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산골에 나무꾼과 늙은 어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나무꾼이 산속에서 나무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어디선가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나무꾼이 뒤를 돌아보자 커다란 호랑이가 나무꾼을 바라보며 서 있었습니다.
‘아이고, 난 이제 죽었구나!’
그런데 호랑이는 입을 크게 벌리고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었습니다.
'왜 이러지?’
이상하게 생각한 나무꾼은 호랑이를 살펴보았습니다.
“저런, 목에 뭐가 걸린 모양이로구나”
나무꾼은 호랑이가 무서웠지만 아파하는 호랑이를 내버려 둘 수 없었습니다.
“어디 보자… 헉!” 목구멍을 본 나무꾼은 크게 놀랐습니다.
괴상한 시뻘건 감투와 시뻘건 각개빤쓰 한장만을 걸친 거구의 사내가 박혀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무꾼은 놀라 도망가려 하였지만 머릿속에서 호통이 들려왔습니다.
"새끼... 기열! 빨리 뽑도록!"
나무꾼은 무엇에 홀린듯이 시뻘건 감투를 쓰고 시뻘건 각개빤쓰를 입은 거구의 괴한을 호랑이 목구멍 속에서 꺼냈습니다.
“새끼.... 기합! 이 은혜는 내 꼭 갚도록 하지.”
나무꾼은 얼굴이 새햐얗게 질린 채 벌벌 떨며 부리나케 도망쳤습니다.
걸음아 나 살려라 줄행랑을 치는 나무꾼의 등 뒤로 무언가 찢어지는 소리와 '따흐흑' 하는 호랑이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
그날 밤 잠을 자던 나무꾼은 이상한 소리에 놀라 일어났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지?”
마당에는 쪽지가 감겨있는 화살이 엉덩이에 꽃혀 있는 남자의 시체가 있었습니다.
“개... 개 씨발!”
나무꾼은 벌벌 떨며 쪽지를 풀어보았습니다.
<기열 황룡, 해병 수육>
이후로도 열흘에 한번씩 똑같이 생긴 사람의 시체가 마당에 배달되었습니다.
시체도 무서운데 쌍둥이보다 더 똑같이 생긴 사람이 계속 배달되니 나무꾼은 무서워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나무꾼은 벌벌 떨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관청에 신고도 해보고, 무당을 불러 굿도 해보았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툇마루에 앉아 나무꾼의 결혼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마당에 웬 아가씨가 쓰러져 있어서 나무꾼은 깜짝 놀랐습니다.
“여기가 어디예요?”
아가씨는 전날 밤 뒤뜰에서 호랑이를 만났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무꾼은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아가씨는 나무꾼의 마음씨에 감동해 나무꾼과 부부가 되었습니다.
“당신 집에 인사를 드리러 가야 하는데 가져갈 선물이 없구려”
다음 날 아침에 마당에는 <기열 황룡-해병 수육> 시체 69구와 기묘하게 생긴 채찍, 개 꼬리가 달린 구슬, 가죽끈이 달린 구멍뚫린 구슬같은 괴상한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나무꾼은 기절초풍을 하고 오줌을 지렸지만 이상하게도 아가씨는 태연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번에도 호랑이가 도와줬구나, 고맙다 호랑이야!”
아가씨가 씨익 웃으며 말했습니다. 나무꾼은 웬지 소름이 끼쳤습니다.
어쨌든 아가씨의 부모님을 찾아뵈어야 하니 나무꾼은 선물을 싸서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아가씨의 부모님이 나오신다고 하여 방에서 기다리고 있던 그때,
병풍 뒤에서 예전에 구해줬던 시뻘건 감투와 각개빤쓰를 걸친 거구의 사내와 마찬가지로 시뻘건 감투와 각개빤쓰를 걸친 사내들... 아니 사내들과 괴물들이 나왔습니다.
나무꾼은 사색이 되어 아가씨를 돌아봤지만 그곳에는 아가씨의 옷을 입고있는 거구의 흑인이 서 있었습니다.
"톤, 톤톤"
"촤하하하! 톤톤정이 자네가 마음에 든다는군"
"자진입대를 환영한다 아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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