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학 관련 학과 개설된 대학교 재학중입니다. 인문지리, 특히 정치지리 쪽으로 특기 살려서 교수 관련 직종으로 갈 수 있나요? 저희 집은 공부 쪽으로 간다면 확실하게 밀어주겠다고 하시는데, 요즘 교수 임용이 힘들어도 너무 힘들다고 들어서요;;; 이과 전화기도 요즘에 취직 안된다고 난리인데 지리학 전공하면 뭐 하고 살겠나 혼자 넋두리도 해봅니다만, 요즘 같이 취직 안돼서 임용 몇년씩 파고, 공무원 시험이나 치는 상황에, 뭘 해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인데,,,, 기왕 태어났으면 악셀 한번 풀로 밟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 진학, 비전 있다고 보십니까? 저보다 나이 많은 분들께 조언 좀 듣고 싶습니다.
지리학 대학원 전망 있습니까? 진지합니다
Alexand..(andy091674)
2021-03-0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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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문이 얼마나 넓던 좁던 교수 TO는 나오게 되어있구요....실력이 있고 큰 문제 없이 박사학위를 받는다면 교수의 꿈을 꿔 볼수 있겠죠? 긍정적인 점을 꼽자면 자연지리학이던 인문지리학이던 최근 대학의 요구사항과 임용지원자들의 스펙이 미스매치되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는 점...요컨대 인력난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학파+SSCI논문 다수를 갖춘 인재가 드물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대학교에서 임용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스펙이 터무니없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꿔말하면 실력만 갖춘다면 교수임용의 기회가 상당히 열려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더욱이 현 지리학 교수진들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80후~90초 임용 교수들의 정년폭탄이 다가오고 있는 반면, 대학원생의 입학과 유학사례는 나날이 줄어가고 있는 학계의 근황 역시 교수 인재풀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은 잘 아시겠지만 수직으로 추락하고 있는 학령인구로 인해 대학으로의 구조조정 압력이 극단적으로 치솟고 있다는 점, 이는 교수 TO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특히 학계의 구성에서 사범대의 비율이 매우 높은 한국 지리학의 특성상 페과, 정원축소, 교수TO축소 압박은 타 전공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겠죠
물론, 위에서 한 얘기는 다분히 현직 박사들이나 대학원생들에게나 도움이 될 '전략적인' 부분이구요.... 글쓴이께서는 글 내용만 봐서는 학부생이신걸로 추측되는데, 인문지리학 교수의 직업적 비전을 탐색해보시기 전에 최소한 연구자라는 직업의 한 갈래에 대해 이해해보시는 우선 필요할 듯 합니다. 교내에서 연구실 생활을 하며 주체적으로 연구를 수행해 볼 기회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학계에 짧게 있었지만, '연구직'은 다른 어느 직종보다도 타고난 적성을 요구합니다. 흔히 지리덕후라고 불리는 똘망똘망하고 열정적인 학부생들이 보편적 지역지식 위주의 고등학교 지리학과 이론적이고 사변적이며 논증을 요구하는 학문적 지리학에 적응하지 못하고 흥미를 잃는 경우는 수두룩하게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썼지만, 결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직업전 비전으로 대학원 진학이나 교수라는 직업을 결정하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다...라는 것입니다. 특히 직업적 비전만 따졌을 때 GIS나 통계도 아니고 인문사회학 성격이 강한 정치지리를 전공한다는 것은 사실상 교수 이외의 안정적인 직업은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죠..그만큼 연구가 적성에 맞지 않아 중도포기하게 될 경우의 리스크도 커지겠구요. 안전장치 없이 풀악셀을 밟는 행위는 자살과 다름없다는 건 잘 아시죠? 학부생께 드리기엔 냉정한 말이지만, 본인이 어떤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만큼 학계의 상황이 힘들고, 연구직이라는 직종이 힘들고, 코로나 이후의 사회가 힘들고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지리? 지정학 분야는 지리학쪽에서도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는 편인데.
학부때 정치지리학 수업있어서 듣긴 했는데 문화지리전공하신 교수님이 가르치셨음... - dc App
정치지리학 수업도 하는구나...... 백과사전식 구성만 아니면 들을만 하려나.....?
우와... 어디 가서 제가 감히 듣지 못할 이야기들을 전해주셨네요. 진심어린 조언 감사드립니다. 제가 아직 나이가 어려서 아는 것도 거의 없고 해서 여쭤보았는데, 써 주신 글을 몇번이나 읽고 나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먼저 연구직이라는 직업에 적성이 있는지, 과연 학문적인 지리학에 적합한 사람인지 되돌아 보았습니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경험을 쌓은 것도 거의 없고, 고등학교 다닐 때 지리올림피아드에서 큰 상 하나 받은 것이 전부이지만.. 앞으로 학부에서 열심히 공부해보고 난 뒤에, 다양한 학문적 경험을 쌓은 뒤에 대학원 진학을 생각해봐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위에 댓글 달아주신 내용은 제가 캡쳐해놓은 다음에, 훗날 대학원 진학이라는 선택의 기회가 주어질 때 반드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친절하면서도 상세한 답변을 주신 것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