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포항시의 한 산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산에서는 이상하게도 퇴비 냄새가 그윽했고, 짐승과 사람의 울음 소리를 섞은 듯한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계속, 계속해서 앞에 있는 길을 걸어갔다.
점점 나무들이 울창해져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도 구분이 가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중 한 식당을 발견했다.
나는 오랫동안 걸어 점점 고파오는 배라도 채울 생각으로 식당으로 향했다.
'이런 곳에서도 식당을 운영하는 구나'라는 생각 이전에 식당 이름에서 먼저 놀랐다.
정문 위에 간판에는 붉은 글씨로 멀리서도 볼 수 있을 만큼 대문짝만 하게 '주계장' 이라 적혀 있었고, 그것 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써져있지 않았다.
나는 오랫동안 걸어 점점 고파오는 배라도 채울 생각으로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들어가 보니 안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식당에는 나밖에 없는 것 처럼 보였지만 주방 안은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곧이어, 길쭉한 요리사 모자를 쓴 거구의 사내가 나를 맞아주었다.
사내는 어서 오십쇼라는 말과 함께 나에게 메뉴판을 건내주었다.
'대표 매뉴 해병 굴수육'
'해병 수육'
'해병 올챙이 국수'
'해병 짜장'
나는 사내에게 해병 수육으로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가게에 대해 물었다.
간판에 주계장이라는 단어는 무슨 뜻인지, 왜 그런 이름을 붙혔는지
왜 음식 앞에 전부 해병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는지
사내는 같은 부대에서 주계병으로 근무하던 전우와 세운 가게라는 말만 남긴 채 주방으로 되돌아갔다.
나는 음식 이름 앞에 빠짐없이 붙어있는 '해병' 이 두 글자를 보며 사내가 해병대 출신이겠거니 했다.
곧 수육이 나왔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갓 나온 수육에선 어딘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짰다. 정말 이상하게 짰다.
그리고 평생 맡아본 적 없는 이상한 냄세.
돼지고기의 누린내도, 고기가 덜 익어서 느껴지는 피비린내도 아닌 처음 맡아보는 냄새였다.
나는 사내를 불러 고기가 이상하다고 했다. 이상하게 짜고, 이상한 냄새가 느껴진다고.
사내는 우리 가게 고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만약 불쾌하셨다면 값은 내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었다.
이 말에 순응하고 나는 고기를 마저 몇 점 먹어보았다.
처음 먹어 보았던 때에 이상한 느낌은 전부 사라졌다.
내가 무슨 냄새를 맡은 건지, 무엇이 짜고 불쾌하다고 사내를 부른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수육이 담겨있던 쟁반은 순식간에 비워졌다.
나는 잘 먹었다는 말과 함께 가게를 나왔다.
테이블 위에 수육 값을 두고 나오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가게를 나오고 보니 머리가 너무나도 아팠다.
구역질을 하며 쓰러지고, 이내 정신이 아득해져갔다.
하지만 노랫소리가 들렸다.
귀신잡는 용사 해병 우리는 해병대 젊은 피가 끓는 정열 어느누가 막으랴
라이라이라이라이 차차차 라이라이라이라이 차차차
싸워서 이기고 지면은 죽어라
헤이빠빠리빠 헤이빠빠리빠
아쎄이 원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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