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특별광역시는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도시였다.
오도봉고를 타고 반나절이면 시 전부를 둘러볼 수 있는 작은 도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은 도시에는 늘 관광객이 넘쳤다.
별 거 없는 도시에 사람들이 끌리는 이유?
그건 바로 포항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특별광역시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해병푸드 때문이었다.
포항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특별광역시 인근에 위치한 육군 본부는 항상 둘이 먹다 셋이 죽어도 모를 해병푸드의 비결을 궁금해 했다.
그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수많은 스파이를 잠입 시켰지만 누구도 돌아오지 않았다.
육본은 6974일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비상한 계책을 세웠다.
바로 육군조리대회를 열어 뛰어난 요리 실력을 가진 조리병을 선발하여
고도의 스파이 훈련을 시킨 후에 포항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특별광역시에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해병푸드의 비밀을 밝혀낼 막중한 임무를 받은 자는
프랑스에서 요리를 배우고 육군에 입대한 이중국적자 조 리퐁 상병이었다.
조리퐁 상병은 냉혹한 스파이 훈련들과 고문에 대비한 훈련까지 섭렵한 뒤 실전에 투입되었다.
관광객이 많은 도시 답게 포항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특별광역시의 검문을 통과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도시로 들어온 조리퐁 상병은 미리 세운 시나리오대로 해병식당에 입장했다.
과연 명불허전인가?
수많은 사람들이 해병수육과 짜장을 먹으며 연신 감탄성을 흘리기에 바빴다.
조리퐁 상병은 해병푸드에 대한 기대감에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마침내 조리퐁 상병 앞에 따끈한 해병수육과 해병짜장이 놓였다.
모락모락한 김과 함께 왠지 모를 개씹썅똥구릉내가 풍겨왔다.
한 입 베어물자 해병수육의 농후한 맛이 마치 파도처럼 조리퐁 상병의 구강 내를 휩쓸었다.
전두엽이 녹아버릴 정도로 파괴적인 맛에 조리퐁 상병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허겁지겁 먹고 정신을 차려보니 빈 그릇만 남아있었다.
그는 계획대로 다음 행동을 시작했다.
"저... 제가 지갑을 도둑맞아서 돈이 없는데 일이라도 해서 음식값을 갚겠습니다."
조리퐁 상병의 말을 들은 주인장의 인상이 험악해지는가 싶더니, 조리퐁 상병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주인장의 가슴팍에는 진떡팔이란 이름이 쓰여 있었다.
"새로운 아쎄이는 언제나 환영이다."
진떡팔이 조리퐁 상병의 어깨를 툭툭 치며 식당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식당 안에 해병푸드의 비밀이 있을거라는 예측과는 달리, 그저 설거지거리만 쌓여 있었다.
한 달간 설거지만 하면서 식당의 돌아가는 모양새를 관찰했더니,
해병푸드는 포항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특별광역시 중앙에 위치한 해병성채에서 조리 되어 식당으로 운반되는 구조였다.
해병성채에 들어가지 않고는 도저히 해병푸드의 비밀을 알아낼 수 없어 보였다.
어느 정도 신뢰를 쌓았다 생각이 든 조리퐁 상병은 진떡팔 해병에게 질문했다.
"앜! 진떡팔 해병님! 혹시 제가 해병푸드를 만들 수 있는지를 여쭤보는 것에 대해 허락받을 수 있는지를 물어도 되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진떡팔 해병은 의외로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리퐁 상병을 오도봉고에 태우고 해병성채로 향했다.
해병성채에 들어와 얼마나 걸었을까?
조리퐁 상병과 진떡팔 해병은 한 건물 앞에 서게 되었다.
주계장
무언가 불길한 붉은 글씨로 적혀 있는 현판은 조리퐁 상병을 고고하게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 안에 해병푸드의 비밀이?'
조리퐁 상병은 해병푸드의 비결을 곧 보게 되겠다는 기대감에 심장이 설렜다.
끼이익-
진떡팔 해병이 주계장의 문을 밀자, 불쾌한 소리와 함께 내부의 모습이 조리퐁 상병의 동공에 비춰졌다.
주계장 내부의 모습을 본 조리퐁 상병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육군에서 요리 좀 한다는 사람들이 전부 모여 있는 것이 아닌가?
건넛부대 김 말이는내가제일잘말아 상병이나, 육군의 소울 푸드로 불리는 육고기비빔소스를 창시한 전설의 육 고기 병장까지
한 자리에 모두 있었다.
그들은 조리퐁 상병이 주계장에 들어 온 기색도 눈치채지 못하고 요리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조리퐁 상병의 뇌리에 한 줄기 섬광이 스쳤다.
"아! 이것이 해병푸드의 비밀이구나!"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사내가 씨익 웃으며 조리퐁 상병의 뒤통수를 조리삽으로 내리쳤다.
빡깡-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조리퐁 상병이 쓰러졌다.
사내는 쓰러진 조리퐁 상병의 이마에 붉은 도장을 찍었다.
'수육용'
조리퐁 상병을 어깨에 들쳐 매고 창고로 향하는 사내의 가슴에 적힌 진떡팔이란 글씨가 유난히 더 붉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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