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와 소비자 사이에는 정보 격차라는 게 있음.
창작 해본 사람 중에선 '이 간단한 것도 왜 해석이 갈리지?' 싶었던 때가 있었을 것임.
이걸 직접 설명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할 때도 있었을 거고.
그게 정보 격차를 해소해 주지 못했기 때문임.
이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면 내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조사하고, 고심하며 사용한 각종 은유, 비유, 장치 등등...
그 모든 노력이 내 작품 보러 시간 써준 사람에게 전달되지 못하게 됨.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알 거임.
웹툰, 드라마, 소설 등을 읽을 때 좀 뜬금없는 장면이 나와서 '?' 한 적 있었을 것임.
'왜 갑자기 이런 전개가?' 혹은
'얘(등장인물) 갑자기 왜 이래?' 같은 것들. 소비자의 시선으로는 그런 게 즉각적으로 보임.
하지만 창작자는 그걸 느끼기 힘듦.
창작자는 이미 등장인물이 뭘 할지, 앞으로 전개가 어떻게 될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이 너무 당연함.
반면, 소비자는 그걸 모르니 그게 당연하지 않게 느껴짐.
그렇다고 너무 대놓고 '이건 이거예요!' 설명하면
너무 TMI 같기도 하고, 직접적인 댓글로 '누굴 바보로 아나.' 같은 반응도 달리곤 했음.
그래서 창작자는 '뜬금포' 혹은 '너무 단순한 작품'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이 정보격차를 해소할지, 이 비유는 어째서 넣었는지, 소비자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하면 좋다고 생각함.
***
창팝 제작자들이 진짜 대단한 게.
개인적으로 노래는 이런 것들을 표현해 내기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함.
책 한 권 7만 자 넘는 글에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 한가득인데,
끽해야 500자 내외 가사로 어떻게 다 전달할 수 있겠음? 뒤지게 어려운 거 맞음.
근데 그걸 해내고 있음. 진짜 고민 많이한다는 게 느껴짐.
그래서 일부 제작자들이 그 고민을 이어가다가
더 의미를 담기 위해 사용한 방식이 두 개인 것 같음.
1. 뮤비 사용
2. 레퍼런스 활용
요걸 활용했을 때 소비자 관점에서 어떻게 느껴지는 지를 내가 작품 해석하는 과정을 함께 적어서 보여주려고 함.
내가 해석하는 걸 보고 '아 이렇게 해석 방식이 다르구나.'
혹은 '작품의 이런 소스가 소비자한테 이런 영향을 끼치는구나.' 같은 것들이 전달되었으면 좋겠음.
미리 말하자면 모든 작품 해석에 단 하나의 정답은 없음.
소비자의 삶, 배경, 가치관, 단순하게는 기분에 따라서도 같은 작품이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해석됨.
따라서 모든 해석이 정답이니, 소비자들이 편하게 느낀점 말해줬으면 함.
창작하는 입장에서 이러는 게 진짜 하나하나 너무 소중함. 개인 피드백도 진짜 많이 도움 됨.
1. 뮤비 사용
-1. 리부트 스타라이트

난 이걸 '리부트의 흥망성쇠와 그걸 바라보는 리부트인의 아픔'으로 이해하고 있음. 이 관점에서 느낀점 적겠음.
개인적으로 작품 해석하면서 느낀 게
가사로 쓴 은유를 뮤비로 직접 보여줘서 받아들이기 수월했던 것 같음.
처음 뮤비를 보면서 생각했던 내용은 이러함.
1. 붉게 물드는 황혼의 서약? 아크가 시뻘겋게 스펙터화 되네? 무슨 뜻이지? 사탄의 혈육이 된다는 소린가?
2. 아, 시간 순서 전개로 템에 낙인 찍히는 이야기였구나. 낙인 찍히는 걸 스펙터 빨강 변하는 걸로 표현했구나.
이렇게 이해되며 직관적으로 바뀜.
그리고 마지막에 이런 장면이 나오는데 보면서 이렇게 받아들였음.
1. 인게임 보더리스 스토리구나. 보더리스 스토리는 검은마법사 사후 차원이 합쳐지는 내용인데, 강원기(검은마법사에 비유되곤 하니까) 사임, 김창섭 취임 후 일반 월드와 리부트 월드가 합쳐지는 걸 의미하는 걸까?
2. '모든 것이 시작된 바다'는 과거 하나였던 메이플로 회귀하는 걸 의미하는 것일까?
이렇게 뮤비 내용을 바탕화 하고, 장면이 담고 있는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였음.
2. 레퍼런스 활용
리슝좍 - 리노키오
일단 난 이걸 '자신의 삶을 내던진 채 아직도 물통 파는 철 없는 메유저'에 관한 이야기라 해석했음.
'피노키오' 작품을 레퍼런스 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었던 비유가 많았다고 생각함.
작품 전체 분위기,
코=거짓으로 표현되는 자기모순과
별, 꿈과 같은 요소들.
하지만 처음 가사 해석할 때 '별처럼 떨어질게!' 라는 내용에서 비유한 '별'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 알 수 없어서 고민했음.
가사, 뮤비에도 힌트가 거의 없었고,
'메이플'이라는 주제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스인 '스타포스'에 관한 이야기인지,
인게임 퀘스트 중에 '별이 떨어진 곳'이라고 있는데, 이게 스타포스 관련 퀘스트니까... 루디브리엄 최하층도 스타포스 관련 튜토리얼 퀘스트 역할을 많이 하고 있으니 이것과 연관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했음.
근데 이런 식의 해석이 올바르다고 확신하기 힘들었음.
'~라는 내용을 해석하기 위해 ~런저런 정보를 소개하고, 그리고 ~런 정보는 사실 ~런 정보가 있고...' 이런 식으로 기워 붙이는 건 개인적으로 억지스럽다고 생각함. 그래서 1:1로 대응할 수 있는 소스로 해석하고 싶었음.
'별에게 소원을' 이라는 피노키오 애니메이션 OST가 있음.
이 '별에게 소원을' 이라는 노래의 가사는 이러함.
***
별에게 소원을 빌 때
당신이 누구인지는 상관없어요
진심으로 바라는 소원은 어떤 것이든 이루어질 거예요
만약 당신의 진심이 꿈속에 있다면
어떤 소원도 지나치지 않아요
당신이 별에게 소원을 빌 때
꿈꾸는 이들이 그렇듯
운명은 친절하답니다
운명은 가져다줘요
비밀스런 소원을 달콤하게 이룰 수 있도록
갑자기 친 번개처럼
운명은 걸어 들어와 당신을 지켜보지요
별에게 소원을 빌 때
당신의 꿈을 이루어집니다
***
여기서 꿈 = 소원을 빌 수 있는 공간, 요건, 동심 같은 것이고
별 = 직접적인 소원, 소망 정도로 해석했음.
리노키오가 이걸 레퍼런스 삼았다는 추측에 입각하면 별에 대한 해석을 덧붙일 수 있음.
곡에서 '동화 같은 웃긴 개소리' 라는 가사도 있으니 이걸 고려하면...
그래서 나는 '별처럼 떨어질게!' 에서 의미하는 '별'은 소원이고, '떨어질게!'라는 가사가
동화가 아닌 현실에서는 그런 꿈(별)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자신이 '별'이 되겠다는 것.
'떨어질게'는 자신이 하늘에서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떨어지는 별처럼 되고 싶었지만, 실제로 떨어지는 건 본 삶의 가치임과 동시에 망상을 놓지 않는 삶.
이라는 의미로 해석했음.
이런식으로 레퍼런스를 활용했기 때문에 의미나 해석이 더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경우가 있음.
레퍼런스 삼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 레퍼런스에서 활용된 비유에는(피노키오 = 코 = 거짓말) 자동으로 설명이 덧붙여져 있으니 활용하기 굉장히 좋음.
이런 것도 고려하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함.
***
제대로 썼는지 모르겠네.
당연하지만 내가 쓴 게 100% 정답이라는 건 아님.
사람마다 방식,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달라서 필요에 맞게 써야 됨.
그래도 좀 도움될까 싶어서 글 쓰고 싶었음.
모든 창팝 제작자님들 응원합니다. 파이팅이에요.
창팝 제작 시도하면서 느낀건데 작성자가 말한"정보의 격차"해소를 생각하면서 가사 쓰니까 너무 어려워서 하나도 안 써지는데 그런거 없이 걍 하고싶은 말 적으니까 엄청엄청쉽다라 대중성,엄선작 선정을 위해선 이 글을 염두에 두고 써야할거같음
가사를 꼬아놓고 영상으로 힌트를 풀거나 그 반대로 해도 됨
전문가 이신가요? 좋은 가르침이였습니다
당연한게 당연하지 않다는게 존나 어려운거같아
오우 설명부터 뒤에 두 노래 해석까지도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