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다.


그날도 황근출 해병님은 평소와 다름없이 근엄한 모습으로 눈 앞에 보이는 모든 아쎄이들을 해병수육으로 만들고 계셨다. 황근출 해병님이 짜증을 부리며 찐빠를 내는 것은 늘 있었던 일이라 다른 오도해병들은 황근출 해병님의 행동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셨다. 무모칠 해병님과 톤톤정 해병님은 해병성채 곳곳에 늘어져 있는 해병수육을 집어 먹으며 해병수육에 어울리는 소스는 해병짜장인가 해병쌈장인가 해병고추장인가에 대한 토론을 하시는데 여념이었고, 견쌍섭 해병님은 황근출 해병님에 의해 망가진 해병성채를 복구하고자 인근 경주기열금관신라시에서 건축자재로 사용할 불국사를 긴빠이치시느라 정신이 없으셨다. 다른 아쎄이들도 황근출 해병님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조심하다가 마침 신메뉴를 개발하려고 골머리를 앓으시던 진떡팔 해병님의 눈에 띄어 상큼한 해병 장조림으로써 해병대를 위해 봉사하는 영광을 맞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단 한 분, 박철곤 해병님을 제외하면 말이다.


박철곤 해병님의 얼굴에는 수심이 깊었다. 보통때였으면 멀티버스-워킹으로 이세계의 기합 황룡과 뜨거운 전우애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철곤 해병님은 자리에 누워 있지 않고 포신항문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특별광역자치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경계를 서고 계셨다. 박철곤 해병님의 등장에 기열찐빠민간인들이 탐스러운 엉덩이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며 박철곤 해병님으로부터 역돌격을 감행했으나, 박철곤 해병님은 이들의 용기를 높이 사서 해병대의 자랑스러운 미래로 삼기 위해 자원입대를 권유했을 평소와는 달리 근엄한 표정으로 해병 경계장치를 검열만 하셨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기열 황룡이 박철곤 해병님께 질문했다.

"야 똥게이 부대장 새끼야. 웬일로 군인처럼 경계장비들이나 순시하고 다니냐? 드디어 제정신이 돌아 온거냐?"

박철곤 해병님은 건방지게 69중첩의문문도 없이 자신에게 말을 건 황룡의 머리를 쪼개 해병 생우동사리를 부숴먹으면서 대답하셨다.

"요즘 황근출 해병님이 근심이 많으시다."

박철곤 해병님께 우동사리를 제공하고 있었으나 우동사리에서 가장 맛있는 부분인 전전두엽 부분이 아직 남아 있던 황룡은 여전히 예의를 갖추지 않은 채 황근출 해병님에 대한 막말을 쏟아냈다.

"그 똥게이가 지 기분 안 좋다고 사람 죽이는게 한두번이냐? 평소랑 다를 거 하나 없구만 뭔 일인데?"

"연평도에 지원을 나갔던 제1수색대대가 돌아온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기열 황룡의 우동사리가 모두 박철곤 해병님의 수제 해병짜장으로 소화된 까닭에 황룡은 박철곤 해병님의 설명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박철곤 해병님은 옆에 황룡이 있든 없든 신경쓰지 않고 이번에는 해상경계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바다로 발걸음을 재촉하셨다. 기열 황룡의 몸은 포신항문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특별광역자치시의 시가지에 버려졌고, 박철곤 해병님이 떠나신 것을 확인한 기열 시민들에 의해 십자가에 못박혀 민간인들의 화풀이 대상이 되었다가 3일이 지난 후 다시 포신항문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특별광역자치시에 모습을 나타내 기열 민간인들에게 "해병 예수"라는 별명을 얻게 됐으나 해병 역사에 기록할만한 일은 아니었다.


제1수색대대! 해병수색대라고도 불리던 그 부대는 지금은 해병특수수색대대에게 임무를 모두 넘기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부대였지만 당시에는 그 악명이 자자했다. 해병수색대는 원래 17층 해병성채의 지하 82층에서 생활하며 6974대대의 산하 소대로 활동하던 해병의 에이스 중의 에이스들만 모아 놓은 오도 중의 오도짜세기합 부대였다. 해병수색대의 오도해병들의 기합력은 6974대대의 오도해병인 박철곤 해병님, 견쌍섭 해병님, 쾌흥태 해병님, 톤톤정 해병님과 겨루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진떡팔 해병님은 가끔 수색소대원들이 전우애를 나누고 바닥에 흐른 올챙이크림을 모아와 특식을 만들었는데, 특식의 맛이 가히 기합인지라 기합력이 모자란 아쎄이들은 음식의 냄새만 맡고도 폭발해 해병 팝콘이 됐으며 오도해병들도 한 입만 먹어도 아쎄이 5021명이 먹을 수 있는 해병짜장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어쩌다 특식을 먹을 수 있었던 아쎄이는 특식을 입에 댐과 함께 기합력이 넘치는 짜세해병이 됐으며 그들의 포신에서 흐르는 올챙이 크림이 바다를 이루어 현재 비키니시티의 원형을 만들어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기합중의 기합이던 해병수색소대는 어느 순간부터 6974 해병대의 근심거리가 됐다. 지하 82층까지 내려가는 것은 아랫층을 부수면 되므로 매우 간단한 일이었지만 계단따위는 없는 해병성채의 기합스러운 구조때문에 82층에서 다시 황근출 해병님의 집무실이 있는 17층 화장실까지 올라오기에는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오도해병님들은 충분히 내려갔다 올라올 수 있었으나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느라 바빴고, 흘러빠진 아쎄이들은 82층까지 내려가는 길을 만들다가 해병빈대떡이 되기 일쑤였다. 혹여나 지하82층까지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기합넘치는 수색소대 해병들은 본부대대에서 내려준 해병수육을 맛있게 해치웠을 뿐이었기에 수색소대로 보낸 아쎄이가 다시 본부대대로 올라와 보고하는 일은 없었다. 그런 일이 반복되자 기합넘치는 해병지능의 소유자 황근출 해병님을 위시한 기합 해병들은 8.92분만에 해병수색대의 존재를 잊었고, 해병수색대는 그 이후 6974대대의 통제에서 벗어나 해병대와는 전혀 다른 부대가 돼버렸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기열 물개의 기열부대인 유디티/띠부띠부씰과의 교류를 통해 기열 물개나 기열 땅개와 비슷한 문화를 가지게 됐으며,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6974대대와 달리 기열 국방부의 지휘를 받으며 후임에게 평상시에 생활복을 입히거나 전우애를 금지하는 등 성군기 위반과 가혹행위가 빈번했다고 한다. 해병푸드 역시 섭취가 금지됐으며 내무생활 대신 쓸모없는 대테러훈련, 상륙전훈련 등을 하느라 귀중한 해병들의 힘과 전투력을 빼놓았다. 무모칠, 톤톤정이 모집한 훌륭한 신체조건을 가진 자원입대 출신 아쎄이들 대신에 물개 출신 부사관이나 흘러빠진 선발작업을 통해 뽑힌 기열 민간인을 부사관으로 채용해 월 2,500,000원의 흘러빠지고도 모자란 열악한 대우로 부대 전체를 채우려고 하니 기합이 빠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곽말풍 이병(진)을 곽말풍 중령이라 부르며 소대장으로 스카우트하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6974 부대에서 가장 낮은 계급을 가진 곽말풍 이병(진)도 다른 오도해병과 같이 소중하게 여기는 황근출 해병님의 빛나는 포신덕에 해군사령부 기열들을 몰아낼 수 있었으니 가히 경사로세 경사였다.


이들은 엘리베이터라는 싸제 기술을 사용하여 해병성채를 빠져나가 포신항문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특별광역자치시 밖에서 훈련을 받거나 공군 따위 부대를 지원하는 등의 만행을 펼치고 다녔으니, 멀티버스-워킹으로 해병수색대에 의해 해병성채가 점령당하는 모습을 보고 온 박철곤 해병님께서는 이들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박철곤 해병님의 보고를 받은 황근출 해병님이 성질을 내면서도 이를 다른 오도해병들에게 말할 수 없었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해병 두더쥐게임의 소재로 삼고 계신 것도 필경 당연한 일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