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뻘스런 이런 질문에도 답은 있다.

관찰
지구본을 두고, 대양연안을 살펴보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대양 주변에는 일본처럼 활 모양으로 생긴 열도가 여럿 있다. 일본열도 뿐만 아니라, 알류산 연도, 쿠릴 열도, 오키나와 열도, 마리아나 열도, 필리핀 열도, 순다 열도, 피지 열도 등을 태평양의 서쪽 연안에서 볼 수 있고, 센드위치 열도, 소앤틸레스제도 등을 대서양의 서쪽 연안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대양쪽 연안에는 해구가 발달해 있고, 그 대륙쪽 연안에도 내해가 발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화산섬들이다.


설명
대륙이동설이 정착된 후, 이런 현상은 잘 정리된 하나의 모델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1) 해양지각이 대륙지각 아래로 섭입할 때, 그 경계에 해구가 생긴다. 2) 지구 깊숙히 들어간 해양지각의 암석들에서 일어난 화학적 변화가 연쇄적으로, 해구 뒤쪽에서 화산활동을 일으킨다. 3) 섭입이 일어나는 곳은 점차 해양쪽(앞쪽)으로 향하게 되고, 이에 따라 대륙지각이 잡아당겨지면서 열도 뒤쪽의 대륙지각은 얇아지고, 지각평형설에 의해 바다가 형성된다. 이런 바다를 배호분지라고 한다.


전개
지금까지의 설명은 배호분지, 열도, 해구, 대양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들을 잘 설명할 수 있지만, 왜 저런 열도들이 원호모양을 이루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금은 지구의 표면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입체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해양판이 섭입할 때 꺾여서 지구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그냥 컨베이어 벨트가 접히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된다. 지구의 표면에서 지각의 일부분이 접혀서 지구 내부로 들어가는 것에 가장 가까운 비유는, 탁구공의 일부가 눌리는 것이다. 탁구공의 찌그러진 부분은 원호를 이루게 된다. 그리고 눌려 들어간 부분은 이상적인 경우에 한해, 구의 모양을 유지할 것이다. 그래야 면적과 곡률을 유지시킬 수 있다. 단 이 경우 눌려 들어간 부분에 접하는 구의 중심은 탁구공의 바깥쪽에 있게 된다.  이를 지구에 적용해 보면, 해양판이 섭입을 위해 꺾어질 때, 그 꺽어진 부분을 표시하게 되면 원호의 일부분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호(호상열도)의 지도 상의 반지름을 통해서 해양판이 얼마나 꺾여서 들어가는지 섭입각을 구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외
호상열도를의 모양이 이렇듯 간단한 원리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은 재미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다른 호상열도와는 달리 일본만 넓고 큰 이유 역시 같은 원리에서 설명되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다른 이유 때문인가. 사실 일본열도의 모양이 활처럼 굽은 데에는 다른 이유가 기여를 하고 있고, 그것은 일본이 다른 호상열도와는 달리 넓고 높은 이유중의 일부를 설명할 수 있다. 일본열도는 단순히 대륙지각과 해양지각이 1:1로 만나는 곳이 아니라, 두개의 해양지각이 두개의 대륙지각 아래로 들어가는 곳이다. 이 때문에 일본열도의 지하에서는 두 섭입한 해양지각판 사이의 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있고, 복합적인 화산활동이 일어나, 보는 바와 같이 높고 넓은 화산섬을 이루게 된 것이다. 더하여 섭입하고 있는 두 해양판의 움직이는 방향이 서로 다르고, 열도를 다른 방향에서 밀어붙이는 것도, 일본열도의 모양이 활처럼 굽은 이유에 추가로 설명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