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계엄령이 내려지면서 수많은 청년들이 소집 장소로 모이기 시작했지만 어느 곳은 종종 인원 미달이 발생해버렸다. 


그야 이 상황은 외국과의 전쟁이 아닌, 국가 내부에서 벌어진 재난사태였기 때문이다. 


예비군 소집 대상인 청년들도 오도해병들에게 납치당하거나 살해당했기 때문에, 예비군 소집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예비군이 수백만에 달하기에, 최소한 몇십만 정도는 모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보급상태마저 기열찐빠스러운 국군이 예비군 모두에게 장비를 완벽하게 맞춰줄 순 없지만, 최소한 총과 탄약 그리고 수류탄이 주어졌다.


그 외에도 후방의 사단들도 전국 곳곳으로 배치되어 오도해병 소탕 작전을 개시했다. 


하지만 소탕작전은 그리 쉽지가 않았다. 



“새끼들! 헬기 보내니까 전부 숨었어!”


“이리저리 잠복하다가 기습하고 있습니다! 지원을! 아악!!”


도심의 오도해병 무리들은 참으로 지능적인 전술을 쓰고 있었다. 헬기나 전투기가 나타나면 역돌격을 감행하여 콘크리트 건물 속으로 숨어들어가더니, 헬기와 전투기가 지나가면 바로 나와서 사람들을 기습했다. 


지금 이 순간에서 수십명의 사람들이 오도해병 무리에게 살해당하고 고문받고 있었다. 무서웠다.


그 감정을 숨기고 있는 나는, 지금 부산 시내에서 오도해병무리를 맞딱뜨리고 있었다. 







“옵니다!”


“사격 개시!”


나는 K2 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단발 사격으로 한방 한방을 조심스럽게 노렸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거구의 육신은 5.56미리 소총탄 몇 발로 쓰러지지 않았다.


급기야 K-21 보병전투차가 기관포를 갈겼고, 전방의 오도해병들이 쓰러졌다. 


“악!!!! 악!!!! 악!!!! 악!!!!”


그러나 그 뒤에 있던 오도해병들은 기관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고성을 지르며 갑자기 달려들기 시작했다. 


“연발 사격!”


나는 조정간을 연발로 돌린 다음 방아쇠를 쭈욱 당겨 소총탄을 난사했다. 장갑차 또한 기관포와 기관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한 놈, 한 놈 총알과 포탄 세례를 맞으면서 쓰러져갔다. 그러나 쓰러지지 않은 오도해병 한놈이 앞구르기를 하면서 데굴데굴 굴러오더니, 바리케이드를 강타하려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 순간 사격을 멈춘 채 옆으로 뛰었고, 가까스로 오도 해병의 공격을 피했다. 하지만 오도 해병으로 인해 전방 바리케이드가 무너졌다. 나는 다시 총을 겨누어 오도 해병의 뒤통수를 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총알이 나오지 않았다. 젠장, 탄창이 빈 모양이다. 나는 왼손으로 탄창을 꺼내 다시 장전했다. 


그 때 오도 해병은 2번째 바리케이트를 강타했다. 늦었다. 심지어 다른 오도 해병들이 K-21 장갑차에 올라 타 상부 장갑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나는 즉시 그 오도해병의 뒷통수를 향해 총탄을 난사했다. 수십발의 총탄이 그 오도 해병의 척추와 뒷통수를 깨부쉈다. 그렇게 오도 해병이 축 늘어지면서 죽은 줄 알았다.


“오도 욤부이! 보나조이!”


허나 그 오도해병은 다시 몸을 일으켜 세우며 뒤를 돌아봤고, 나의 눈을 순수한 어린아이같은 눈빛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욤부 욤부! 아쎄이 욤부!”


알아들을 수 없는 말, 인간의 언어처럼 보이지만 언어처럼 보이지 않는 말. 외모 뿐만 아니라 언어마저 불쾌한 골짜기를 드러내고 있었다. 


“씨발.”


나는 남은 총탄을 난사하려고 방아쇠를 당겼지만, 오도해병의 발길질이 내 가슴을 강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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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미상의 벙커-


"수도권의 상황은?"


"현재 수도권 곳곳에 헬기를 띄워 오도해병들이 잠복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허나 이들이 워낙 견고하게 숨어있는 탓에 소탕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보고를 받은 대한민국 대통령은 고심한 표정으로 지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인구 2천만 가량이 거주중인 수도권부터 부산까지, 오도해병의 공격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나마 공군 기지가 배치된 제주도는 공군 병력이 한라산으로 숨어든 오도해병들을 소탕하여 사태가 진정되었다."


"지금이라도 제주도로 피신하시겠습니까?"


"안됩니다, 이 벙커에 숨어있는것 만으로도 부끄러운 일인데, 어찌 한 나라의 대통령인 제가 먼저 도망칠 수 있겠습니까."


대통령은 단호하면서도 착잡한 표정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각하, 미국에서 지원 요청을 승낙하였습니다."


"그거 잘 된 일이군요!"


"하지만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


"무슨 소식인가요?"


"중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한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