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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실화가 아닌 픽션입니다.


예쁘다.

주로 여성의 외모가 출중할 때

사용하는 형용사다.


물론 가끔 남자에게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 경우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정말로 그 남성의 외모가 어느 여성들 못지 않게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을 지닌 극소수의 경우이다.


둘째론 대다수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바로 ‘조롱’의 의미이다.

흔히 원래의 성별이 아닌 이성같다고 말하는 경우는 대부분 상대방의 자존심을 깎아내리려는

비하의 용도로 사용한다.


그 세 글자로 나는 지금 혼란을 겪고 있었다.


소위 “남자답게 잘생겼다"는 말을

과장보태 머리카락으로 세어야할 만큼 들어보았다.


때마침 유리창에 비추어진 나의 모습을

짧게 나마 볼 수 있었다.


체격이 좋았다.

키는 180을 훌쩍 넘겨보였고 펑퍼짐한 군복위로도 근력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의 몸매를 숨기긴 어려웠다.


이목구비가 진하고 바르게 정렬되어 있었다.

눈썹은 먹물로 그린 두 획이 대칭으로 되있었고

적당히 각진 굴곡은 가로로 길쭉한 눈과 조화를 이루었다.

코는 크지도 작지도 않고 높았고

입술은 얇고 찢어놓은듯 길었다.


무엇보다도 그를(거울에 비친 나였지만) 남자답게 만드는 큰 역할을 했던 곳은 얼굴형이였는데

턱이 각지고 큼직했으며

광대뼈로 이어지는 선이 조각과도 같았다.


스스로 말하기에 부끄러웠지만

건실한 청년 남성이였다.

이를 보고 예쁘다라는 말을 누가 꺼낼 수 있으랴.


일생 처음 들어보는 그 한마디

그건 누가 들어도 누가 봐도 조롱이였다.

라고

분명히 생각이 들어야 할 터인데.....


나는 당황했다.

그의 눈이 맑아보였다.

조롱의 눈빛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조롱을 할 때의 사람의 얼굴은 그어떤 절세미인이라할지라도 추해진다.

눈은 비웃음을 나타내는 반달모양에

입은 세모와 비슷해진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미인과는 거리가 있지만

추해보이지는 않는다.

순수한 칭찬 그리고 순수한 악을 나타내는 얼굴이였고


그 얼굴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대답조차 하지 못했다.


“야 대답안해?”


그가 말을 한지 수 초가 지난 뒤였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지만

혹시나 잘 못 들은게 아닌가 다시 듣고 싶어 대답했다.

"잘 못 들었습니다!“

"허? 잘 못들어? 그래 다시 말 해줄게

너 ㅈㄴ 예쁘다. 예쁘다 못해 아름다워

지금 내 아랫도리가 아픈데 이게 다•••“


내 기억상 그의 말은 다 들리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청각이 듣기를 거부했다.

분명히 한국말인 문장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정신을 잃기 직전까지가려던 그 순간


’짝‘


그 순간 나를 깨운건 김덕팔 상병의 싸다귀였다.


그는 뺨을 때린 손바닥을 햟고는

”피부도 곱네?“

라며 입맛을 다셨다.


나는 내 피부가

그에게 햝아지는 듯한 소름에

온몸에 닭살이 돋고 모공에서부터 털이 서는걸 느꼈다.


“야 악기바리 준비해.”

“벌써 말입니까?”

“이번 아쎄이는 특급이다. 저녁보단 낮이 어울려.”

“알겠습니다. 가서 과자 사오겠습니다.“


김덕팔 상병은 김평걸이란 일병에게 명령했다.


김평걸이 일어섰을 때

그가 김덕팔 못지 않은 아니 그 이상의

거구임을 알았고

그가 걷자 마치 쿵쿵대는 소리가 나는 것만 같았다.


그가 나가자 이름을 붙이기 힘든 악취와 함께

이 공간에는 나와 김덕팔 상병만이 남았다.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야 문제 하나 낼게 악기바리는 맞히면 입이고

틀리면 뒤다?“


악기바리가 뭔지는 입대전부터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일종의 식고문으로만 알고있을 터인데..

입은 뭐고 무엇보다 뒤는 뭐라 말인가?


나는 생각을 멈출 수 밖에 없었고

그와 동시에 문제를 맞춰야만 한다는 생각외엔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고심하는 듯 손에 턱을 궤고는

문제를 냈다.


"그래 포항의 포와 항이 무슨 뜻인지 맞춰봐라.“


나는 그때 정말이지 안도감을 느꼈었다.

해병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웹서핑을 해대던 나날들이 헛되이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포구 포자에 항구 항자입니다!!“

나는 자신있게 대답했고


”틀렸다.“




”포신에 항문이다.“


악기바리로 처음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해병사(海兵死) 제 1수기-3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