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오려무나, 이곳에서라면 너도 편할거야.

그는 그가 쓴 붉은 팔각모만큼이나 붉은 핏빛 바다 한가운데에서 손짓하고 있었다.

첨벙하고 바닷물로 발을 담그자 여름 바다인데도 서늘한 것이 여간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가시면 안됩니다.

뒤를 돌아보니 맞후임부터 그저께 자대배치 받아 온 앳된 얼굴의 앗-쎄이들까지 이놈저놈 다 모여 애처로이 다시 돌아오라고 손짓한다.



가세나, 황룡이. 뒤를 돌아보면 자네만 피곤하네. 어서 가세.

어느새 하나둘씩 그에게 향하고 있는 주위의 해병들이 서로를 이끌며 핏빛 바다를 헤치고 가르며 나아간다.



뒤쳐지면 자네도 뒤에 있는 놈들과 똑같이 될 걸세. 

주위의 해병들이 지나가며 무심히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발걸음을 이끈다.



바닷물이 가슴팍까지 차오르게 되자 그가 내민 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뒤를 돌아보니 멀리서 똑같이 생긴 것들이 무어라 외쳐대고 있다.

그런건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환영한다네, 이곳에서는 편할 것이야.

그가 미소를 지으며 나의 손을 꽉 쥐자 찌릿하고 아려온다.

손아귀의 힘이 상당한 것이 그는 필경 오도해병일게야.



그가 등진 동쪽 핏빛 바다의 지평선은 까마득했다.

나도야 간다, 그들의 세계로.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