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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기열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나로서는 해병의 삶이 뭔지 알수없었습니다. 군대내에서 나고자랐기 때문에 여자란걸 본건 내가 20살이 되던해였습니다. 처음엔 여자가 입대도 제대로 못하는 해병짬뽕 재료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여자도 입대할수있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는걸알자 너무도 허무했습니다. 어릴적 본 전우애란것은 마땅히 해야만하고 숨쉬기처럼 자연스럽고 당연한건줄만 알았습니다. 내 어릴적 시절은 건강하고 활발하였습니다. 철이없고 천진난만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는 배고픔이란것을 못느꼈습니다. 말그대로 공복이란 것을 몰랐습니다. 이상하게도 배가고파도 느낄수가 없었습니다. 선임들이나 부모님이 날보고 "배고픈가? 우리 또한 그러했노라"하고 말하며 해병짜장이나 맛동산, 해병수육같은것을 쥐어줄때는 "아아 배고프다"고 말하곤 맛동산 반봉지를 입에 쑤셔넣었지만 배고프다라는 감정을 해병 팝핑캔디 만치도 못느꼈습니다.



물론 많이먹기야 많이 먹었습니다. 하지만 굶주림때문에 먹는일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귀한음식을 먹어봤습니다. 선임이 준 음식은 어거지라도 먹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은 식사시간이었습니다. 우리부대 2백, 3백명의 사람들이 줄지어 불도 제대로 안들어오는 식당에서 아무말없이 밥만먹는것을 보면 소름이 돋습니다. 더군다나 귀하고 사치스러운 음식은 매일나오지 않기에 더더욱 식사시간에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어두운 자리에 앉아 아무말없이 매일나오는 해병짜장을 먹고있노라하면 '왜 해병은 하루에 세 번씩이나 밥을 먹는거지? 어쩌면 해병이 하루에 3번식사하는건 해병성채 지하에서 꿈틀거리는 오도룡에게 기도를 드리기위한것이다.'라는 생각도 한적이있습니다. 해병짜장을 먹지않으면 해병은 죽는다는 미신은 내귀에는 협박으로만 들릴뿐입니다. 해병은 먹지않으면 죽는다. 그러기에 더더욱 전우애를 해야만한다는 것은 내게 난해하게 들릴 뿐입니다.



요약하자면 나는 해병의 생활이 먼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소리일 겁니다. 내가 가진 만족과 행복등의 가치가 해병의 보통타당한 만족과 행복의 뜻이 완전히 엇갈려있는 불안감, 이 불안감 때문에 미쳐날뛸뻔한적도 있습니다. 내가 과연 행복할까요? 선임들은 해병대에서 나고자란게 엄청난 행운이라고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처음엔 그게 맞는말이다 싶었죠, 하지만 자라고 나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내가 사는곳은 유토피아가 아닌 지옥 그 자체였으니까요. 나를 행운아라고 말하는 선임과 후임들이 오히려 더욱 평안했습니다. '나에게 불행이 69개가 있다면 만약 그중에 하나의 불행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다면 그 하나로도 충분히 의가사 제대시킬수 있지않을까?'라는 생각에 도달한적도 있습니다. 다시말해 나는 타인이 겪는 고통의 강도나 성질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현실적인 고통, 해병짜장을 먹고 전우애를 하면 없어지는 고통이야 말로 내가 가진 69가지의 불행따윈 날리고도 남을 처참한 지옥 이진 않을까, 그러나 용하게 자살을 한다거나 하지않고 탈영을 하지도 않으며 미쳐날뛰지도 않았다. 절망하지도 굽히지도 않고, 삶을 영위할만큼 나는 고통스럽지않은가? 평범한 이기주의에 빠져 자기자신을 돌아보지는 않은건가? 걸으며 무슨생각을 할까? 전우애? 아니야 그건 미친짓이야,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났을때 개운한가? 아니야 아니야 이젠 나도 모르겠다. 생각이 꼬여 뭐가 뭔지도 모르겠다. 뭔가에 홀려 글을 쓰고있는 와중에도 내가쓴글이 무슨말을 썼는지 또 무슨 의미인지 모른채 그저 작위적으로 규칙없이 읽힌다. 가, 악, !, 열, 새, 애, 전 이젠 나도 모르겠다.' 내가 뭘해야할지 어떻게 살지등등 여러가지를 생각하면서 결론을 낸것은 "연기"였습니다.



그것은 해병으로서 내 마지막 구애였습니다. 나의 해병정신을 극도로 부정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해병을 끊어낼수 없었나 봅니다. 나는 해병을 연기함으로써 해병대와 나를 명주실 한줄로 가까스로 연결시켰습니다. 겉으로는 기합인척 짜세인척하지만 속으로는 암간힘을쓰는 6900번에 한번성공할까 말까하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나는 부대내 사람 그리고 가족마저도 그들이 무얼 생각하는지 몰랐습니다. 그저 두려워, 껄끄러워도 참는 그야말로 연기에 재능이 있던겁니다. 그들이 야단치는게 두려워 말대답은커녕 행동도 못하는 그런것이었습니다. 나는 그것이 진리이고 변하지않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XXXX년 X월 X일 다라이 오도사무작 해병네크로문학노미콘中 해병실격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