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으로 이사 온지 한 대엿새 되었을까, 그날 밤 나는 보던 신문을 머리맡에 밀어 던지고 누워있었다.
"여기도 정말 시골이로군!"
무어 바깥이 컴컴한 걸 처음보고 시냇물 소리와 뽀ㄹ~ 하는 솔바람 소리를 처음 들어서가 아니라 황근출이라는 사람을 이날 저녁에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말 몇마디 사귀지 않아서 곧 군인 신분이란 것이 드러났다. 이 군인은 포항의 해변보다, 바다보다 조그만 중국집보다 더 나에게 포항이 지방이란 느낌을 풍겨주었다.
서울이라고 군인들이 없을 리야 없겠지만 대처에서는 군인들이 거리에 나와 함부로 행진을 하지 못하고, 지방에선 인근에 군부대가 많아
군인들이 마음놓고 나와 다니는 때문인지, 군인들은 지방에만 있는 것처럼 흔히 지방에서 잘 눈에 뜨인다.
그날 밤 황근출이는 열 시나 되어서 우리 집을 찾아왔다.
그는 어두운 마당에서 문을 쾅쾅 두드리더니 이내 우렁찬 기합가득한 소리로,
"새끼....기열!!!!!!"
하면서 문을 걷어차며 들어섰다. 잡답 제하고 큰일이나 난 사람처럼 건넌방 문 앞으로 달려들더니,
"선임이 대민지원을 왔는데 맞이해주지는 못할 망정 멍때리고있는 찐빠를 저지르고있단 말인가!"
보니 군복은 안 입었으되 붉은 각개빤스 한 장 만을 걸친 것이 영락없는 해병대였다.
"아, 대민지원을 왔소?"
"새끼..기열! 선임에게 대답 할 때는 악! 맞이 를 못 한 찐빠를 용서해주시는 것에 대한 허가를 받는것에 검토를 받고, 재차 윤허 해주실 수 있는지에 대해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라고 해야한다! "
하더니 나의 샤쓰 상의를 훌렁 걷어버리며,
"입대를 앞둔 민간인이니 내 특별히 *꼭잡땡 행위로 감면해 줄테니 감사히 받아들이도록!"
그러고는 나의 유두를 쌔게 꼬집는 것이었다. 꼬집는 힘이 갓난아이와 같아 별 느낌이 없었지만 되려 그가 헉헉 거리며 지쳐있었다
다짜고짜 옷을 벗겨버리곤 하는 언행이 황당스러워 유심히 그의 생김을 내다보니 눈에 얼른 두드러지는 것이 보통 크다는 정도 이상으로 머리통이 크고 상처투성이인 몸을 지니고 있었거니와, 옆으로 보니 약간은 함몰된 대가리인게 아닌가?
"그렇소? 아무튼 여기까지 찾아오느라 고생했소." 하니 그는 큰 머리통을 지닌 주제에 호랑이같은 눈빛으로 날 응시하더니 이내 히죽거리며,
"새끼...기합! 내 꼭잡떙을 버티다니! 여간 기합이 아니었다! 라이라이차차차!"
라는 어디서 무슨 책 구절을 읊는 것 처럼 혼잣말을 한다. 그러더니 묻지도 않았는데,
"아쎄이! 나는 황근출이라 한다! 앞으로는 황근출 해병님이라고 부르도록!"
하고 인사를 붙인다. 나도 관동군 시절에 배웠던 관등성명을 대었다. 그러더니 그는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면서,
"아주 기열스러운 이름이군! 아쎄이! 이제부터 너의 이름은 씁씩깡 이다!"
나는 다소 당황해 멍해져 있던 찰나, 마당을 둘러보던 호랑이가 황근출처럼 달려와 나를 넘어뜨리는 것이 아닌가!
"마당에 개를 키우고있나?"
"아직 없소" 하니
"새끼...기합! 개를 키우지 않아서 다행이군"
"왜 그렇소?" 물으니 얼른 대답하는 말이 "대민지원 오는 집에는 개를 절대 두지 말아야한다!" 한다. 이것이 재미있는 말이다 하고 나는 "왜 그렇소?" 하고 또 물었다
"새끼..기열! 해병이 그런 것도 모른단 말인가! 개는 땅개의 일종으로 아주 기열스러워서 대민 지원을 갈 수 가 없는데 어찌 기열이 아니란 말인가! 라이라이 차차차!"
개(Dog)를 땅개(Army)로 같다는 되도않는 착각을 하면서 주먹을 부르대는 꼴이 아주 우스웠다.
며칠후 읍내로 나가서 시장에 가보니, 황근출이 각개빤쓰만을 입고 도망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기열 참새의 습격이다! 모두 역돌격 실시!!!"
나는 영문을 몰라 그가 왜 도망다니는지 지나가던 아지매에게 물어보니 나무에 앉은 참새를 보고 놀라서 도망 치는거라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겁이 참 많은 군인이다 하며 생각했건만 곧 그를 이해 할 수있는 소식을 듣게되었다.
며칠후 읍내를 돌아다니면서 황근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본디 가까운 해병대에 복무하고 있었다. 허나 김평걸 이라는 악질 선임의 부조리 때문에 의가사 제대를 하게되고, 나쁜일은 겹친다고 그때 황근출을 만나러가던 부모님이 해병대 고위 간부의 음주운전에 세상을 떠나 그때부터 그는 뭔가 달려졌다. 이미 전역한 해병대의 자랑스러운 해병임을 지칭하며 자신을 오도해병이라고 소개하며 다닌다고 하는둥 틀림없이 내가 만난 황근출 이었다
때마침 황근출이 문을 걷어차며 들어왔다
"씁씩깡! 잘 있었나! 아주 기합스러운 소식이있으니 기대 하도록!"
계속
기합!!!
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