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전제 하나를 설정하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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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 피셜로 '메벤의 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언급했으니,





이 노래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메벤을 포함한 메커뮤를 노래 주제로 하고 있다고 편의상 전제하겠음








1절 전반부






아무 말도 없이


그들은 서 있어


눈을 마주쳐도


비어있는(피어있는?) 듯한


눈동(쉬고,)자


내가 보는 것이 진짜일까(지옥일까)?


아니면 내가 꿈을 꾸는 걸까?






위는 내가 들으면서 손으로 끄적인 가사이므로, 제작자 의도와는 다를 수 있음





어차피 이 글 전체가 제작자 의도와는 크게 다를 것이니 상관은 없겠지만...







줄 단위로 분석해보자








1. 아무 말도 없이






아무 말이 없다는 것은 곧, 음성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일단 여기까지만 들으면, 언어 사용의 관습상 청자(듣는 사람)는 자연히 '고요함'을 떠올리게 된다





말이 없으면 당연히 고요하겠지? 하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생각해보자








2. 그들은 서 있어






'그들'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화자(말하는 사람)'가 아닌 타인이므로, 사전에 한 전제를 통해 추론해보면,




아마도 메커뮤에서 활동하는 쌀숭이들일 것으로 상정해볼 수 있겠다







하지만 여기에서부터 뭔가 관습적인 표현과 크게 동떨어져 있음이 느껴진다






쌀숭이는 '원숭이'에 비유되는 것처럼,




절대다수의 창팝 유니버스에서는 대단히 시끌벅적하고 아주 역동적인,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이미지로 자주 표현된다







하지만 이 노래에서 '그들'은 '아무 말도 없이' '서 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어,





'원숭이'의 정반대로 대단히 수동적이고 정적인 이미지를 드러내고 있다










3. 눈을 마주쳐도 비어있는 듯한 눈동자







음성을 활용한 대화가 불가능하다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상대의 눈을 바라본다






비언어적 표현을 읽기 위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이 눈인데, 




눈을 마주쳐도 눈동자가 비어있다고 묘사된다






즉, 이는 '그들'의 내면이 텅 비어있으며,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의견 교환이 아예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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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30초가 지나면 얼굴 표정이 바뀌는 gif 파일이므로 놀라지 말 것)







이 시점에서 인간성을 보이는 건 '화자'이며, 인간성이 결여되어 묘사되는 건 '그들'이므로, 





이미 도입부에서부터, 가면을 쓴 채로 인격체를 연기하고 있는 것이 '화자'가 아니라 '그들'일 가능성을 암암리에 드러내고 있다











4. 내가 보는 것이 진짜일까(지옥일까)? 아니면 내가 꿈을 꾸는 걸까?







아무튼 이로써, 화자는 자신이 관측한 현실에서 뭔가 어색함을 느끼고 있는데,





아무래도 속칭 '불쾌한 골짜기'라는 단어가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화자는 '눈동자가 비어있는, 내면이 부재한 존재'들이 '인간의 말을 하지 않고',





'별다른 위치 이동 없이 한 곳에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관찰하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내용은 뒤따라오는 1절 후반부에서도 뒷받침된다









1절 후반부





골목 끝에서 날 바라보는


형체만 있는 얼굴들


손짓도 미소도 없이


그저 나를 응시하는 무리들(괴물들)








1. 골목 끝에서 날 바라보는






1절 전반부에서는 '그들'이라는 대상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그에 대한 화자 자신의 1차적인 감상을 전달했다면,






1절 후반부에서는 '화자'와 '그들'이 존재하는 공간적 배경을 '골목'으로서 규정하고 있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이상의 연작시 <오감도>의 제1호에서,




등장인물들이 '골목'을 달리게 함으로써 긴장감과 불안감을 자극하는 것을 떠올려보자







이를 바탕으로 제작자는, 화자가 달리 도망칠 곳이 없으며 포위되어 있는 듯한 폐쇄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2. 형체만 있는 얼굴들. 손짓도 미소도 없이







'형체만 있는 얼굴'은 1절 전반부에서 묘사된 내용과 거의 같으며, 





'손짓'이라는 비언어적 의견 교환이나,




'미소'라는 감정 표출 및 상호작용도 각각 부재해있다는 것을 묘사하면서





앞선 내용을 계속 보강해주고 있다









3. 그저 나를 응시하는 무리들(괴물들)







'그들'이 하고 있는 행동을 (서 있는 것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하나 지정해주는데, 




그것이 바로 '화자 자신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 어떠한 의견이나 감정도 표출하지 않은 채로, 그저 '응시'하고 있을 뿐인데, 





이러한 응시가 단순한 자극-반응 기제의 결과인지, 




아니면 어떤 의도된 행위인지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공포감이 조성되고 있다









후렴






여긴 어디야?


나는 누구야?


거울 속 비친 나조차


그들과 닮아가는 것 같아


무표정한 거리에서


나는, 나는 살아있는 걸까?






코러스는 음악 구조의 측면에서, 제작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전달하는 부분이다




여기에서 화자는 공간감의 상실, 그리고 자아의 상실을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나는거울없는실내에있다. 거울속의나는역시외출중이다. 나는지금거울속의나를무서워하며떨고있다. 거울속의나는어디가서나를어떻게하려는음모를하는중일까.





이상의 연작시 <오감도>의 제15호(마지막 호)에서는,




'거울 속의 나'를 두려워하는 나와 '거울 밖의 나'를 두려워하는 나가 동시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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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외부의 시선에서 비춰볼 수 있는 도구이므로, 





타자화된 시선에서 자신을 관찰할 수 있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아의 분열'이 이루어진다







사실 '거울'이라는 매개체로 흔히 비유될 뿐,





인간은 자기 자신을 타자화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능력과 본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이를 프로이트는 '초자아(superego)', 찰스 쿨리는 '거울 자아(looking-glass self)'라고 표현했다







즉, 인간 자아가 분열되어 있는 것 자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상태이나,





거울 속의 '나'를 보고 어색하고 생경하게 느끼는 것처럼, 자아의 일면에 대하여 어색함과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면,






이는 자아 간의 조화로운 상태, 일치되어 있는 상태가 무너졌다는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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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과 마주하여 자신의 얼굴(face)을 보았을 때, 어느 순간 불현듯(fate) 그것이 거짓(fake)인 것처럼 느껴지고, 




자신이 기억하던 자아가 희미해지는(fade) 듯하고, 그로 인해 당황하여 충격을 받게 되는(faze) 것으로 연결되어






결과적으로 제목의 중의성이 수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오감도> 제1호에서는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가 총합 13명이 등장하는데, 




시인은 13인의 아해들 중에서 어느 누가, 그리고 몇 명이나 '무서운 아해'이고 '무서워하는 아해'인지는 전혀 상관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13명의 아해들 모두가 무서운 아해인 동시에 무서워하는 아해이기 때문이다








이 노래에서도 <오감도>에서처럼, '무서워하는 아해'였던 화자가 '무서운 아해'일 수도 있다는, 




또는 '무서운 아해'가 되어갈 수도 있다고 말함으로써, 자아 정체성의 위기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여기에서 끊고 다음 글에서 계속 이어갈 것인데, 






1절 내용은 거의 다 상황 부여에만 한정되어 있고,




내가 정말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죄다 2절에만 몰려 있어서, 많이 슴슴한 글이 되고야 말았다







2절 내용은 저녁쯤에 업로드할 예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