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듯한 이야기를 써 내려간
이 동화를 그려낸 사람과 난 같아
그랬던 거야
그랬던 걸까

옛날 옛적 아주 아주 먼 옛날에는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는 많은 말들
정의로운 사람이 이기고 나쁜 사람은 지는
뻔하디 뻔했던 이야기만 가득
이였지만
자라나선 어떤가 싶은지 몰라

쉽게 바뀌지 않는 스토리에 익숙해진 내가
악이 이기는 걸 더 많이 보고 자란 탓에 뱉은 말
"해피 엔딩, 그런 건 쉽게 존재하지 않아."
바라지 않아, 내 시간들을 돌려준단 입 발린 말

내가 쏟은 열정은 더 주워 담지 못하니까
그런 걸 바랐으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
맞아. 난 반쯤 포기한 채 하루를 살아
더 나은 걸 바라다 변한 사람들, 너무 많아
"내가 그렇게 부족한가?"

이런 걸 바라고 만든 노래들이 아니었잖아
어느새 내가 싫어하는 사람같아지는 거야
동화 된 거야
어느새 내가 까매지는 거야
까매지는 거야

그럴듯한 이야기를 써 내려간
이 동화를 그려낸 사람과 난 같아
그랬던 거야
그랬던 걸까

그럴듯한 이야기를 써 내려간
이 동화를 그려낸 사람과 난 같아
그랬던 거야
그랬던 걸까

어느 순간 변해버린
어느 한 순간 바뀌어버린
내 시간들을 돌려주지 않아도 돼
또 다른 시간을 쏟아, 여기에

갈수록 많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선
추억들을 갈아 날카로운 칼을 꺼내들었어
난 이런걸 바라고 한 게 아니었던 걸
근데 나도 어느 순간 보니 까매져있던 걸

내가 써내려간 글들이 동화 같아서
내가 정의로운 용사인 줄 알았어
근데 알고보니 아니었던 거야
악당과 싸우는 악당이었던 거야

새까만 내 발자국을 지울 순 없잖아
그러니 온 세상을 까맣게 물들인 거야
다 까만 세상에선 가릴 게 없잖아

이런 걸 바라고 만든 것들이 아니었어도
어느새 내가 싫어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잖아
동화인 거야, 다 까매져 보이지 않잖아
까매져 버린거야

그럴듯한 이야기를 써 내려간
이 동화를 그려낸 사람과 난 같아
그랬던 거야
그랬던 거야

그럴듯한 이야기를 써 내려간
이 동화를 그려낸 사람과 난 같아
그랬던 거야
그랬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