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라고 다 부조리하고 지옥같은 나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도 봄날같이 따스하고 야릇했던 해병의 추억이 있다.

때는 2006년 3월 봄비때문에 배수로가 막혀서
한창 작업을 하고있었다.
여느 군대가 그렇든 군대는 4계절이없다.
여름, 겨울 두개만 반복한다.

시발 그날도 존나 더워서 작업하다
배수로에 걸터앉고 잠깐 휴식하면서
후임이 사온 레쓰비 빨고있었다.

그때 우리 중대 일수였던 분대장이 대뜸

너 봊꽃보러갈래? 묻길래

속으로
이씨발 지금 봄비에 벚꽃이고 뭐고 풀떼기란 풀떼기는 다 쳐쓸려가서 작업중인데 뭔 개소린가 싶었지만 속으로만 생각하고

왠 벚꽃말입니까? 벚꽃 다 쓸려내려가지않았습니까?
하니까

분대장이 시익 웃으면서
벚꽃말고 해병대에서만 피는 봊꽃있다 ㅋ 하는거임.

그때 갑자기 분대장이 벌떡 일어나서
다들 봊꽃놀이 준비! 외쳤고


나빼고 모든 중대원이 바지벗고 엉덩골을 벌리자

그 삭막한 연병장에 탱글탱글한 분홍빛의 봊 꽃이 활짝 펴버렸다.

그렇게 나는 분대장과 함께 봊꽃놀이를 즐겼고 그때 임신한
선임동기만 30명이라 지금은 30명의 애아빠로 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