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오재(守吾齋)라는 것은 큰 형님이 자기 집에 붙인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 의구심이 들어 말하기를,
“사물이 나와 굳게 맺어져 있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것으로는 나(吾)보다 절실한 것이 없으니, 지키지 않는다 한들 어디로 가겠는가. 그 이름이 참 이상하다.”
라고 하였다. 내가 장기(포항의 옛 지명)로 귀양온 이후 홀로 지내면서 정밀하게 생각해 보았으나, 이러한 의문점에 대해 해답을 얻을 수 없었다.
하루는 해병대가 들이닥쳤는데 나는 벌떡 일어나 다음과 같이 스스로 말하였다.
"대체로 천하의 만물이란 모두 지킬 것이 없고, 오직 나[吾]만은 지켜야 하는 것이다. 해병대의 소유가 아닌 밭이 있는가. 밭은 지킬 것이 없다. 해병들의 '장난' 을 당하지 않은 집이 있는가. 집은 지킬 것이 없다. 나의 정원의 꽃나무ㆍ과실나무 등 여러 나무들을 뽑아갈 자가 있는가. 해병들은 채소를 먹지 않는다. 나의 책을 훔쳐 없애버릴 자가 있는가. 오도해병들의 이야기를 담은 수기(手記)가 세상에 퍼져 물과 불처럼 흔한데 누가 능히 없앨 수 있겠는가. 나의 옷과 식량을 도둑질하여 나를 군색하게 하겠는가. 천하의 실이 모두 내가 입을 옷이며, 천하의 곡식은 모두 내가 먹을 양식이다. 도둑이 비록 훔쳐간다 하더라도 한두 개에 불과할 것이니 천하의 모든 옷과 곡식을 없앨 수 있겠는가. 그런즉 천하의 만물은 모두 지킬 것이 없다.
유독 이른바 나[吾]라는 것은 그것이 달아나기를 잘하여 드나듦에 일정한 법칙이 없다. 아주 친밀하게 붙어 있어서 서로 배반하지 못할 것 같으나 잠시라도 살피지 않으면 무모칠은 어느 곳이든 가지 않는 곳이 없다. 이익으로 유도하면 떠나가고, 대개는 '자원입대' 당하며, 심금을 울리는 고운 음악 소리만 들어도 떠나가고, 새까만 눈썹에 흰 이빨을 한 미인(톤톤정)의 요염한 모습만 보아도 떠나간다. 그런데, 한 번 가면 돌아올 줄을 몰라 붙잡아 만류할 수 없다. 그러므로 천하에서 가장 잃어버리기 쉬운 것이 나(吾) 같은 것이 없다. 따라서 어찌 참새과 고등학교 졸업장으로 매고 공군가로 잠가서 굳게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조선시대에 공군과 고3은 없다 이기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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