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의 원천을 파고 들어가다 보면 퉁구스어, 만주어까지 접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무맥락인 상황에서 퉁구스어, 만주어는 본인같은 허접 지붕이에겐 너무나도 큰 허들인 것이와요... 하와와와....
간단하게 언어적 변화에 따른 지명 변화 유형을 가져와 봤어
지리덕질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이니 참고하면 좋을 거 같아!
1. 지리이야기: 언어적 변화에 따른 지명 변화 종류
가. 취음: 비슷한 음으로 인해 표기가 변하게 된 지명
원래 있던 지명의 순 우리말 소리(발음)을 빌려와, 뜻과는 상관없이 발음이 비슷한 한자로 표기하는 방식
한자가 처음 도입되어 지명을 표기해야 했던 삼국시대 초기에 주로 사용되었음.
순 우리말에 해당하는 한자가 없었으니, 소리만 빌려 쓰는 것이 가장 직관적인 방법. (이두, 향찰의 원리 공유)
<예시>
가나다 → 可那多
소리만 가져왔을 뿐, 가능하다, 어찌하다, 많다라는 뜻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방식이야.
잉벌노(仍伐奴) → 고양(高陽)
매홀(買忽) → 수원(水原)
달구벌(達句伐) → 대구(大丘)
수리산(修理山)
나. 취의: 동일한 뜻을 가진 한자로 변한 지명
원래 지명의 순 우리말 뜻(의미)를 받아들여 그 뜻에 맞는 한자로 번역해서 표기하는 방식
통일신라 경덕왕 시기, 고려시대, 조선시대의 행정구역 개편간에 지명을 중국식(한자식)으로 표준화할 때, 대대적으로 사용
순 우리말의 정겨움은 사라졌지만, 지명의 의미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음.
<예시>
한밭 → 대전(大田)
밤골 → 율리(栗里), 율동(栗洞)
무쇠골 → 야동(冶洞)
다. 취형: 자형의 유사성으로 인해 표기가 변한 지명 (여기부터 슬슬 머리아프기 시작한다)
지형지물의 모양을 보고, 그 모양과 비슷한 한자를 가져와 지명으로 삼는 방식
취의의 한 종류로 볼 수도 있지만, 의미보다는 시각적 형태에 더 집중했다는 점이 구별돼.
지형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이름에 담아내는 것이 취형이라고 볼 수 있어.
<예시>
우이동 (牛耳洞)
구산(龜山)
라. 한자의 탈락 및 축약으로 인해 발생한 지명 변화
주로 세 글자 이상의 긴 지명을 두 글자로 줄이거나(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DDP 이런식으로 줄여 부르잖아), 의미상 불필요한 부분을 생략하여 간결하게 만든 것
고려, 조선시대 지명을 두 글자로 표준화하려는 경향이 강했음 (행정력의 쓸데없는 소모니깐 말이지)
긴 이름을 줄여 부르다가 그게 공식 명칭이 되는 것과 비슷함.
<예시>
부평
남원
마. 치환: 기존 지명의 한자를 다른 한자로 바꾸는 것
1) 길상 치환: 원래 한자의 뜻이 너무 좋지 않거나 평범할 때, 더 좋고 길한 의미를 가진 한자로 교체하는 것
2) 음운 치환: 원래 한자가 엄청 어렵거나 잘 쓰이지 않는 한자일 경우, 발음은 비슷하면서도 더 쉽고 대중적인 한자로 교체하는 것
<예시>
광주광역시 우화동: 우화(牛火, 소고기 바베큐냐? 라는 비판 직면) 우화(羽化, 신선이 되어 날아오르다는 뜻) 으로 치환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매송(買松, 소나무 사는 곳이냐?) 매송(梅松, 매화나무와 소나무라는 시적인 이름)으로 치환
바. 훈주음종법: 이두식 표현의 소멸로 인한 변화
가장 복잡하면서도, 지명 변천의 핵심 원리 중 하나
1) 훈주음종법이란: 이두의 핵심적 표기 원리
- 훈주: 핵심이 되는 한자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 음종: 보조하는 한자는 소리를 따라 앞 글자의 받침이나 토씨 역할을 한다.
그러니깐,
밤이라는 글자를 표현할 때,
뜻이 밤이라는 夜 를 쓴다. (훈주)
"밤"의 "ㅁ" 소리를 보충하기 위해서 소리가 비슷한 음(音)이나 심(心)같은 한자를 뒤에 붙인다. (음종)
따라서 夜音 이나, 夜心 이라는 한자를 보고, 사람들은 "바+ㅁ" 이라고 읽게 된다.
2) 근데 왜 이게 지명변화를 일으키는가?: 훈주음종법을 모르는 뉴비들의 증장
이두식 표기법과 훈주음종법을 모르는 후대 사람들이 지명을 보게 될 때, 우리말 독법 ("밤") 이 아니라, 한자음 그대로("야음") 읽어버리기 때문
이로 인해서 원래의 순 우리말 이름이 사라지게 됨
예를 들어 보자,
돌밭이라는 순 우리말 지명이 있었다고 해볼 때,
당시 사람들은 돌의 뜻을 가진 石과 밭의 뜻을 가진 田 을 썼을 거야.
그리고 돌의 ㄹ 밭침을 표6기하기 위해 乙(새 을)이라는 보조자를 붙여 石乙田 이라는 표기가 나타났을 수도 있겠지.
당시 사람들은 이를 "돌밭" 이라고 불렀겠지만, 후세 사람들은 이두를 모르니 석을전이라고 읽게 되면서 원래 지명이 변질되는 것.
이두식 표기의 소멸은 고대 순우리말 지명이 지금의 한자 지명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원래 소리의 뜻이 왜곡되거나, 완전히 사라지는 주요한 원인이 되었어.
근데 지명 연구는 이게 엄청 어려워.
한 지명이 현재의 이름으로 정착할 때까지, 앞서 설명한 여러 변화의 유형들이 지층처럼 쌓여서 원래의 모습을 추측하기 매우 어려워.
엄청난 추리력과 상상력을 요구하는 수준이라고 보면 돼. 물론 언어학적 지식도 필요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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