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연방 산개성단무리 행성 t-361 부근에 신원 미확인의 우주선이 포착되었다



상당히 구식인데다 녹도 많이 슬었건만, 어떻게 이 드넓은 우주공간을 항해할 수 있었는지



"근방에 그럴싸한 문명행성도 없는데 말이죠."



1등 항해사 띠륵스는 우주선 내 유일한 말동무인 선장에게 말을 걸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무시 당할 것이다



경이로운 만큼 좆같은 일이 많은 우리 은하 곳곳을 항해하며 작은 방범 임무를 맡고 있는 선장은



일에 치이고 세월에 치이느라 감정이 없는 듯 행동하는 병신이 되었다



띠륵스는 근처에 로봇을 불러 구조원칙을 인계했다



"일단 통신 시도하고 안에 대답이 없으면 그냥 무단으로 따고 들어가. 들어가서 상황 보고해."



그런데 로봇들은 안에 들어가기도 전에 통신해왔다



"항해사님, 우주선이 얼어있습니다."



"얼어있다고?"



띠륵스는 적잖이 당황했다



'이정도 우주기후에 얼어버릴만한 구식 우주선이 우주 공간을 항해하고 있었다고?'



이내 그의 머릿속에 무서운 상상이 떠돌았다



'항해한 게 아니라, 일찍이 조난당해 떠돌고 있던 거라면?'



"......야. 그냥 다시 들어와."



"이미 들어왔습니다! 돌아갑니까?"



"에휴.... 아니다. 뭐 있는지만 보고 와봐."



"띠띠띠..... 생체 반응........ 없음....... 상당한 오염 지수......."



"오염 지수는 뭘 뜻하는 거야?"



"답니다. 공기, 바닥, 사물, 전부 다...... 식량도 없고, 배변 시설도 없습니다. 그리고.... 모두 붉습니다."



"붉다고?"



"모두 빨갛습니다. 전등이 모두 붉은색입니다. 시야 식별이 어렵습니다. 연방에 속한 종족과는 다른 시신경 체계를 가진 듯합니다."



'그렇다면 타 은하계에서 온 건가?'



은하를 지배하고 체계화한 연방조차도 타 은하계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띠륵스는 로봇들이 돌아오면 선내 안에 들이지 말고 바깥에서 씻겨야겠다고 생각하며 돌아오라고 했다



하지만 선장이 몇십년만에 입을 열었다



"안 돼. 좀 더 들어가봐. 안에서 구조 신호가 나왔어."



띠륵스는 언짢은 기분이 되어 반문했다



"저런 구식 우주선에서 저희가 식별할만한 신호가 나올 리가 없습니다. 컴퓨터의 장난이겠죠."



"이게 우리 일이야. 좀 더 찾아. 뭐라도 나오겠지."



'쳇.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어볼 심산이겠지. 누가 당신 속을 모를 줄 알고.'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로봇들은 별다른 것들을 찾지 못햇다.



아니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그렇다면 저것들은 어떻게 이 우주공간을 떠돌 수 있는 거야? 최소한의 식량이나 수분도 없이?"



선장은 한동안 멍을 때리다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자네가 가봐야 할 것 같네. 로봇이 뭔가 놓치고 있는 것 같아."



띠륵스는 어떻게든 거절하고 싶었지만, 결국은 따라야 했다



근방 은하계에선 아직도 먹어주는 보호 장비들을 갖추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마자 헬멧 전방에 붉은 경고 표시가 떴다



비상! 비상! 비상! 상당한 양의 공기 오염 상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시발씹씹씹씹씼ㅆㅆㅆㅆㅆㅅㅅ......



"어.....어, 이거 왜 이래."



우주선 문을 따고 들어가자마자 띠륵스는 구토감을 참아야했다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강렬한 붉은 빛이 문 밖으로 세어나와 마치 구름의 인광처럼 우주공간 일대를 밝혔다



그리고 똥찌꺼기가 흘러나왔다



"이런..... 개 씨발....."



"뭔가 찾았나?"



"다..... 다 똥입니다. 뭔 좆같은 액체랑...... 내 씨발 이런 건 평생 본 적이 없습니다. 뭔 똥이랑 오줌이 생체 점막처럼 다 덮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 빨게요. 완전히 레드 스페이스입니다. 앞도 잘 안 보여요. 우주벌레새끼들 진화체로 보이는데...."



가능한 한 원망의 마음을 담아 보고했다



그러다가......



"으악! 씨발!"



"치칙..... 뭔데?"



띠륵스는 저게 뭐라고 보고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컴퓨터와 인간이 합쳐진 것 같은 모습이었다



붉은 빛 속에서 겨우 알아볼 수 있었다



그게 똥무더기에 파묻혀 있었다



저 씨발할 것과 눈이 마주친 것이다



"야이 씨발련아! 생체 반응 없다면서!"



"'생체 반응' 은 없습니다. 모두 동면가사상태입니다."



그리고 저게 입을 열었다



"제 구호 신호를 보고 오셨군요.... 여러분의 구조 신호는 해킹해서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상당히 고된 의무를 등에 짊어지고 계신ㄷ....... 우릴 도와주세요..... 제발......"


 

"다.... 당신은 뭡니까?"



"설명할 시간이 없습니다..... 우린 죽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해병 동면에 들어갔지요...... 끼기기기기ㄱ기기ㅣ기기기기긱....." 놈은 기계팔을 끼기긱 움직여 선장실을 가리


켰다. "저기에..... 우리 대장이 있습니다. 자초지종은 그분께 들으면 되요..... 저는 여기까지입니다. 어서.......아..... 황근출 해병님......."



오염! 오염! 공기! 공기! 비상! 비상! 비상! 나가야 합니다! 나가야합니다! 뭔가 지나갔습니다! 나가야합니다나가야하빈다나가낙나가나가가



헬멧이 비명을 질렀다



띠륵스는 재빨리 달려가 몸을 씻을 생각도 없이 우주선으로 돌아갔다



'저런 정체모를 지옥의 구렁텅이는 연관되지 않는 게 상책이다.'



선장의 명령이고 뭐고 다 싫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가 목격한 건 이 수억광년의 은하계에서 가장 끔찍한 광경이었다



그런데 입구 해치에 그보다 먼저 들어온 것이 있었다



붉은 빤스를 입은 사람이었다. 무기를 켤 세도 없이 놈은 쓰러지듯 몸을 감싸왔다



"당신 뭐야."



"어디서 오셨습니까....."



띠륵스는 강하게 밀쳐내고 무기를 조준했다



"씨발 너 뭐냐고!"



"어디서..... 오셨습니까....."



"우주 연방 경찰국 소속 순찰자다. 너 뭐야! 어떻게 들어왔어!"



"우주 연방....... 공군은 아니로군....."






우주는 고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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