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시뻘건 모자에 시뻘건 빤쓰만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살았어요.
그 사람을 가족과 동네 사람들은 반쪽이라고 불렀지요.
몸이 반쪽밖에 없냐고요? 아니에요.
그러면 왜 반쪽이라고 부르냐고요?
그건 씨발 멀쩡한 사람을 반으로 쪼개놓으니까 그렇지요.
일단, 이 반쪽이는 걸음걸이부터가 범상치 않아요.
팔, 다리를 기역자로 꺾으면서 무시무시하게 걷지요.
그렇게 마을을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안 드는 일을 발견하면,
"새끼... 기열!"
을 외치고는 손날로 머리를 내리쳐요.
'새끼 기열'의 기준은 제멋대로여서,
새벽부터 소와 쟁기질을 하는 성실한 김 서방에게는
"소와 전우애를 하지 않다니... 새끼... 기열!"
하면 김 ㅅ/ㅓ방
하루는 반쪽이가 자상하신 최 훈장님에게 엉덩이를 들이밀고
'뿌웅~'
"어허... 이양반이 남의 코앞에 방귀를 뀌는가"
"공기청정기를 하지 않는가? 새끼... 기열!"
하면 최 후/ㄴ장님
사또 나으리가 새로 부임하면 반쪽이는 사또 나으리를 찾아가요.
밤새도록 사또 나으리의 낭심을 붓과 손가락으로 튕기며
목탁놀이를 하지요.
불쌍한 사또 나으리는 호통을 쳐요.
"웬 놈이냐!"
"새끼... 기열! 선임한테 소리지르게 되어있나!"
그래서 이 고을에는 매번 사또 나으리가 새로 부임한답니다.
...
반쪽이가 하루가 멀다하고 "맹빈아 소위 자원입대"라며 어머니를 마구 때리는바람에
집안에는 바람 잘 날이 없었어요.
그래서 반쪽이의 형들은 반쪽이를 미워하고 싫어했지요.
"아이고... 나는 이제 못살겠다..."
"어머니, 걱정 마세요. 저희가 반쪽이를 처리할게요."
맏형이 결의에 찬 표정으로 어머니께 말했어요.
맏형은, 반쪽이가 '해병'이라는 글자에 환장한다는걸 떠올렸어요.
"반쪽아! 해병 나무가 있단다!"
"새끼... 기합!"
형은 반쪽이를 커다란 나무에 꽁꽁 묶었어요.
그리고는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왔지요.
"!"
집에 도착한 형은,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오줌을 지렸어요.
거기에는 반쪽이와 뿌리가 뽑힌 나무가 있었거든요.
"여기에 해병 나무가 있군"
다음날, 마을 한가운데에 사람의 엉덩이에 커다란 나무가 꽃힌 흉물이 세워졌어요.
표지판엔 이렇게 쓰여 있었지요.
<기열 황룡, 해병 나무>
...
첫째 형의 장례가 끝나자 마자, 반쪽이는 어머니를 또 때리기 시작했어요.
"맹빈아 소위! 자원 입대!"
둘째 형은 어머니를 보고 눈물을 흘렸지요.
둘째 형이 어머니께 말했어요.
"어머니, 형님의 원수를 갚고 반쪽이한테서 구해드리겠습니다."
반쪽이는 '해병'이라면 환장하지요?
"반쪽아! 해병 바위가 있단다!"
"새끼... 기합!"
둘째 형은 반쪽이를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바위에 꽁꽁 묶었어요.
'이번엔 못살겠지!'
그리고는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왔지요.
둘째 형 오줌을 지렸 견
"새끼... 기열!"
"여기에 해병 바위 견"
다 날, 마을 복판 흉 물
표 지판
<기열 황근룡, 해병 바위>
...
어머니 오줌 맞아 죽었 견
마을 흉 물
<맹빈아 소위>
...
하루는, 반쪽이가 부잣집 영감을 만났어요.
"영감, 나랑 내기해서 내가 지면 딸을 주고 이기면 자네가 죽도록 하지"
영감이 뭐라 변명하려 했지만 반쪽이가 이빨을 모조리 뽑아서 말이 나오지 않았어요.
"첫번째 내기는 비석치기네."
어라? 의외로 평범하네요? 비석치기라면 영감님께서 자신있는건데요.
마을 잔치때 1등을 했거든요.
영감님이 속으로 살짝 안도했어요.
딱!
영감님이 던진 돌이 멋지게 반쪽이의 돌을 쓰러뜨렸어요.
"이제 자네 차례네."
빡깡!
반쪽이가 김 서방 무덤의 비석을 박살냈어요.
'애미 씨발...'
반쪽이가 비석치기 룰을 모르는게 분명해요.
하지만 역시 부잣집 영감님!
비석치기 18단계를 모두 통과한 거에요!
반쪽이도 비석 18개를 박살내서 첫번째 내기는 무승부로 끝났어요.
"새끼... 기합! 좀 하는군."
'애미씨발...'
"영감, 두번째 내기는 장기요"
어라? 영감님은 이웃마을에서도 알아주는 장기 고수에요!
얼마 두지 않아, 반쪽이의 말이 전부다 긴빠이 당했어요.
"장군!"
앗! 반쪽이가 졌어요!
어라? 그런데 반쪽이가 이상해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장기말을 노려보면서 노래를 부르지 뭐에요?
"귀신잡는 용사 해~병"
"싸우면 지고 이기면 죽어라 헤이빠바리빠 헤이빠바리빠"
그런다고 장기말이 움직일리가 있나요?
말이 지같은줄 알아요.
"새끼... 기열!"
반쪽이가 화가나서 구경꾼들 69명을 반쪽이로 만들었어요.
세번째 경기는 연날리기에요!
어라? 영감님은 연날리기를 잘해서 사또한테 상도 받았어요!
"좋아!"
영감님의 연이 높이높이 올라갔어요.
"라이라이차차차!"
반쪽이가 영감님께 연을 날렸어요.
"끄으아아아아악!"
연이 허벅지에 꽃힌 영감님이 고통의 비명을 내질렀어요.
세번째 경기는 반쪽이의 승리에요.
그런데, 갑자기 영감님의 머리에 생각이 번뜩였어요.
'씨발, 이기면 내 딸을 가져가고 지면 날 죽인다고? 내가 이기면 더 좆되는거잖아!'
"내, 내가 졌네!"
"새끼... 기합!"
"내 따, 딸은 절대 안되네! 차라리 날 데려가게!"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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