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흐흑… 따흐흑….”
어디선가 실없는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흘러나오며 겨울바람에 섞여 포항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광역특별시 주민들의 귀를 간질였다.
때는 1869년 7월 4일, 최저기온은 자꾸만 떨어져 -5844도까지 떨어졌고 흘러빠진 기열중의 기열 황룡의 각개빤스마저도 얼어붙어 의도치않게 짜세칼각이 잡힌 그런 겨울날이었다.
궂은 날씨덕에 해병들의 전우애는 더없이 뜨거웠다. 나약한 기열땅개참새물새들도 동장군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걸어잠근채 부대안에만 처박혀있으니, 자진협조를 구하러 방문하기도 여의치 않았던 것이었다.
이에 당연히 기합중의 기합 황근출 해병님은 아직 사회의 난방맛을 잊지못한 아쎄이들이 흐르지않게끔 극한상황 하에서 전우애로 몸을 덥히는 해병난방을 손수 가르치시는데 여념이 없었다.
나역시 전입 5874일차 싱싱한 아쎄이로써 황근출 해병님의 전우애 집체교육에 참여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었다.
스무명 넘게 모인 아쎄이들에게 그야말로 어미 호랑이와같이 매섭지만 따스한 눈길로 한명한명 손수 전우애를 나누어 주시는데 69시간이 넘도록 지칠 기색하나 없는 황근출 해병님을 보며 나의 차례는 오지않았건만 그 웅장함에 신성한 각개빤스에 올챙이크림을 조금 흘려버리는 찐빠를 낼수밖에 없었다.
“따흐앙!”
내 앞에 있던 동기 긴떡판 해병도 슬픔인지 환희인지 모를 소리를 뱉으며 그대로 쓰러졌다. 긴떡판 뿐만이 아니었다. 내앞에 있던 모든 아쎄이들은 황근출 해병님께 하사받은 전우애를 감당하지 못해 그만 짜세를 흐트러뜨린채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그러나 황근출 해병님은 그 누구도 꾸짖지 않으셨다. 오직 영원한 2인자라는 기합중의 기합 박철곤 해병님만이 8.92초를 버틴 대기록을 갖고 계시지만, 그런 박철곤 해병님조차 황근출 해병님과의 전우애 대결에서 승부는 고사하고 버티는데만 급급하였던 것이다.
그러니 아직 사회물도 덜빠진 아쎄이들이 버틸리가 없었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엄하지만 부드럽게 모두에게 전우애를 나누어주는 황근출 해병님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놓고 보다보니 어느새 내 동기들은 각이 풀릴대로 풀린채 흘러빠진 자세로 쓰러져있었다.
“아쎄이! 너만 남았구나!”
“악!”
“준비는 되었나!”
“악!!!!”
나는 스스로가 대답을 하면서도 이렇게 내 목소리가 클 수 있었나 스스로 놀랄 정도였다. 물론 황근출 해병님의 그런 거대한 포신을 직접 목도한다면 누구나 그럴수밖에 없을 터였다.
비록 그 압도적인 크기에 경외와 공포가 반반씩 섞인 것이긴 했지만 내 악기가 마음에 드셨는지 황근출 해병님은 고개를 한번 끄덕거렸다.
“음! 새끼… 기합!”
“악! 감사합니ㄷ… 따흐흑!”
내가 전설의 해병 황근출 해병님에게 칭찬받았다는 사실에 표정관리를 하지못하고 살짝 풀어졌던 찰나, 풀린 것은 얼굴 근육만이 아니었다.
전우애주입구마저도 칠칠치못하게 살짝 벌름거리고 말았다. 황근출 해병님은 과연 기합중의 기합답게 그 틈을 놓치지 않으셨다.
그리고 나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개씹썅꾸릉내에 눈을 떴을때, 생활관 가운데는 희멀건색 작은 연못이 생겨있었고, 다른 아쎄이들은 아직도 칠칠치 못하게 기절해있는데 황근출 해병님만이 홀로 침상위에 정좌하고 앉아계셨다. 나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죄송합니다!!”
“아쎄이! 뭐가 죄송한가!”
“전우애 교육중에 실신하는 추태를 보였습니다! 시정하겠습니다악!”
나는 황근출 해병님이 호랑이처럼 달려와 내 가슴팍을 걷어차고 바닥의 올챙이크림 연못을 핥으라고 할 것이라는 예감에 찐빠짓이라는 것도 잊고 추잡하게 벌벌떨었다. 그러나 황근출 해병님의 반응은 의외였다.
“아쎄이! 지금 즉시 전우들과 연병장에 집합할수 있도록!”
“악!!!!”
“아쎄이들에게 지금 날씨는 조금 춥겠지. 각개빤스를 단단히 여미고 나올 수 있도록 한다! 알겠나!”
“악!!!!”
황근출 해병님은 아쎄이들의 흘러빠질대로 흘러빠진 추태에도 아무런 꾸지람없이 일과 준비하라는 말만을 남기곤 생활관에서 퇴장하셨다.
그런데 문득 개씹썅똥구릉내와 비슷한 수준의 다 헐어빠진
컨테이너 막사에 드는 겨울바람의 한기때문이 아니라 황근출 해병님의 본적없는 모습에 절로 오한이 일었다.
해병중의 해병, 짜세중의 짜세, 기합중의 기합인 전설의 오도해병 황근출 해병님의 입에서 추위라는 말이 나오다니….
뭔가 수상한 일이 일어나고있음이 틀림없었다.
나는 쓰러져있던 아쎄이들을 급히 흔들어 깨워 연병장으로 끌고갔다.
7.4초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였기에 이미 선임들은 연병장에 모여 황룡으로 만든 해병냉채족발을 게걸스럽게 뜯고있었다.
우리는 선임들을 기다리게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혹여나 전우애 인형에 처해지는 것은 아닌가 두려워하며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와들와들 떨고만 있었다.
“아쎄이들…. 이리 와라.”
마치 최후의 만찬과도 같은 자태로 박철곤, 톤톤정, 무모칠, 고노야추, 견쌍섭 등 쓰바쓰들 사이 한가운데 광채를 뿜으며 해병냉채족발을 뜯고 계시던 황근출 해병님이 우리를 불렀다.
우리가 0.892초 동안 정신없이 뛰어서 그 앞에 정렬했을때, 황근출 해병님은 아무 말 없이 우리에게 해병냉채족발을 나눠주셨다.
우리는 꼬릿한 개씹썅똥꾸릉내나는 해병족발을 손에 쥐고서 감히 입에 댈 엄두도 내지 못한채. 이상하리만치 평온한 황근출 해병님의 태도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괜찮다. 먹어라.”
전에 없이 부드러운 말투와 목소리였다. 우리는 그저 악을 외치며 허겁지겁 입에 쑤셔넣을수밖에 없었다.
74인분어치 황룡이 깨끗이 사라졌을 무렵, 쩝쩝대던 소리마저 사라지고 연병장에는 침묵만이 감돌았다. 선임들의 표정은 전에없이 침울하고 무거웠다. 이 침묵을 깨고 황근출 해병님이 입을 여셨다.
“요즘 나 자신에게서 해병혼이 점점 사라져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래도 ‘전역’할 때가 온 것 같다.”
…!
전역.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었기에, 해병에게 전역이란 곧 죽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해병중의 해병, 그야말로 해병 그 자체인 황근출 해병님이 전역이라니? 우리는 두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황근출 해병님은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있는 우리를 잠시 쳐다보다가 말을 이으셨다.
“나도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들을 떠나는 것이 무척이나 괴롭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법. 나또한 내가 받은 588928282명의 해병혼을 다음 시대를 위해 넘겨줄 때가 온 것 같다.”
“근래 해병레시피며 전우애활동 등에 대한 해병최고기밀들이 외부로 유출되는 사건이 잦아졌다. 이에 내 안의 588928282명의 해병혼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자세로 복무에 임했는데, 그 국가와 국민이 우리를 버리려하니 마음의 상처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족도 친구도 애인도 이름도 버리고 한명의 해병이 되어 이제 우리는 군인으로서 믿을 것은 내 옆의 전우뿐이라는 건 모두 잘 알것이다.”
“그런데 이런 전우간 결속을 다지는 신성한 전우애를 더러운 똥게이짓이라 매도하고”
“적진에 침투했다가 잡혀 고문을 당했을 때를 상정한 시뮬레이션을 인권의식 없는 미개한 짓이라 손가락질하고있다.”
“참새들에게 후방침투를 위한 역돌격을 시도하였는데도 비겁한 패퇴라며 비웃는다.”
“전시의 영웅은, 결국 평시에는 살인자일 뿐이었던 거다.”
“우리가 지켜낸 평화에 짓눌리는 우리 해병들의 모습을 보니 내 가슴이 아파온다. 이런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싶기에 나는 전역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 엄청난 일장연설에 그 누구도 감히 고개를 들 생각을 못한채 울먹거리며 눈물을 감추려 애썼다. 황근출 해병님의 목소리도 물기에 젖어있었다.
말을 마치신 황근출 해병님은 각개빤스를 내리고 엉덩이를 잠시 뒤적거리시더니 큼직한 구슬 하나를 꺼냈다. 그것이 해병혼이었다.
과연 해병혼, 지금껏 해병대를 거쳐간 588928282명의 전우들의 개씹썅꾸릉내가 압축되어 그 냄새는 코를 찌르다못해 후벼파버려 포항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광역특별시 주민들이 전부 토악질을 하고 기절을 해버릴 정도였다.
“이것을 박철곤에게 넘기겠다.”
박철곤 해병님은 그것을 엄숙하게 받아 자신의 엉덩이 골사이에 집어넣더니, 그대로 고개를 홱 돌리고 눈물을 뿌리며 컨테이너 뒤편으로 달려갔다.
뽀르삐립뽀옹-
열심히 달리는 박철곤 해병님의 몸속에서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해병혼이 굴러다니며 구슬픈 가죽피리 소리를 내었다.
이미 연병장은 눈물바다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런 기열찐빠짓에 태클을 걸지 못했다.
황근출 해병님은 개운해보이기도 하고 서글퍼보이기도 하는 복잡한 표정을 지으시며 각개빤스를 주섬주섬 치켜올리더니 뒤돌아 걷기 시작하셨다.
“잘 있어라. 전우들아.”
뒤돌아가는 황근출 해병님의 모습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해병혼이 빠져나간 여파로 그 넓고 단단했던 등이 조금씩 풀어지며 쪼그라들기 시작했고, 검고 탄탄했던 건강미의 상징 구릿빛 피부마저 올챙이크림보다도 새하얀 색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바람빠진 미쉐린 타이어마냥 볼품없어지는 황근출 해병님의 해병으로서의 최후를 우리는 차마 똑바로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그저 목놓아 필승을 외치며 거수경례를 한채로 작아지는 그 뒷모습을 배웅할 뿐이었다.
곧 황근출 해병님은 막 자진입대를 끝마친 아쎄이마냥 새하얗고 하늘하늘한 몸이 되어버렸다. 해병 황근출은 이제 죽고 더이상 없는 것이었다.
그것이 황근출 해병님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우 로굴러좌로굴러흔들어쏴 해병의 수양록에서 발췌
전설 위의 전설로 군림하던 오도해병 황근출…은 이제 해병의 이름을 버리고 민간인 황현식이 되었다.
해병의 혼이 몽땅 빠져나갔기에 볼품없어진 몸을 이끌고 비틀거리며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역전 빵집에서 풍겨오는 향긋한 빵냄새, 국숫집의 구수한 국물냄새… 이미 수십년의 해병생활로 단련되어 개씹썅똥꾸릉내에 익숙해진 황현식에게조차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해병혼이 빠져나가니 이런 것들조차 새롭게 보이는군…. 내가 이제 진짜 민간인이 되긴 했나보다.’
황현식 또한 평범한 대한민국 일개 시민일 뿐이었다. 잠시 국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무적해병 황근출이라는 옷을 입었던 것 뿐.
그는 해병대를 비웃는 사람들을 보면서 평화에 찌들어있는 삶은 과연 어떤것인지 궁금해졌다. 도대체 이들은 뭐가 다르기에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우리를 비웃고, 깔본단 말인가? 황현식은 그 답을 찾아 전역을 선택했다.
집에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흔들거리는 차창을 바라보며 그렇게 해병대가 사람들에게 멸시당할 짓을 했었는가 되새겨보았다. 딱히 짚이는 것은 없었다. 모두 청춘에 한 페이지에 새길 뜨거움으로 가득하지 않았던가?
“야, 야. 해병대다 해병대.”
“ㅋㅋㅋㅋㅋㅋ 아쎄이 원위치!”
“미친새끼ㅋㅋㅋㅋㅋ 들리겠다 병신아ㅋㅋㅋㅋ”
버스 맨 뒷자리의 고등학생 두명이 황현식을 보더니 서로 낄낄대며 속닥거렸다. 조용한 버스 안에서는 아무리 숨죽였다 한들 모두 황현식에게 들렸다. 하지만 철없는 어린 아이들에게 함부로 손찌검 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결코 고3같아보여서 한발 물러선게 아니었다.
황현식은 잠도 오지않건만 일부러 눈을 감고 의자에 몸을 한껏 기댔다. 막상 해병의 삶을 버리고 나오긴 했지만, 무얼 해야할지 막막했다.
‘일단 어디 일부터 해봐야하나….”
요즘 세상에 대학도 안나온 황현식에게 할수있는 일이란 단순 육체노동정도였다. 어찌됐건 돈은 필요하다. 집에 들르는 대로 알아보자. 황현식은 일자리를 구하리라 다짐하고 애써 뒤쪽에서 들려오는 비웃음을 무시한채 쪽잠을 잤다.
“예. 알바쩐국에서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네, 네. 세시요? 알겠습니다. 그때 뵙겠습니다.”
집에 돌아온 황현식은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봤다. 이미 다 구했다는 통보를 몇번이나 받고서야 한 편의점에서 면접을 따낼 수 있었다.
황현식은 면접을 위해 외출준비를 하던 중 새삼 자신의 몸에서 풍겨오는 오도암내 개씹썅똥꾸릉내를 느꼈다. 늘상 맡았던 냄새임에도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해병혼이 빠진 해병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었다.
황현식은 그 오도암내를 빼기위해서 장장 7.4시간에 달하는 초장기 샤워를 해야만 했다. 어느정도 준비가 됐다고 판단한 그는 면접장소로 출발했다.
“어서오세요.”
긴생머리에 향긋한 샴푸냄새를 은은하게 풍기는 아르바이트생이 생긋 미소지으며 인사했다. 비록 서비스직의 형식적인 인사였지만 민간인 황현식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맹빈아 소위와의 전우애중에도 느껴보지 못한 마음의 흔들림이었다.
“저… 오늘 면접보기로 했는데요.”
“아, 새로오신 분이구나. 점장님 아직 안오셨어요. 저기 안에서 잠깐 기다려주시겠어요?”
아르바이트생이 전화를 하자 곧 점장은 나왔다. 전형적으로 사람좋아보이는 아저씨였다.
“이야 현식씨 반가워요. 어? 머리를 보아하니 이제 막 전역한건가?”
“예. 오늘 아침에 전역했습니다.”
“이야…. 근데 바로 알바하러 온거야? 대단하네.”
“아뇨, 뭐….”
“군대는 어디 갔다왔어요?”
“해병대입니다.”
“이야! 해병대! 어쩐지 어 짜세부터가 다르다 했어! 이야~ 안그래도 여기 그만두는 친구도 해병대 출신이라던데.”
“그렇습니까?”
“어유 뭐 현식씨면은 믿고 맡길 수 있지. 오늘부터 가능하겠어요? 밤 열시 출근인데.”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이따가 열시에 오면 야간하는 친구가 인수인계 해줄텐데, 뭐 어려운거 없으니까 하루만 배우면 될거에요.”
“네. 감사합니다.”
“아 참, 내가 육군을 나와서 잘 모르는데, 요즘도 막 해병대에서 애들 똥먹이고 두들겨패고 이런거 하나? 뭐 뉴스보니 보통 흉흉해야 말이지.”
잠시 황현식의 미간이 움찔거렸다. 그러나 이내 밝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뇨, 적어도 저희 부대는 그런 부조리 없었습니다.”
어디선가 실없는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흘러나오며 겨울바람에 섞여 포항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광역특별시 주민들의 귀를 간질였다.
때는 1869년 7월 4일, 최저기온은 자꾸만 떨어져 -5844도까지 떨어졌고 흘러빠진 기열중의 기열 황룡의 각개빤스마저도 얼어붙어 의도치않게 짜세칼각이 잡힌 그런 겨울날이었다.
궂은 날씨덕에 해병들의 전우애는 더없이 뜨거웠다. 나약한 기열땅개참새물새들도 동장군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걸어잠근채 부대안에만 처박혀있으니, 자진협조를 구하러 방문하기도 여의치 않았던 것이었다.
이에 당연히 기합중의 기합 황근출 해병님은 아직 사회의 난방맛을 잊지못한 아쎄이들이 흐르지않게끔 극한상황 하에서 전우애로 몸을 덥히는 해병난방을 손수 가르치시는데 여념이 없었다.
나역시 전입 5874일차 싱싱한 아쎄이로써 황근출 해병님의 전우애 집체교육에 참여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었다.
스무명 넘게 모인 아쎄이들에게 그야말로 어미 호랑이와같이 매섭지만 따스한 눈길로 한명한명 손수 전우애를 나누어 주시는데 69시간이 넘도록 지칠 기색하나 없는 황근출 해병님을 보며 나의 차례는 오지않았건만 그 웅장함에 신성한 각개빤스에 올챙이크림을 조금 흘려버리는 찐빠를 낼수밖에 없었다.
“따흐앙!”
내 앞에 있던 동기 긴떡판 해병도 슬픔인지 환희인지 모를 소리를 뱉으며 그대로 쓰러졌다. 긴떡판 뿐만이 아니었다. 내앞에 있던 모든 아쎄이들은 황근출 해병님께 하사받은 전우애를 감당하지 못해 그만 짜세를 흐트러뜨린채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그러나 황근출 해병님은 그 누구도 꾸짖지 않으셨다. 오직 영원한 2인자라는 기합중의 기합 박철곤 해병님만이 8.92초를 버틴 대기록을 갖고 계시지만, 그런 박철곤 해병님조차 황근출 해병님과의 전우애 대결에서 승부는 고사하고 버티는데만 급급하였던 것이다.
그러니 아직 사회물도 덜빠진 아쎄이들이 버틸리가 없었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엄하지만 부드럽게 모두에게 전우애를 나누어주는 황근출 해병님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놓고 보다보니 어느새 내 동기들은 각이 풀릴대로 풀린채 흘러빠진 자세로 쓰러져있었다.
“아쎄이! 너만 남았구나!”
“악!”
“준비는 되었나!”
“악!!!!”
나는 스스로가 대답을 하면서도 이렇게 내 목소리가 클 수 있었나 스스로 놀랄 정도였다. 물론 황근출 해병님의 그런 거대한 포신을 직접 목도한다면 누구나 그럴수밖에 없을 터였다.
비록 그 압도적인 크기에 경외와 공포가 반반씩 섞인 것이긴 했지만 내 악기가 마음에 드셨는지 황근출 해병님은 고개를 한번 끄덕거렸다.
“음! 새끼… 기합!”
“악! 감사합니ㄷ… 따흐흑!”
내가 전설의 해병 황근출 해병님에게 칭찬받았다는 사실에 표정관리를 하지못하고 살짝 풀어졌던 찰나, 풀린 것은 얼굴 근육만이 아니었다.
전우애주입구마저도 칠칠치못하게 살짝 벌름거리고 말았다. 황근출 해병님은 과연 기합중의 기합답게 그 틈을 놓치지 않으셨다.
그리고 나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개씹썅꾸릉내에 눈을 떴을때, 생활관 가운데는 희멀건색 작은 연못이 생겨있었고, 다른 아쎄이들은 아직도 칠칠치 못하게 기절해있는데 황근출 해병님만이 홀로 침상위에 정좌하고 앉아계셨다. 나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죄송합니다!!”
“아쎄이! 뭐가 죄송한가!”
“전우애 교육중에 실신하는 추태를 보였습니다! 시정하겠습니다악!”
나는 황근출 해병님이 호랑이처럼 달려와 내 가슴팍을 걷어차고 바닥의 올챙이크림 연못을 핥으라고 할 것이라는 예감에 찐빠짓이라는 것도 잊고 추잡하게 벌벌떨었다. 그러나 황근출 해병님의 반응은 의외였다.
“아쎄이! 지금 즉시 전우들과 연병장에 집합할수 있도록!”
“악!!!!”
“아쎄이들에게 지금 날씨는 조금 춥겠지. 각개빤스를 단단히 여미고 나올 수 있도록 한다! 알겠나!”
“악!!!!”
황근출 해병님은 아쎄이들의 흘러빠질대로 흘러빠진 추태에도 아무런 꾸지람없이 일과 준비하라는 말만을 남기곤 생활관에서 퇴장하셨다.
그런데 문득 개씹썅똥구릉내와 비슷한 수준의 다 헐어빠진
컨테이너 막사에 드는 겨울바람의 한기때문이 아니라 황근출 해병님의 본적없는 모습에 절로 오한이 일었다.
해병중의 해병, 짜세중의 짜세, 기합중의 기합인 전설의 오도해병 황근출 해병님의 입에서 추위라는 말이 나오다니….
뭔가 수상한 일이 일어나고있음이 틀림없었다.
나는 쓰러져있던 아쎄이들을 급히 흔들어 깨워 연병장으로 끌고갔다.
7.4초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였기에 이미 선임들은 연병장에 모여 황룡으로 만든 해병냉채족발을 게걸스럽게 뜯고있었다.
우리는 선임들을 기다리게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혹여나 전우애 인형에 처해지는 것은 아닌가 두려워하며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와들와들 떨고만 있었다.
“아쎄이들…. 이리 와라.”
마치 최후의 만찬과도 같은 자태로 박철곤, 톤톤정, 무모칠, 고노야추, 견쌍섭 등 쓰바쓰들 사이 한가운데 광채를 뿜으며 해병냉채족발을 뜯고 계시던 황근출 해병님이 우리를 불렀다.
우리가 0.892초 동안 정신없이 뛰어서 그 앞에 정렬했을때, 황근출 해병님은 아무 말 없이 우리에게 해병냉채족발을 나눠주셨다.
우리는 꼬릿한 개씹썅똥꾸릉내나는 해병족발을 손에 쥐고서 감히 입에 댈 엄두도 내지 못한채. 이상하리만치 평온한 황근출 해병님의 태도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괜찮다. 먹어라.”
전에 없이 부드러운 말투와 목소리였다. 우리는 그저 악을 외치며 허겁지겁 입에 쑤셔넣을수밖에 없었다.
74인분어치 황룡이 깨끗이 사라졌을 무렵, 쩝쩝대던 소리마저 사라지고 연병장에는 침묵만이 감돌았다. 선임들의 표정은 전에없이 침울하고 무거웠다. 이 침묵을 깨고 황근출 해병님이 입을 여셨다.
“요즘 나 자신에게서 해병혼이 점점 사라져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래도 ‘전역’할 때가 온 것 같다.”
…!
전역.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었기에, 해병에게 전역이란 곧 죽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해병중의 해병, 그야말로 해병 그 자체인 황근출 해병님이 전역이라니? 우리는 두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황근출 해병님은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있는 우리를 잠시 쳐다보다가 말을 이으셨다.
“나도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들을 떠나는 것이 무척이나 괴롭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법. 나또한 내가 받은 588928282명의 해병혼을 다음 시대를 위해 넘겨줄 때가 온 것 같다.”
“근래 해병레시피며 전우애활동 등에 대한 해병최고기밀들이 외부로 유출되는 사건이 잦아졌다. 이에 내 안의 588928282명의 해병혼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자세로 복무에 임했는데, 그 국가와 국민이 우리를 버리려하니 마음의 상처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족도 친구도 애인도 이름도 버리고 한명의 해병이 되어 이제 우리는 군인으로서 믿을 것은 내 옆의 전우뿐이라는 건 모두 잘 알것이다.”
“그런데 이런 전우간 결속을 다지는 신성한 전우애를 더러운 똥게이짓이라 매도하고”
“적진에 침투했다가 잡혀 고문을 당했을 때를 상정한 시뮬레이션을 인권의식 없는 미개한 짓이라 손가락질하고있다.”
“참새들에게 후방침투를 위한 역돌격을 시도하였는데도 비겁한 패퇴라며 비웃는다.”
“전시의 영웅은, 결국 평시에는 살인자일 뿐이었던 거다.”
“우리가 지켜낸 평화에 짓눌리는 우리 해병들의 모습을 보니 내 가슴이 아파온다. 이런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싶기에 나는 전역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 엄청난 일장연설에 그 누구도 감히 고개를 들 생각을 못한채 울먹거리며 눈물을 감추려 애썼다. 황근출 해병님의 목소리도 물기에 젖어있었다.
말을 마치신 황근출 해병님은 각개빤스를 내리고 엉덩이를 잠시 뒤적거리시더니 큼직한 구슬 하나를 꺼냈다. 그것이 해병혼이었다.
과연 해병혼, 지금껏 해병대를 거쳐간 588928282명의 전우들의 개씹썅꾸릉내가 압축되어 그 냄새는 코를 찌르다못해 후벼파버려 포항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광역특별시 주민들이 전부 토악질을 하고 기절을 해버릴 정도였다.
“이것을 박철곤에게 넘기겠다.”
박철곤 해병님은 그것을 엄숙하게 받아 자신의 엉덩이 골사이에 집어넣더니, 그대로 고개를 홱 돌리고 눈물을 뿌리며 컨테이너 뒤편으로 달려갔다.
뽀르삐립뽀옹-
열심히 달리는 박철곤 해병님의 몸속에서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해병혼이 굴러다니며 구슬픈 가죽피리 소리를 내었다.
이미 연병장은 눈물바다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런 기열찐빠짓에 태클을 걸지 못했다.
황근출 해병님은 개운해보이기도 하고 서글퍼보이기도 하는 복잡한 표정을 지으시며 각개빤스를 주섬주섬 치켜올리더니 뒤돌아 걷기 시작하셨다.
“잘 있어라. 전우들아.”
뒤돌아가는 황근출 해병님의 모습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해병혼이 빠져나간 여파로 그 넓고 단단했던 등이 조금씩 풀어지며 쪼그라들기 시작했고, 검고 탄탄했던 건강미의 상징 구릿빛 피부마저 올챙이크림보다도 새하얀 색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바람빠진 미쉐린 타이어마냥 볼품없어지는 황근출 해병님의 해병으로서의 최후를 우리는 차마 똑바로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그저 목놓아 필승을 외치며 거수경례를 한채로 작아지는 그 뒷모습을 배웅할 뿐이었다.
곧 황근출 해병님은 막 자진입대를 끝마친 아쎄이마냥 새하얗고 하늘하늘한 몸이 되어버렸다. 해병 황근출은 이제 죽고 더이상 없는 것이었다.
그것이 황근출 해병님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우 로굴러좌로굴러흔들어쏴 해병의 수양록에서 발췌
전설 위의 전설로 군림하던 오도해병 황근출…은 이제 해병의 이름을 버리고 민간인 황현식이 되었다.
해병의 혼이 몽땅 빠져나갔기에 볼품없어진 몸을 이끌고 비틀거리며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역전 빵집에서 풍겨오는 향긋한 빵냄새, 국숫집의 구수한 국물냄새… 이미 수십년의 해병생활로 단련되어 개씹썅똥꾸릉내에 익숙해진 황현식에게조차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해병혼이 빠져나가니 이런 것들조차 새롭게 보이는군…. 내가 이제 진짜 민간인이 되긴 했나보다.’
황현식 또한 평범한 대한민국 일개 시민일 뿐이었다. 잠시 국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무적해병 황근출이라는 옷을 입었던 것 뿐.
그는 해병대를 비웃는 사람들을 보면서 평화에 찌들어있는 삶은 과연 어떤것인지 궁금해졌다. 도대체 이들은 뭐가 다르기에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우리를 비웃고, 깔본단 말인가? 황현식은 그 답을 찾아 전역을 선택했다.
집에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흔들거리는 차창을 바라보며 그렇게 해병대가 사람들에게 멸시당할 짓을 했었는가 되새겨보았다. 딱히 짚이는 것은 없었다. 모두 청춘에 한 페이지에 새길 뜨거움으로 가득하지 않았던가?
“야, 야. 해병대다 해병대.”
“ㅋㅋㅋㅋㅋㅋ 아쎄이 원위치!”
“미친새끼ㅋㅋㅋㅋㅋ 들리겠다 병신아ㅋㅋㅋㅋ”
버스 맨 뒷자리의 고등학생 두명이 황현식을 보더니 서로 낄낄대며 속닥거렸다. 조용한 버스 안에서는 아무리 숨죽였다 한들 모두 황현식에게 들렸다. 하지만 철없는 어린 아이들에게 함부로 손찌검 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결코 고3같아보여서 한발 물러선게 아니었다.
황현식은 잠도 오지않건만 일부러 눈을 감고 의자에 몸을 한껏 기댔다. 막상 해병의 삶을 버리고 나오긴 했지만, 무얼 해야할지 막막했다.
‘일단 어디 일부터 해봐야하나….”
요즘 세상에 대학도 안나온 황현식에게 할수있는 일이란 단순 육체노동정도였다. 어찌됐건 돈은 필요하다. 집에 들르는 대로 알아보자. 황현식은 일자리를 구하리라 다짐하고 애써 뒤쪽에서 들려오는 비웃음을 무시한채 쪽잠을 잤다.
“예. 알바쩐국에서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네, 네. 세시요? 알겠습니다. 그때 뵙겠습니다.”
집에 돌아온 황현식은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봤다. 이미 다 구했다는 통보를 몇번이나 받고서야 한 편의점에서 면접을 따낼 수 있었다.
황현식은 면접을 위해 외출준비를 하던 중 새삼 자신의 몸에서 풍겨오는 오도암내 개씹썅똥꾸릉내를 느꼈다. 늘상 맡았던 냄새임에도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해병혼이 빠진 해병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었다.
황현식은 그 오도암내를 빼기위해서 장장 7.4시간에 달하는 초장기 샤워를 해야만 했다. 어느정도 준비가 됐다고 판단한 그는 면접장소로 출발했다.
“어서오세요.”
긴생머리에 향긋한 샴푸냄새를 은은하게 풍기는 아르바이트생이 생긋 미소지으며 인사했다. 비록 서비스직의 형식적인 인사였지만 민간인 황현식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맹빈아 소위와의 전우애중에도 느껴보지 못한 마음의 흔들림이었다.
“저… 오늘 면접보기로 했는데요.”
“아, 새로오신 분이구나. 점장님 아직 안오셨어요. 저기 안에서 잠깐 기다려주시겠어요?”
아르바이트생이 전화를 하자 곧 점장은 나왔다. 전형적으로 사람좋아보이는 아저씨였다.
“이야 현식씨 반가워요. 어? 머리를 보아하니 이제 막 전역한건가?”
“예. 오늘 아침에 전역했습니다.”
“이야…. 근데 바로 알바하러 온거야? 대단하네.”
“아뇨, 뭐….”
“군대는 어디 갔다왔어요?”
“해병대입니다.”
“이야! 해병대! 어쩐지 어 짜세부터가 다르다 했어! 이야~ 안그래도 여기 그만두는 친구도 해병대 출신이라던데.”
“그렇습니까?”
“어유 뭐 현식씨면은 믿고 맡길 수 있지. 오늘부터 가능하겠어요? 밤 열시 출근인데.”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이따가 열시에 오면 야간하는 친구가 인수인계 해줄텐데, 뭐 어려운거 없으니까 하루만 배우면 될거에요.”
“네. 감사합니다.”
“아 참, 내가 육군을 나와서 잘 모르는데, 요즘도 막 해병대에서 애들 똥먹이고 두들겨패고 이런거 하나? 뭐 뉴스보니 보통 흉흉해야 말이지.”
잠시 황현식의 미간이 움찔거렸다. 그러나 이내 밝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뇨, 적어도 저희 부대는 그런 부조리 없었습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노... 소름 - dc App
다음날 오도봉고 안에서 발견
기합!
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