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이 지나가는 바다에는
올챙이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바다 속의 올챙이들을 다 헬 듯합니다.

항문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포신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순검이 오는 까닭이요,
전역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해병 컨테이너가 건제한 까닭입니다.

포신 하나에 추억과
포신 하나에 전우애와
포신 하나에 해병짜장과
포신 하나에 기합과
포신 하나에 기열과
포신 하나에 황근출, 해병님,

황근출 해병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훈련소 때 침상을 같이 했던 동기들의 이름과, 서킨, 딕슨, 조, 이런 이국 해병들의 이름과, 해병진액을 받아 벌써 아기 어머니 된 아쎄이들의 이름과, 가난한 선대 오도해병들의 이름과, 박철곤, 마철두, 진떡팔, 톤톤정, 해병고라니, 곽궐궐, 함문촉촉 이런 선임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황근출 해병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해병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계집같은 이름자를 써 보고
짜장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황룡은
부끄러운 후장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혹한기가 지나고 나의 소대에도 봄이 오면
젖꼭지 위에 검은 멍울이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샹놈티가 무성할 거외다.
(1969. 7. 4.)





*해병별: 오도해병들이 죽으면 가는 올챙이 은하의 별. 황근출 해병님의 비호아래 모든 해병들이 영원한 전우애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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