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모 대학교의 구석진 흡연장. 아무도 없는 것만 같은 그 적막한 공간에서 연거푸 하얀 공기가 피어올랐다.



더 이상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을 찰나, 누가 듣더라도 백발의 노인 남성을 상상할, 다 쉬어 기운조차 찾아볼 수 없는 목소리가 흡연장에 조용히 울려퍼졌다.



"한 개비만 더 피고 들어가자."



그는 주름진 손으로 담배갑을 주머니에서 꺼내 새 담배를 꺼내들었다.



"어르신, 왜 그렇게 담배를 오래 피우십니까? 과한 흡연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담배를 입에 물려는 찰나, 생전 처음 듣는 소름돋도록 굵고 낮은 목소리에, 노인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노인의 시야에 나타난 것은 검은 피부를 하고서 빨간 각개빤쓰만 입은 근육질 남성이 자신을 지긋이 쳐다보고 있는 이상한 광경이었다.


노인이 깜짝 놀라 들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리자, 의문의 사내는 그에게로 성큼성큼 다가가 물었다.


"잠시 얘기 좀 할까요?"


의문의 남성에 대한 교차하는 만감과, 왠지 모를 개씹쌍니미똥꾸룽내에 대한 짜증감을 억누르고, 그 노인은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 대학의 교수였다. 한평생 대한민국의 교육과 학문을 위해 힘쓰며 보람을 느꼈지만, 최근의 학생들을 보니 이 나라 교육에 대해 회의감이 든다는 것이었다.


무슨 일이 있느냐는 남성의 물음에, 교수는 그에게 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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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는 요즘의 대학생들이 兵과 病이라는 기본적인 한자조차 구분할 수 없다면서, 예전만 해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 남성은 그 사진을 자세히 보더니, 대뜸 교수한테 이렇게 묻는 것이 아닌가!



"혹시 해당 강의가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는 ...이라는 이름의 교양과목인가요?"


"그...그걸 자네가 어떻게?"


"음.... 아마 저희의 '작전'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이 학생...아니, '아쎄이'들은 제대로 사유를 입력한 것이 맞습니다."


교수가 눈을 크게 뜨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그 남성은 빙그레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지금 이해하지 못해도 좋습니다. 어차피 '아쎄이'로 지목된 이상 언젠가는 이해하게 될 테니까요."


"잠시 얘기 좀 할까요?"


교수는 다시는 그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갑작스레 그의 뒤에서 나타난 정체불명의 봉고차에서 나오는 헤드라이트의 불빛에 교수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라고는 그의 그림자밖에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