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기사 이야기로 넘어가면


기사는 기본적으로 기병이었어


866년 카를 2세가 군대를 소집할때 말을 타고 오지 않은 가신들을 처벌하겠다고 엄포한 사례처럼 기사는 일단 기병이어야만 했어



로마 붕괴로 인한 중앙집권의 붕괴와 바이킹 침략으로 인한 빠른 기동성의 필요성은 대규모 보병이 모이기 힘들게 만들었고, 기병의 수요를 크게 늘렸어


대규모 보병이 필요한 이슬람 세계와의 충돌은 동로마가 굳건하게 버텨주고 있었고 배를 타고 이리저리 치고 빠지는 바이킹이 당시 유럽인들의 주된 고민거리였다고 해


자연스럽게 중무장 기병으로 참전할 여력이 되는 사람들은 특권이 생겼고, 지도 계층으로 나가게 되었고 이들이 영주가 되었어



그래서 초기 영주들은 모두 기사였는데 나중가면 이들 간에 신분이 나뉘면서 세습영주와 계약을 맺는 기사로 나뉘었고


모든 기사가 영주가 아니며, 모든 영주가 기사가 아니게 되었어


이 때문에 나는 기사를 신분이 아니라 직업으로 생각하는 학설을 따르고 있어







아무튼 중무장 기병은 지금으로 따지면 전차와 전투기급의 고급병기였고 육성과 관리에 많은 자금을 필요로 했어


중앙집권이 되지 않은 왕들은 이를 직접 부담할 여력이 없었고 봉건제 안에서 세금의 방식으로 기병력을 공급받게 되었어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 고려와 조선은 국가주도적으로 기병을 육성했어)



기사들의 무장은 30kg에 달했고 필요한 말들을 공급받기 위해 한명당 무려 150헥타르의 농지가 필요했다고 해


기사들의 주무장은 마상창(랜스)와 검이었어


마상창은 기병 돌격의 꽃과 같은 무기인데 말의 돌진력과 반작용을 견디는 기사의 완력을 합쳐 적을 돌파하는 강력한 무기였어


그 충격 때문에 랜스는 꽤 자주 부러지는 소모품이었고 예비용으로 여러개를 만들어서 가지고 다녔어





검은 지금으로 따지면 권총과 같은 무기였어


랜스를 다 소모했을때, 말에서 낙마했을때, 무기를 휘두를 공간이 안 나올때 검은 어디든 사용할 수 있는 만능 무기였거든


다른 무기에 비해서 휴대도 간편했고.


그래서 기본 소양 중 하나로 검술은 반드시 익혔다고 해



랜스와 검 이외의 무기는 기사의 재량이었어


예전에 이야기한거처럼 기사의 교육은 다 다른 스승 밑에서 따로 배웠고 훈련도 제각각이었기에 선호하는 무기도 달랐어


도끼와 워해머, 철퇴 같은 무기가 자주 쓰였다고 해



활이나 석궁은 중기병의 역할과 동떨어져있기에 기사가 썼다는 기록이 거의 없지만


중세 기사도 문학인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트리스탄이 명궁으로 칭송받는 장면이 나와서


궁술을 분명히 기사의 소양 중 하나였고 활을 잘 쏘는 기사도 인정 받았다는걸 짐작할 수 있게 해줘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영화로도 나왔다




갑옷은 당시 기준으로 가장 튼튼한 방어구를 착용했어


기사의 방어구와 병기가 서로 경쟁하며 발전하는건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나는 역덕이지 무기덕은 아니니까


갑옷의 변천사나 사진은 다른 똑똑한 갤넘이 써주겠지....?






투구는 크게 네가지 모양이 유행했어


뿔을 단 투구


날개를 단 투구


갈기를 단 투구


통짜 민머리 투구


놀랍게도 투구의 모양은 다 각각의 의미가 있었고 기사들의 취향에 따라 골랐다고 해



뿔은 성 루카를 상징하는 황소


날개는 계시록의 저자 성 요한


갈기는 성 마르코를 상징하는 사자


민머리는 마태복음의 저자인 성 마테오



예수의 12 사도를 상징하는 투구 모양은 십자군 전쟁부터 크게 유행했다고 해


기사들도 인간인데 투구 모양도 다 트렌드가 있었고 유행따라 멋있게 산거지...







기사들은 당시 기준으로,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강력했어


일단 타는 사람부터가 7살때부터 체계적으로 사람 잡아 족치는거 배운 근육덩어리였거든


평소에 사냥이나 훈련, 보조병 트레이닝으로 단련하시는 근육은 걸어다녀도 위협적인데


보통 이 근육들이 근육 딴딴한 군마 위에 올라타니까 더 답이 없었어



징그러운 근육들은 더 징그러운 말근육 위에 탄체로 대략 50~100m까지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고 (이 때문에 기사들은 담력도 좋아야했어)


각이 잡히면 빠르게 돌진해서 랜스를 박아넣고 다시 빠지기를 반복했어


1선이 차징하고 적이 숨돌리기 전에 바로 2선이 차징하고, 다시 3선이 차징하고... 적당히 랜스 갈아끼고 말도 바꿔탄 1선이 다시 차징하고...


그렇게 보병 전열이 붕괴하거나 맨탈이 붕괴될때까지, 아니면 랜스가 다 소비될때까지 반복해서 치고 빠진 다음 마지막에 좋아하는 무기를 꼬나쥐고 돌격했어



평지에서 가속도를 받아 랜스에 모아 찌르는 돌파력도 대단했고 말 위에서 내리 찍기에 높이에서 이점을 가졌고, 근육덩어리들이 열을 맞춰 나에게 다가온다는 그 징그러움도 강력한 무기였지


원래 기병의 정석은 양익에 배치해서 전략적 이점을 노린다는거였는데 기사 전력에 자신감을 가진 유럽 근육들은 아예 적 중앙에 랜스차징을 박아넣어 본대를 붕괴시키는 적극적인 전략을 쓰기도 했어


기존 전략을 대신할만큼 강력했고, 자신 있었다는거겠지


이걸 자기네들끼리 주고 받는 유럽 근육들은 부담감이 좀 덜했는데 물 건너서 당해본 보병 중심의 아랍애들은 혼이 나갔어


아랍 기록자는 기사들의 돌격을 '화살과 같아 막을 수 없다'라고 기록했고.



1177년 보두앵 4세가 이끄는 예루살렘 기사 580명이 살라딘 군 중앙에 차징을 성공해서 살라딘의 지휘본부까지 뚫리고 호위병까지 달아나면서 2만 6000명의 아랍군이 순식간에 붕괴되버린 영화같은 실화도 있어


과장 같은데 아랍측 기록이어서 신빙성이 매우 높아...





우리는 게임 속에서 전쟁을 만나다보니


기병 차징 무서우면 장창 쓰면 되는데 왜 안쓰고 징징거리는지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시 보병은 소수의 중무장 보병을 제외하면 급한데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 훈련도 장비도 열악했어


비싼 돈을 들여 장창을 보급하더라도 기사들의 돌진에서 오는 공포심과 충돌력을 이길 만큼의 고도의 훈련이 되지 않았기에 돼지목에 진주였던거야


스위스 장창병이 칭송 받은건 총 앞에서도 쫄지않게 담력이 강하고


장창 진형을 펼친 상태로 흐트러짐 없이 360도 회전이 가능할 정도로 고도로 훈련받았기 때문이야


이런 정예화된 보병들은 용병이나 중앙집권 이후 상비군에서나 보게 되었어


결론은 당시 기사를 막을만큼 정예화된 보병이 없었다고 볼 수 있겠네







다음에는 영지에 묶여산 세속기사와는 다른 종교기사 Order 를 알아볼거야


지금은 역사 속의 유물이 된 영지 기사와 달리 오더는 지금도 존속하고 있어




지금 알프스 소녀 하이디 컨셉 바타니아 여캐로 다시 도전하는 중이니까 이거 천통부터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