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타락파워전사의 이야기에 감동을 느끼거나 낭만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타락파워전사의 일화에 놀이의 본질이 담겨있기 때문임.
사람들은 놀이를 노동의 반댓말, 공부나 훈련의 반댓말, 진지함의 반댓말로 생각함. 어찌보면 놀이란 생존에 불필요하기에 비이성적이고 비효율적임.
그런데 하위징아는 인간을 생각하는 존재인 호모 사피엔스나 도구를 사용하는 존재라는 호모 파베르가 아닌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 지칭함. 인간은 유희의 존재이며 문화에서 찾을 수 있는 규칙, 믿음, 자유, 약속 따위가 놀이에서 기인했으며 인간은 본질적으로 노는 존재고 우리가 어떤 것에 일종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도 놀이에서 기인했다는 뜻임.
가령 서로 깨물며 노는 강아지를 생각해보면 됨. 서로 죽일듯이 악력을 겨뤄가며 피투성이로 만들던가? 아님. 이건 일종의 흉내에 불과하고 강아지들조차 서로 이것이 놀이임을 자각하고 있음. 이 과정에서 놀이는 현실을 넘어서 가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고 어떠한 종류의 놀이도 물질이 아니게 되는거임.
타락파워전사의 일화도 근래의 시각으로 보면 비효율적임. 게임에서 메소가 없어 구걸을 하는 자식을 유치한 짓은 그만두고 공부해서 의대나 가라며 게임을 그만두게 하지 않았고 육성에 극히 불리하던 크루세이더를 버리고 다른 직업으로 노선을 갈아탈 생각을 하지 않았고 스틸하러 찾아온 비매너 유저에게 욕설을 퍼붓지도 않았음. 그리고 그 무엇보다 커리어 성장이건 자본 증식이건 하등 도움이 되지 아니하는 게임을 그만두지 않았음.
하지만 그렇기에 타락파워전사의 일화가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임. 9살에 게임에서 힘들어하던 아들을 꾸짖는 대신 부성애로 캐릭을 키웠고 자신과 가족이 좋아하던 캐릭터의 직업을 바꿀 생각을 하지 않았고 훼방과 같은 역경에서도 꿋꿋하게 게임을 붙잡아 최초의 200레벨을 달성했기에 자신의 가족들과 그 당시의 메이플을 겪어보았던 유저라면 누구나 아는 향수로 남을 수 있었던거임.
따라서 놀이에서 숭고함을 제거하면 이는 더 이상 놀이라 할 수 없음. 전세계 수십억명이 열광하는 축구에서 숭고함을 벗겨내면 22명이 공 하나만 바라보고 뛰는 기이한 행위고 야구에서 숭고함을 제거하면 구체를 타격해 더 멀리 날릴 수록 사람들이 좋아하는 비효율적 행위임.
최근의 메이플랜드 200레벨이나 메이플스토리 300레벨에 열광하지 않는 이유도 일맥상통함. 타락파워전사의 시대로부터 약 17년이 지나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효율성을 중시하고 신창섭이 지휘권을 잡은 작금의 메이플 또한 유저도 디렉터도 그 어느 게임보다도 효율성을 중시하는 게임이 되었음. 그렇기에 메이플은 비효율성과 숭고함을 잃었고 놀이의 영역에서 벗어남.
예시로 '바로 리부트 정상화'에서 나온 "사냥 편하게 해줬더니 거탐온다고 지랄"이 현재의 메이플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음. 사냥은 법원에서 극심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이라고 낙인찍었고 유저조차 왜 이 행위가 필요한지 모른 채 시시포스처럼 돌을 밀어올리며 거탐은 그럼에도 이 현금인출기가 작동해야 한다는 개발자의 무능과 편의주의를 상징함.
이렇게 병든 메이플스토리를 하고 있는 지금 그 누구도 "왜 메이플스토리를 하나요?"란 질문에 명확하게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음. "옛날부터 했으니까요.". "왜 그딴걸 물어보세요? 접힘 당한 리선족임? 로기견임?","할게 없어서요/그냥".
전부 타성에 젖은 답변이고 이제는 이것이 더의상 놀이가 아닌 정신의 것을 창출하지 못하는 현실의 추례한 것으로 변했음을 알려줌.
타파전은 Rpg 주인공상인 대검전사의 낭만성도 인기에 한몫했다봄
그분은 낭만 그 자체시지
명문이네요
사이버 시시포스 형벌ㅋㅋㅋㅋㅋ
게임에서도 낭만을 찾기 힘들다면, 우린 현실에서 뭘 바라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