 술을 마셨으니까


술을 마신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어


우선 많은 사람이 알듯 유럽의 수질이 좋지 못하기 때문인데


최근에 수질 문제가 아니라 단순 기호였다 라는 주장도 나오긴 했는데 아직도 수질 때문이었다는게 공식적인 학설이야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곡물로 담그는 술은 칼로리가 매우 높아서 노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멀리 안가고 우리도 농활가면 농주 먹고 일해고 그랬잖아


중세 맥주는 농주처럼 걸쭉하고 미지근하고 배부른 음식이었어



영주들은 포도 산지에서 수입해오는 와인을 주로 마셨고 농민들은 보리를 키워서 맥주를 만들었어


그리고 식사 대용으로, 음료수 대용으로, 간식으로 쭉쭉 들이켰지


어린이나 여성에게는 물에 희석한 맥주를 주었다고 해


당연히 술만 먹을 수는 없고 목 마를때는 물도 마셨는데 땅에서 퍼온 석회질 물보다는 비올때 받아놓은 자연정화된 깨끗한 물을 마셨어


맥주를 살수도 없을 정도로 가난한 농민들은 그냥 물만 마셨다고 해


영주들도 맥주를 먹긴했는데 보리 말고 밀맥주를 만들어먹었어







고대시대부터 정해진 방법 없이 중구난방으로 만들어서


지역마다 맛도 생김새도 달랐던 맥주가 지금처럼 특정한 이미지가 생긴건


독일의 맥주순수령이 계기가 되었어







이 칙령에 따라 맥주에는 물과 보리, 홉 말고 다른 재료를 쓸 수 없게 되었어


도시의 길드들은 이 칙령을 상대적으로 잘 지켰지만 본래 지역 밀주이자 농주였기에 장원에서는 그냥 하던데로 만들고 영주들도 거리낄거없이 밀맥주를 만들어먹었다고 해


이런 차이가 전승되면서 지금 다양한 맥주가 전해내려오게 되었어




와인은 기독교 의식에 반드시 쓰이는 중요한 준비물이므로 성당들은 필요한 양만큼 와인을 준비해놨어


아예 직접 소규모 포도농사를 짓고 와인을 만드는 수도원들도 있었고.


포도를 자급하기 어려울 경우 포도 산지로부터 와인을 사왔는데


이러다보니 성당 살림에서 예식 준비 비용에 드는 비용이 꽤 컸다고 해


(장원 성당의 4대 지출 : 성당 관리비(노후 건축물 유지비) - 예식 준비 비용(포도주 포함) - 지역빈민구제 - 수도사 생활비)





영주의 경우 포도가 자라는 지역이라면 와인도 자급자족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북쪽 지방이라면 밀맥주를 마시거나 수입해서 먹었어



동유럽의 경우 포도 농사하기 최적화된 기후의 그리스 반도와 키프로스 섬에서 포도주를 대량으로 생산해서 국내 시장에 돌리고 수출까지 했어


분명히 술 마시는게 금지된 이슬람 국가들인데 꽤 잘 팔리는 품목 중에 하나였다고 해


아예 비잔틴 제국 특산물이 흑포도주였다는 기록이 있고, 모자이크 중에 포도주를 들고 있는 황후의 모습도 있어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