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갤러의 가곡천 산림철도 1번 사진도 어제 대충 어딘지는 추정했지만, 확신이 없어 이제야 추가 조사하고 글 씀.
우선 의뢰 사진 1번인데, 단서는 가곡천 산림철도 + 빌런갤러가 오늘 리플로 제시한 '태풍으로 인한 피해 사진일 것이라는 추정'

사진 출처가 궁금해 이미지 검색을 해보니, 가곡천 산림철도 사진들은 '산림청' 것도 있고 '응봉산 덕풍계곡 주민' 것도 있고 다양하네. 잠깐 공부해보니 이래서 철덕이 되는가 싶기도 하고 재밌더라. 어쨌든 사진에 노출된 부위가 너무 국지적이고 해상도마저 엉망이라 어제는 확신이 없었지.
오늘은 퇴근 후 의뢰 사진을 보다 문득 '색칠이나 해보자'란 생각이 들어 칼라로 변환했어. AI 쓴 건 아니고 포샵에서 레이어 복사하고 투명 레이어에 마우스로 러프하게 색칠하면서 혼술하고 놀았다. 이렇게 수작업 하다보면 해상도 낮은 사진에서도 특이점을 쉽게 찾을 수 있지.

특이점은 바로 '붕괴지점'인데...

위 사진의 빨간 부분이 붕괴 지점이고 파란 부분은 폭우로 인해 지표수+지하수가 유입되는 지점이야.


아래 그림은 엉아가 10년 전, 친구 논문에 컴싸로 그려 준 붕괴 모식도 그림 중 하나고 지리갤에도 저장용으로 올린 적 있어, 위 사진과는 좌우만 다를 뿐 바닥이 붕괴된 원리는 똑같음.


그럼 답은 다 나왔지.

1. 경편철도 바닥은 암반이 아닌 성토 지역임. 의뢰 사진 좌측에서 폭우로 유입된 지하+지표수에 의해 철로가 붕괴한 것. (단기간의 지형 변화는 꾸준한 침식보다 격변(홍수 등)에 의한 요인이 크게 작용)
2. 즉 감입곡류의 공격사면에서 발생한 붕괴가 아니므로 하천의 퇴적 사면이나 공격 사면 만으로 위치 추정은 불가능.
3. 의뢰 사진 좌측에 기반암이 노출된 노두가 보임. 당시 기술이나 가성비 면에서 하식애를 굳이 절단해가며 경편철도를 만들지는 않았을테니, 하식애 인근 성토지역을 찾으면 금방 찾을 듯.
4. 다만 현재 RS영상으로는 치수사업으로 인한 인간 간섭 때문에 확신이 어려워 과거 RS영상을 찾아야 함.
5. 의뢰 사진이 홍수 사진이므로 갈수기 때는 하천 수위가 엄청 낮고 하상력이 드러나야 할 것.
6. 사진 우상단 돌출된 기반암과 무너진 침목의 그림자를 통해, 사진 정면이 하류 방향일 것을 추정함. (분명 동지 때가 아닌 태양 고도가 높은 계절에 찍은 사진이라, 그림자만으로 방향을 유추하기는 어려움이 있고 촬영 시각도 모름. 낮은 해상도는 덤. 그래서 어제 확신을 못했던 거임.)
아무튼 위 조건들을 가지고 1954년 항공사진을 활용해 가곡천 산림철도 출발 지점부터 탐색을 시작했고...

결국 제시한 조건에 전부 들어맞는 곳을 찾아냄!! 어제는 여기까지 추정했는데, 오늘 찾다 보니 붕괴된 모습을 추가로 찾아 확신함. (경편철도 라인이 중간에 사라져 있음)


경위도를 따야하는데, GIS 전공자들은 알다시피, 당시는 지도뿐만 아니라 RS영상도 도쿄데이텀이라 좌표 변환에 어려움이 있음. 어쨌든 촬영 위치는 요즘 좌표계(WGS84, 아래 사진 점찍은 자리)로

북위 37도 7분 8.74초 / 동경 129도 9분 51.69초, 오차 범위는 그냥 GPS 기계의 오차 범위만 고려해라.

이게 빼박인게 지금 여기 지적도를 보면 경편철도 라인을 하천 좌측부가 침범해 있어 붕괴지점을 알 수 있음. (지적도 노가다 용역꾼들은 어차피 지형형성과정이나 변화 따윈 고려 안 하니 이게 더 도움이 됨)


마지막으로 지금 모습도 봐야지?? 아래 빨간 부분이 의뢰한 사진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일부러 왼편에 기반암 노두도 보여줄려고 와이드로 스샸했어.심지어 아래 사진보면 빨간 네모 안 전봇대 아래로 붕괴된 지역도 찾을 수 있음 (엉아가 점선으로 표시한 곳)

찾으면서 맥주 한 캔 반 묵음. 빌런갤러는 언젠가 엉아 만나면 햄버거 말고 맥주 한 잔 사.


PS 레퍼런스 달 땐 '디씨지리갤 - 지리오타쿠' 하지말고 '국토지리정보원 국토정보맵' 이라고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