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fed8173b68061993cef87ec45847d026aaba5b6bf6c7492528e3a300aa34d5aff0e01

철 없던 아쎄이 시절.
찐빠의 유무와 상관없이 매일같이 화장실에서 싸대기를 맞고 이빨교육을 받는 건 아쎄이의 중대한 야간 과업이었다.
주로 과업을 담당하는 해병님은 쓰바쓰, 쓰리바이쓰리 부대 실세 한의대 출신 해병이었다.
보통 해병대에서는 명문대 나온 사람을 대놓고 싫어하는게 일종의 문화로 자리잡았는데, 그 사람은 오히려 요즘 말로 따지자면 그야말로 오도기합짜세 해병이었다.

총 생활반을 한 번에 울리는 괄괄한 목소리, 칼각 잡힌 빨간 각개팬츠를 보고 누가 감히 흘렀다고 할 수 있겠냐?
암튼 이병 일병, 그리고 물상병은 감히 쳐다보_지도 못할 정도의 위엄을 갖추고 있었고, 대부분의 과업도 그의 지시 하에 나름 체계적으로 돌아갔다.



어느 날, 새벽 초소 근무를 그 분과 같이 하게 되었다.
그 때도 나는 일병에 불과한 딸수새끼였기 때문에 초소에서 졸았다간 개처럼 두들겨 맞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아침부터 오후까지 험난한 과업 때문에, 이미 내 흘러빠진 몸이 한계를 느낄 정도의 피로감이 쌓여있었다.
그렇게 시야가 흐려지려는 찰나...

- 새끼, 일어나라.

그날은 그냥 죽었구나 싶었다. 그런데 여태 봐 왔던 모습과는 다르게 싸대기나 쪼인트는 커녕 욕 한마디도 날아오지 않더라..

- 힘드냐
- 아 아 아닙니다!
- 힘든 거 다 안다 아쎄이.

이내 상병 이상 접근할 수 있는 맥심 커피를 물도 없이 기합스럽게 들이키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 힘든 거 다 안다. 나도 너처럼 아쎄이 시절이 있었다. 하늘 같은 선임들도 다 아쎄이 생활을 견뎌낸 해병님들이다. 다만 약한 모습을 대놓고 보이지 않을 뿐이지.
- 요즘따라 많이 힘든가 보군. 이럴 땐 무조건적인 구타보다 더 효율적이고 기합찬 방법이 있다.







- 아쎄이, 뒤로 돌아 허리를 숙여라!

- 악!!!

난 전투복을 풀어 헤치고 허리를 숙였다.

- 흘러빠진 해병혼을 불러일으키는 해병침술을 시작하지.

말이 끝나자마자 항무당 해병님은 항상 지니고 있던 대침을 자신의 손가락에 부착한 다음 손가락을 그대로 내 전우애 구멍에 찔러 박았다. 구멍에 들어간 손가락은 수분이 없어 딱딱해진 해병짜장을 그대로 뚫고 장 속 깊은 곳에 위치한 해병 혈을 무자비하게 꽂아넣었다.

- 크윽...

- 아쎄이, 소리내지 마라. 네 정신을 깨우는 작전이다.

- 악으로 깡으로 버티겠습니다!

그렇게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도 모를 여러 개의 "해병 혈"을 수 차례 박았다 빼고 다시 박았다 빼기를 무려 한 시간 동안 이뤄졌으니, 이 때 침술을 실시하는 항무당 해병님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해병침술을 실시하였으니 진짜로 기합 중의 기합이었다!

침술이 끝나고 너덜너덜해진 전우애구멍에서 손가락을 뺀 항무당 해병님은 내 몸을 뒤로 돌려 전우애구멍이 초소 바깥으로 향하도록 했다.

- 해병 혈을 전부 깨웠으니 이제 독이 빠져나올 것이다. 다 빠져나올 때면 신호를 줄 테니 무자비하게 빼내도록 해라. 네 몸, 네 정신을 전부 해병혼으로 채워라.

그렇게 항무당 해병님의 작전대로 나는 내 전우애구멍까지 차오른 시뻘건 "싸제 독"을 전부 방출해버렸다.

- 따흐으으아아아악!!!

푸바바바바바박!! 푸르르... 푸드득

방출을 끝낸 내 앞에는 온화한 미소를 보이는 항무당 해병님이 기합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셨다.

- 이제야 조금 해병다워졌군.

나는 그제서야 항무당 해병님이 한의대 학력이라는 "해병 페널티"를 갖고도 오도짜세해병님이 되었는지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그 동시에 나도 한낱 아쎄이가 아닌 오도해병으로 거듭날 수 있었으니 경사로다! 경사로세!

- 다음에는 뭘 해야하는지 알겠지!

- 악!!!

철썩 철썩 쿵떡 쿵떡
두 해병의 찐한 전우애 소리가 초소, 생활반 너머 포신항문오도기합짜세해병특별광역시 전역으로 울려퍼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