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깊은 밤마다, 바람이 울부짖고 빗줄기가 창문을 때려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면 그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형형색색의 불빛으로 사라져가는 도시의 야경을 보며 공포를 회상한다.

몇년 전 나는 경상북도의 한 지역에 탐사팀과 함께 도착하였다. 지금껏 그 존재가 구전되기만 한 도시로, 행정적 간과에 의해 잊혀진 도시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곳이었기에 존재할 일말의 가능성조차 없는 도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광인들의 증언이었으나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일관된 이 미지의 도시에 대해, 우리는 진실에 도달하겠노라 말하며 오만한 사유속에서 탐사를 이어나갔다.

거친 산지와 낙후된 시가지를 헤메는 3주에 걸친 소득 없는 탐색 끝에 지쳐갈 무렵, 마침내 우리는 불가해한 도시, 존재해서 안되는 도시에 도착했다. '포항', '환영' 이라는 두 글자만이 남은 낡고 더러워진 표지판을 보았을 때, 우리는 일제히 기쁨에 찬 환호성을 질렀다.

미지의 도시인 포항시는 황폐하고 황량했다. 건물은 무너져 내렸고, 도로에는 균열과 수풀이 무성했다. 우리는 살아있는 그 무엇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최근에도 있었다는 흔적을 끝없이 발견했고 기묘한 인기척을 느끼며 고요와 정적 속에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도시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며 형언할 수 없는 악취가 강해졌다. 아니, 비록 비속어를 사용해 표현해야 하지만, 개씹썅똥꾸릉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냄새였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후각이 둔해지기는 커녕 냄새는 더 심하게 뇌리를 파고들었고, 코를 막아도 차단할 수 없는 기괴하고 비현실적인 악취에 우리는 표정을 찡그리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질 무렵, 우리는 무언가 이질적인 것을 발견했다. 컨테이너 가설건축물을 쌓아올린 형태를 취한 불가해한 구조물이었다. 높은 벽을 포함한 사방에는 기괴하게 뒤틀리고 휘어진 이해할 수 없는 붉은 기호로 뒤덮여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살아있는 생물을 보았는데, 소쩍새 한 마리가 꼭대기에서 우리를 내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느낀 기이한 인기척, 무언가 살아있는 것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 당시에 매우 지쳤기에 주변의 한 버려진 상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음 날부터 그 기묘한 성채를 조사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지금껏 그 누구도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것을 찾았다는 기쁨, 코를 찌르는 악취, 그리고 직감적인 불안감에 그 누구도 쉽게 잠에 들 수 없었고, 밤은 깊어져갔다.

피로에 곪아 뜬잠에 들어갈 무렵, 그리고 이전에 본 소쩍새가 내던 소리가 사라질 무렵 우리는 어떠한 악의에 찬 함성을 또렷히 들었다.

'악! 자가자가-장전!'
'악! 바가바가-발사!'

이 소리와 함께 창문을 깨고 날아와 벽에 달라붙은 흰 점액질을 본 순간, 그리고 주변에서 들리는 무수한 발소리에 우리는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도망쳐야 한다는 본능이 우리를 사로잡았다.

공황 속에 우리는 흩어졌다. 나는 우리가 처음 온 방향으로 정신을 잃은 채 달리기만 했다. 새벽녘의 미명에 내가 처음 표지판을 본 곳으로 돌아왔을 때, 표지판의 반대편을 보았다. 그리고 처음 본 표지판에 무엇이 적혀있는지 마침내 알 수 있었다.

포항오도짜세기합광역특별시
자진입대를 환영한다 아쎄이

다른 사람은 누구도 돌아오지 못했다. 공포심만이 이 도시에서 나와 함께 돌아와 지금까지도 나를 여전히 쫓고 있다. 언제나 그 도시와 그 곳에 숨겨진 비밀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나는 대답을 결코 알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그 뒤틀린 도시와 그 비밀에 대해 생각한다. 이는 내가 붙잡을 수도, 놓을 수도 없는 나를 소유한 공포이며 영원히 나와 함께 할 것이다.

탐사팀의 실종에 대해 취조를 받으며 이 잊혀진 도시에 대해, 그리고 이 도시에 기거하는 기괴한 존재들에 대해 말을 하여도 그 누구도 믿지 않았다. 결국 나는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된 후 포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나서야 사회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정신을 잃은 채 도망쳤음에도 똑똑히 기억한다.

깊은 밤과 희미한 달 아래에서도 붉은 모자와 반바지, 아니 속옷을 입고 인간을 조롱하듯이 흉내낸 비틀린 괴생명체들을 나는 똑똑히 기억한다.

그리고 그 소리, 그 기묘한 소리, 그들의 불경하고 사악한 찬가를 기억한다.

헤이-빠빠리'빠! 헤이-빠빠리'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