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fed8273b4806af551ed87e44581727348ba86b69aaa0ab772a90c60caaaca

위 지도는 미국 중서부에 있는 '드리프트리스 에어리어(Driftless Area)' 라는 곳임.

지형도를 가져다 놓고 보자.
주변은 전부 평평하거나 완만한데, 저기 가운데 위스콘신/미네소타 접경지역만 무슨 칼로 난도질해놓은 것처럼 협곡 깊고 지형이 거칠어.

자, 근데 배경지식 없이 직관적 지형 해석 만으로 가설을 세운다면 뭐라고 할까?

"아, 저기만 기반암이 화강암처럼 엄청 단단해서 침식 안 되고 남았네."

"최근에 저기만 국지적으로 융기했나 보네."

"화산 활동이나 별도의 지각 변동이 있었을거구나."

보통 이렇게 생각하는 게 '상식적'이고 '직관적'임.

눈에 보이는 험준함에는 그에 상응하는 '힘(Force)'이 가해졌을 거라고 믿으니까.
근데 정답은 정반대임.

저기는 힘이 가해진 게 아니라, '힘이 피해 간' 곳임.
지난 200만 년 동안 4번의 빙하기가 오면서 거대 빙하가 주변을 다 밀어버리고, 퇴적물로 덮어버리는 동안, 기가 막히게 저 지역만 빙하가 요리조리 피해 다님.

지형학적 요인, 빙하 두께, 유동 방향 등 복합적인 이유로 빙하가 저기를 '우회'했고, 덕분에 주변이 빙하한테 깎여나갈 때 혼자서 태고의 지형을 그대로 보존한 거임.

즉, 무엇이 다녀간 흔적이 아니라, 아무것도 안 다녀간 흔적이라는 것.

결론: 지형학에서 '직관'은 꽤 위험한 도구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만 보고 원인을 역추적하려고 하는데, 자연은 때때로 부작위적인 지형을 만들기도 함.

지도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내 직관엔 이게 맞음"이라고 뇌피셜 굴리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완벽한 반례가 아닐까 싶다.

아래 링크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였으...


https://x.com/i/status/2003082706696253832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