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아가 수능 한지 풀어보고 평가원 이의제기 게시판을 한번 봤었다.

이번 한지 15번에 대한 이의 제기로 글이 20~30개 정도 올라온 걸 확인했는데....

한지 15번은 오류가 아니야. 그냥 어려운 문제였을 뿐이지.


2014학년도 세지 8번처럼, 이번 한지 15번은 생각없이 통계를 이용해 쉽게 출제한 문제는 아니었어.

나름대로 여러 이의제기까지 다 준비해 놓은 문항이랄까...

평가원도 이제는 '모 국립대 모 교수(당시 세지 8번 출제자)의 세지 8번 처럼 "나한테 통계 자료가 다 있다구요!!!"로 끝나는게 아니란 말이지.

사실 세지 8번 사태 이후 평가원도 많이 바뀌긴 했어. 솔직히 출제에 있어 레벨이 올라가긴 했음.


그럼 문제를 보자.

일단 지도에 음영 표시된 지역은 파주-안산-성남-여주임.

그럼 (가)~(라)를 매칭시켜볼까?


우선 (라)는 예나 지금이나 인구가 거의 변함 없어. => 여주

(나)는 2000년을 기점으로 1990년 대비 가파르게 상승하지? 파주 운정신도시를 의미하는 것 같네 => 파주

(다)는 1990~1995 성장 후 거의 정체 중이네. => 안산.

(가)는 1990년 대비 계속해서 인구가 성장하네 => 성남.


이렇게 하면 틀려. 틀려서 억울한 친구들 대부분이 성남과 안산을 잘 못 매칭해서 틀린거야. 평가원에 이의제기 한 사람들도 모두 그렇고....


이 문제의 특징은 1990년 대비 인구 증가 폭을 보고 도시를 매칭시키는 건데, 1990년 이후 뿐만 아니라 분명 1980~1990까지의 과거 그래프도 있어.

난 이게 왜 있을까 싶었는데, 사실 이걸로 정답을 찾았지.


1990년 이전에 시 였던건 성남 뿐일껄? 안산은 그냥 반월출장소, 파주시, 여주시는 군이었고..

다시말해 성남은 1990년 이전에도 인구가 제법 있었기 때문에 1990년 이전 그래프가 바닥을 치면 안되잖아.

하지만 안산은 1980년대 초, 조금 과장하자면 그야말로 바닷가에서 물고기 잡던 어촌 마을이었고...


그래서 (가)는 안산, (다)는 성남이 되야해. 성남은 사실상 노태우 주택 200만호 이후 별다른 인구증가 요인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나의 오피셜로 문제는 맞췄다해도, 근거가 확실해야 많은 이들이 믿겠지? 그래서 통계청에 들어가서 문제에 출제된 통계를 하나하나 찾고 엑셀로 그래프를 그렸지.


한줄요약

그래프보면 답나옴.



PS. 물론 출제자가 놓친게 있어. 'ㄴ. (나)파주는 (가)성남보다 지역 내 제조업 종사자 비율이 높다.'를 맞는 보기로 의도해서 출제했다 해도 문항에 특정 시기를 지정하지 않았단 말이지!!! 이는 통계청에서 확인 가능한 자료가 최근 것 뿐이라 그런거야. 즉 최근에는 파주의 제조업 종사자 비율이 성남보다 높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단 말이지!!


따라서 블랙컨슈머 답게 년도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도서관 먼지 틈에서 구 통계를 몽땅 뒤지다 보면 구행정구역일 때(파주군, 성남시), 파주보다 성남이 제조업 종사자 비율이 높았던 시기가 분명 있을 거야. 이를테면 1970년대만 해도 파주는 공장하나 없는 접경지역 농촌마을 깡촌이었으니까....


하지만 엉아가 이미 세지 8번 사태를 경험해 봤기 때문에 그것도 다 부질없는 짓이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