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하지만, 나는 오도봉고 안에 타고 있다.
오도봉고 안에 타고 있는 나는 도시의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은 뒤의 포항은 초토화되어 있었다. 어릴 적에는 아름답기만 했던 고향이지만 돌아온 포항은 완전한 폐허였다. 해병들이 들이닥치자 도시를 관리할 여력이 없어졌고, 해병들이 다 때려부수기만 잘 하지 뭘 고친 적은 별로 없으니. 자연스럽게든 인공적이게든 다 작살난 듯 했다. 그 때문에 도로도 완전히 망가져서는, 자동차 안인데도 달구지를 타는 듯 엉덩이가 쓰라리고 힘들었다.
옆의 박철곤이란 사람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곤 너털웃음을 지으며 덜컹덜컹거리는 오도봉고를 잘도 운전했다. 이런 험한 도로에서 이런 고물 자동차로 술술 넘어가는 것이란 쉬운 일이 아니겠으나, 그걸 해내는 것이 그들의 악깡버 정신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이게 안되면 아쎄이도 못 잡아서 그런가. 공군이란 놈들이 어떻게 이 길을 안전루트라고 알려줬는지. 이렇게 운전을 잘 하는데.
" 운전 잘하시네. "
" 당연하지! 해병 아닌가! "
껄껄껄 웃어대는 박철곤은 과연 호탕한 사람이었다. 다소 냄새가 날 것 같이 이빨은 시커멓고 콩나물이 끼여 있었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남자로서의... 어, 근육이라고 하자. 단백질을 잘만 쳐먹어서 그런지 몸이 울룩불룩했다. 냄새는 별로...나지 않았다. 해병들은 냄새가 고약하다는데, 해병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이 오도봉고에 타고 있음에도 바닷내만 나다니, 진짜 어디가 고장났나. 한숨만 나온다. 이 바닷내가 해병들이 나를 잡아가지 않은 이유와 무슨 연관이 있지 않을까. 나는 왜 바닷내가 나는 걸까... 하는 의문을 속에서 되새겼지만, 그런 의문따윈 중요하지 않다는 듯 오도봉고는 잘도 달려 나갔다.
딸. 띨... 딸딸띻... 띯따구릏... 따흐흑! 따흑! 딸딸딸...
가끔 멈춰서서는 아쎄이를 수거하고 달려나가는 오도봉고의 움직임은 하나의 인생과도 같은 듯 했다. 중요한 지점에서 멈춰서는 인생, 우리의 기억에 남는 것은 그 일상이 아니라 그 멈춰 있는 순간의 깊은 지점들이다. 오도봉고는 쉴새없이 멈추고 달려나가다가 멈춰서곤 다시 달려나갔다.
박철곤이란 사람은 이게 지겹지도 않다는 듯이 계속해서 반복했다. 이미 도보로 걸어갔어도 도착했을 시간이 지났지만, 그 미묘한 모습이 진기해서인지 난 오도봉고에서 도망치지 않았다. 사실 도망쳐봤자 바로 다시 잡힐것 같아서는 아니다. 오히려 질문을 던졌다.
" 박철곤 해병...씨?는 지겹지도 않으신가? 이걸 어떻게 매일 하시지? "
" 다 익숙해지게 되어 있는 것이 해병의 생이니까. 아쎄이들도 해병의 생을 알게 될 것이니 어찌 내가 지겹단 소릴 하겠나? "
박철곤은 자신의 생에 보람을 느끼는 듯이 장인들이 할 법한 이야기로 답했다. 해병들도 나름의 도가 있는 것인가? 해병도海兵道?
" 항상 하는 일이고 고된 일이지만, 행복한 일이지. 해병성채로 돌아가면 내 후임도 있고 좆같긴 해도 내 선임이신 황근출 해병님도 계시니까. 민준이라고 후임이란 놈들이 애도 낳았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기열 황룡도 민준이한테는 잘 한다오. "
그는 그의 가족들을 이야기하듯이 해병성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죄다 남자들만 있는 해병대서 어떻게 애를 낳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애가 정말 귀엽다면서,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모습을 보면 흡족하다, 아쎄이들이 잘 적응해서 오도짜세기합해병이 되는 날에는 눈물이 날 것 같아 대신 올챙이크림을 흘린다. 맨날 먹는 해병짜장이 지겹지만 집밥이라고 생각하면서 잘 먹고 있다, 선임이란 놈이 딱 둘 있는데 둘 다 포신같기가 그지없다는 등의 괴상망측한 이야기를 연신 하기 시작했다.
그는 내 앞에서 실로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와 이야기하듯이 그의 일상을 말했고, 진중한 해병 선임의 모습보다 등의 짐을 내려놓은 평범한 사람처럼 행동했다.
그도 결국 사람이었던 것이다. 군대 안에서는 근엄할 수 밖에 없는, 군대 내 2인자라는 직책을 짊어진 그는 오래간만에 만난 ' 민간인 '에게 속에 쌓인 이야기를 할 만큼 지쳐 있었다. 그렇게 알아간 박철곤의 삶의 태도는 아버지와 닮은 듯 했다. 내 앞에서는 군소리 하지 않고 나에게 사랑을 배풀던 아버지는, 분명 박철곤이 후임 앞에서 군소리 하지 않고 전우애를 배푸는 태도와 닮아 있었다. 행동까진 아니고. 내 아버지는 그렇게 성적으로 타락하시진 않았다.
그래서인지, 그에게 공감하기는 좀 많이 어려웠지만 나도 속에 쌓인 이야기를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나도 똑같이 지쳐 있었기 때문일까.
나는 아버지가 바다에서 죽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가 돌아온 뒤에, 외가가 있던 대구에 살게 되었고, 그곳에서 평범한 삶을 살았다고, 그렇게 나이 30이 넘어가는데 갑자기 코가 이상해져선 바닷내음이 나기 시작했다고. 얼마나 독한지 이 차 안에서 어떤 냄새도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마구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할 수 없는 이야기마저도 박철곤에게 마구 풀어내었다. 그 말이 끝나자 그는 거 참 안됐소 하고 자기도 그런 적이 있다고 응수했고, 나는 그것보다 더 심한 일도 당해보았다며 (해병보다 더 심한 짓을 어떻게 당했는지는 둘째치고) 응수했다. 그렇게 우리는 오랜 악우처럼 낄낄대면서 서로의 짐을 위로하고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나갔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하늘이 붉다. 나는 그의 훌륭한 운전 솜씨에 힘입어 나는 드디어 포항의 바다를 다시 보고 말았다. 폐허가 된 포항이었지만 바다만큼은 멀쩡하게 남아 있었다. 그 커다란 바다는 어릴 적 추억처럼 여전히 푸르렀고 아름다웠다. 포항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남아버린 바다는 철썩철썩 소리를 내며 진한 바닷내음을 내뿜었다. 평소에도 항상 맡는 냄새였지만 훨씬 상쾌하고 바닷바람은 시원했다. 옛 항구는 사람이 없어 늘씨년했지만 바다만큼은 떠나지 않아 적적하지 않은 듯 했다. 그리고 선착장이 보였다.
아버지의 배가 항상 떠나가던 선착장.
아버지의 배가 항상 돌아오던 선착장.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돌아오는 앞모습을 기다려온 그 선착장.
결국엔 떠나간 아버지를 포항을 떠나갈 때까지 기다려왔던 그 선착장.
오도봉고에서 내려 조금은 걸었을까? 그 선착장에 다시 돌아왔지만 아버지는 서 계시지 않았다. 무얼 기대했는지는 모르지만 결국 달라진 것은 없다. 아버지는 돌아오시지 않았다. 그 사실에 일말의 허망함을 느끼며 비닐봉지에 담겨 있던 소줏잔 두 개와 소주를 들고는 그대로 걸터앉았다. 그러곤 두 잔에 소주를 따르곤, 한 잔은 내가 마시고 한 잔은 바다에 뿌렸다. 주도가 엉망이지? 아버지가 되 가지고는 아들내미한테 주도도 안 가르켜주는게 어디 있는 누구인지 모르겠네. 아들내미가 못 와서 섭섭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늦게나마 왔으니 어서 와서 술 한잔 받으시지, 어딜 그렇게 늑장을 부리셔서 아직도 안 오시나...
그렇게 한 섞인 독설을 없는 아버지에게 마구 내뱉었다. 옆에 박철곤이가 온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 아버지가 원망스럽나? 그래서 여기 온 건가? "
" 지랄. 그냥 코가 먹먹해서 온 거지... 코만 안 이랬어도 왔을 일은 절대 없었을걸. "
아버지 몫의 술잔을 박철곤에게 건내주고선 내 몫을 마셔 비웠다. 박철곤은 흔쾌히 술잔을 받아들었다.
오도봉고에서 오랜 시간 타고 있어서 그런지 소주가 미지근해서, 안주가 없으면 못 마실 수준이었다. 할 수 없이 박철곤은 해병 떡을 안주삼아 질겅거렸고 나는 편의점에서 사다 온 육포를 질겅거렸다. 진짜 오늘 별 일도 다 해보네, 해병 2인자하고 술상 겸상도 다 하고... 박철곤은 안주가 영 불만족스러운 것 같지만.
" 흐, 오랜만에 마셔보는 싸제 소주는 연하구만. 언제 해병성채에 오면 해병 소주를 대접하지. "
" 그냥 소주나 마시시오 이 양반아. 아버지도 맨날천날 그것만 퍼마셨는데... "
바다에서 술을 마시니 아버지와 같이 마시는 듯 하여 기분은 썩 나쁘지 않았다. 소주를 마시던 아버지에게서도 바닷내음은 여전히 났으니까. 알딸딸하게 취기가 올라올 때까지 소줏잔을 연거푸 비웠다. 하늘엔 석양이 지고 있었다. 박철곤은 오랜만에 마시는 싸제 소주가 흡족했는지 군가를 흥얼대기 시작했고, 나는 내 술잔으로 바다에 소주를 흩뿌렸다. 그런 내 모습을 보던 박철곤은 입을 때었다.
" 자네 아버지는 좋은 분이셨을 거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외진 데까지 아들이 올 이유가 없지. "
" 그 좋은 아버지 밑에서 불효자 났지. 이 나이 쳐먹고 이제서야 오는데... 한잔 더 마시시고. "
나는 그의 잔에 술을 채웠고 그는 호쾌하게 비웠다. 그런 모습이 아버지와 겹쳐 보인다. 아버지도 저렇게 술을 마셨는데. 비록 근육이고 식성이고 종족이고 좀 많이 다르긴 하지만 저런 모습이 또 비슷한 걸 보면,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아버지같은 직책에 있으면 저렇게 사람이 변하는 걸까?
" ...뭘 그렇게 보나? "
" 잠깐 아버지랑 닮은 것 같아서. 술 마시는 것이... "
그는 잠깐 벙쪄있더니 실실 웃었다.
" 아버지인가. 좋은 아버지하고 닮았다는 소릴 하는 걸 보면 나도 좋은 선임인 것 같구만. "
" 헛소리를 했으니 한잔 더 마셔야겠는걸? 자, 잔 대시오. "
" 이 친구 취했구만. 한잔 더 마시지 뭐... "
그렇게 나는 아버지와 닮은 해병과 술자리를 같이했다.
" 자네, 비키니 시티 이야기를 아나?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둘다 만취해서는 석양도 질 때 즈음에, 박철곤이 뜬금없는 말을 꺼냈다. 비키니 시티라니?
" 해병들과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인데, 비키니 시티라고, 저 바다 아래에 있다네. "
" 뜬금없는 소릴. 그 만화에 나오는... 스폰지송이던가? 그거 아녀? "
술에 취한 뇌로도 무슨 노오란 스폰지가 땍땍거리면서 오징어를 괴롭히는 거기 이름밖에 생각이 안 나서 헛소리 말라며 응수했지만, 박철곤은 거짓말이 아니라는 듯이 당당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의 행동거지가 어찌나 당당했는지 나도 이게 마냥 헛소리는 아니겠거니 하고 들었다.
" 아니, 그거 말고. 사실 그 만화보다도 오래됐지. 요즘 해병대하고 자매결연을 맺어서 말이야... "
" 거 당신네들이면 형제결연이라고 할 줄 알았네. "
" 그런가? 나도 가끔 의문스러울때가 있어서. "
둘 다 웃었다. 나는 그게 존재할 수 없다는 얘기, 너무 허황된 이야기라는 이유 때문에 웃었고, 그는 형제결연이 아니라 전우결연이라고 해야 맞다고 하며 웃었다. 하지만 다시 표정이 진지해지더니, 손가락을 바다를 향해 치켜들곤 말을 이었다.
" 근데, 진짜 있다네. 저 바다 깊은 곳 파인애플 모양 돌 아래에, 커다란 도시가 하나 있네. "
팔을 세로로 쭈욱 뻗어서 얼마나 깊은 지 묘사하는 듯 했다. 무슨 수심 5000m는 되는 것 같은데, 마리아나 해구인가?
" 에이. 그런 데면 사람도 못 들어갈건데... 이번에 그 무슨 타이타닉 침몰 사고? 그런거 들어봤는데. 당신네 해병들이라도 거기까지 빠지면 죽을걸? "
" 뭐 그렇지. 실제로 그렇게 죽어봤으니까. 황근출 해병님이 전우결연을 맺었는데 왜 못 가냐며 꾸역꾸역 우겨가지곤, 해병성채를 통으로 잠수함으로 개조하다가 침몰해서 멸망한 적이 있었지. 하지만 진짜 존재한다네. 가끔 바다에 빠진 아쎄이들이 우리에게 노래를 불러 주거든... 저 바다 깊은 속 파인애플 속에서. "
" 실 없는 소리. "
나는 헛소리 말라는 듯 그에게 소주를 한 잔 더 내어주었다. 하지만 그는 진짜 비키니시티가 존재한다며 계속해서 장광설을 내뱉었기에 나는 계속해서 박철곤에게 술잔을 채워 줄 수 밖에 없었다. 근데 그는 그걸 또 넙죽넙죽 마셨다. 확실히 그가 말했던 해병 소주보다 확실히 도수가 낮았던 모양이다. 나는 만취해서 정신을 잃을 때까지 그와 대화를 이어나갔다. 비키니시티는 존재할 수 없다, 헛소리 마라. 내 아버지도 그곳에 있다는 얘기냐... 아니, 진짜 있다니까 그러네. 내 말 못 믿나? 직접은 못 가봤다지만 있다니까! 실 없는 소리들. 이런 소리들 때문에 혼자서 술을 마시는 것보다 둘이서 술을 마시는 것이 훨씬 즐겁다. 비록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는 선착장 속에서 사람 먹는 해병과 함께하는 술자리였지만.
하지만 너무 즐거웠는지 너무 과하게 마셔버렸다. 얼마나 취했는지, 분명 박철곤은 해병성채에 돌아가야 한다면서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지만, 나는 술 때문에 간이 띵띵 부어버렸는지 그런 그를 이거 다 마실때까지 못 간다고 각개빤쓰를 질질 땡겨대며 그를 막아섰던 것이다! 할 수 없이 그도 술자리를 지킬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도 이런 나를 보면서 흡족해하실 때까지 그렇게 마셔댔다.
그렇게, 박철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로 필름이 끊겼다.
...시발, 내가 대체 뭘 한건지 모르겠네. 내가 미쳤지. 지금 생각해보니 아찔하다. 자진입대하고싶다고 진짜 자진입대하려고 했던 것 아닌가.
다행히도 나는 깨어난 뒤에 공군 기지 안에 들어와 있었다. 해병성채가 아닌 공군 기지. 새벽에 순찰을 돌던 공군 병장들이 버스터미널 앞에서 개씹썅똥꾸릉내에 범벅이 된 나를 발견했고, 식겁해서는 나를 공군기지까지 이송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포항에서 외가가 있는 대구 기지까지! 깨어난 직후에 공군에게서 소식을 듣고 놀래서 달려온 외할머니,외할아버지,어머니까지 나를 반겨주었고, 나는 가족들을 냄새 때문에 못 안아주었지만 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걱정하는 가족들에게 박철곤하고 술자리를 가졌다는 소릴 하자니 당사자지만 뭔 개꿈인가 싶었다.
그렇다고 한 날의 꿈이었다고 평가하기에는, 개씹썅똥꾸릉내가 너무 진하게 배여서 현실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얼마나 지독했는지 모를 것이다. 몸에서 냄새가 안 빠져서 공군-락스로 온 몸을 몇날 며칠을 씻었는지. 그 개씹썅똥꾸릉내와 내 허황된 증언 때문에 공군에서 나를 해병 스파이로 의심하긴 했지만, 해병 스파이라는 이율배반적 명제에 공군 이등병 하나의 머리가 터진 이후 나는 의심의 여지 없이 공군 기지를 떠날 수 있었다. 고마워요 공군맨! 밥은 맛있었어요.
이후 공군과 통화하면서, 내가 해병에 잡혔음에도 자진입대 당하지 않은 몇 안되는 사람임을 알려주었고, 나는 그들과 공통점이 있는지 대략적인 호구조사를 마쳤지만 큰 유전적/인물적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길이라 가끔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한 뒤론 연락이 없다. 하지만 공군과는 달리, 나는 아마 그들도 비키니시티에 아버지가, 혹은 가족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박철곤이의 헛소리를 되새기게 되는 것이다. 그가 존재한다고 한 비키니시티 이야기를 아니까. 그리고 나는 ' 민간인 ' 신분이었으니까.
해병과의 술자리 이후로 내 코는 정상 작동했다. 항시 맡던 바닷내음은 사라지고, 음식의, 예를 들어 짜장 같은 것들의 향긋한 냄새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바닷내음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가끔 바닷내음을 맡게 되었다. 그 가끔이 간혹 일상 속에 찾아와서, 아버지가 내 곁에 있는 듯 아버지의 채취가 생생해지면, 그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비키니 시티의 진정한 바다 사나이가 불러주는, 박철곤이 불렀던 노래와 같은 해병 군가 소리가.
박철곤이, 비키니시티의 아쎄이들이 자신에게 노래를 불러준다 했던가? 만약 그 말이 맞다면, 이 노랫소리는 아버지의 목소리일 것이다. 다시 아들을 보게 될 날을 기다리시는 아버지가 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깊고 어두운 바닷 속, 그 곳에서 아들을 기다리고 계시겠지.
언젠가 아버지가 다시 선착장에 발을 들이신다면, 나는 그 선착장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 때도 박철곤은 나를 반겨 줄까? 모를 일이지만...
아버지와 함께 그와 술잔을 나눌 날을, 나는 기다리고 있다.
동해의 솟는 해를 가슴에 안고
저녁 바다 밀물의 파도를 타며
가는 곳마다 그 이름 승리의 용사
오~ 아느냐 대한 해병대.
기합추
해병성채에서 가장 ' 아버지 ' 다운 캐릭터는, 톤톤정도 무모칠도 아닌, 애새끼 황근출을 묵묵히 보좌하며 아래에서 일만 하는 박철곤 병장님이 아닌가 하여, 크툴루식 심해에서 나를 부르고 있다-하는 전개를 한번 뒤틀어서 작성해보았습니다. 미흡한 해병문학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합!!!
분위기 진짜 좋네... 해병문학이라는 게 아무리 바리에이션이 다양하게 나올지라도 근본적으론 해병들이 민간인과 아쎄이들을 괴롭힌다는 기본 전제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는데 이런 식으로 민간인과 해병이 잠시나마 천적 관계에서 벗어나 이렇게 인간적인 대화를 나눠본단 전개 자체가 굉장히 재치있는 시도 같음. 재밌는 문학들은 많이 읽어봤다만 이 글은 최근 본 문학들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네. 글 잘 읽었음
그럼 아버지도 해병대 출신이심?
아버지도 비키니시티로 이주를....
새끼...기합!
그래서 주인공은 왜 민간인 취급을 받은거임?
아버지가 비키니시티에 있으니까. 비키니시티하고 자매결연을 맺었는데 어떻게 그 가족들을 잡아감? 하는 문제지.
이거 처음 써보는 문학이라 설명이 좀 부족했던듯
기합이오
기합추
악!!!
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