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이 스멀스멀 기어나오기 시작할 법한 날씨라고는 하지만 초겨울 밤의 해풍은 유난히 매서웠다.
코 끝마저 찡해지다 못해 떨어져 나갈 것 같이 할퀴고 달아나는 것이 마치 적군의 날선 창검만큼이나 날카로웠다.
김 아무개는 방한용으로 손에 감고 있는던 헝겊을 다시금 동여매기 시작했다. 단단히 다시 감는다고 하여 그것이 추위를 막아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게라도 자신의 신체의 일부를 무언가로 칭칭 감아서 감싼다라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으로 울렁거리는 가슴을 조금이나마 억누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내일이면 그는 사지로 향하는 것이었다.
어제 저녁, 초관 나으리에 따르면 전투는 아마도 울돌목에서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물이 우는 길목' 이라는 것이 그 특이한 지명의 유래라고 하였던가.
개중의 이곳 토박이 출신의 병졸들은 울돌목이라는 말을 듣고는 왜 하필 그런 물살이 세고 험한 곳에서 전투를 치루느냐며 우려를 표하기도 하였으나, 김 아무개와 같이 북쪽 출신으로 평생을 농기구만 만지면서 살아온 병졸들은 멀뚱히 쳐다볼 뿐이었다.
"울돌목인지 뭔지는 몰라도 좌우간 우리는 가서 다 뒤지는건 매한가지 아녀?"
토박이 출신 병졸들과 초관 간에 실랑이가 오가면서 모여있는 병졸들이 술렁이는 가운데, 김 아무개의 옆에 서 있던 정 아무개가 나지막하게 물어왔다.
가뜩이나 까맣게 그을려 있던 그의 낯빛은 더욱 흐려져 있었다.
"그렇고 말고요, 아니 암만 유리한 위치에서 싸운다고 한들, 고작 12척의 배로 무엇을 할 수 있당가요? 이번만큼은 통제사 영감께서 잘못 판단하고 계신 것이여!"
옆에서 거들듯이 말하는 이는 장 아무개였다.
그는 앞서 칠천량에서의 싸움에서 겨우 살아 돌아왔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호들갑 떨듯 주절대는 그의 말도 마냥 허언 같지는 않았다. 그가 입고 있는 갑주의 군데군데에 그을려 있는 불길의 흔적, 그리고 무언가에 난자 당한 듯한 모양새로 흉갑에 나있는 어느 사나운 왜놈 칼잡이가 남겼을 온갖 칼자국의 상흔까지, 그가 지난 전투에서 겪었을 고난과 적군의 흉포하고도 압도적인 기세를 고스란히 몸소 증언하고 있는 듯 했다.
"그만! 그만하라! 이놈들.... 무엇이 그토록 두렵단 말이더냐!"
김 아무개와 다른 이들이 저들끼리 쑥덕거리는 찰나, 초관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그와 일진일퇴를 주고 받던 토박이 출신 병졸들은 심통찮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
"통제사 영감께서 내일 너희들 앞에서 직접 군령을 전달하실 것이니, 오늘은 그만 해산하라! 이것으로 전달할 바는 모두 전했다!"
그렇게 일갈하는 초관의 목소리에서도 미세한 떨림을 느꼈다라고 한다면 그것을 김 아무개가 현재 느끼는 바가 가미된 것이라고 하기엔 과한 것이었을까. 그러기엔 주위에서 누군가가 혀를 끌끌 차며 덧붙이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보아하니... 저 양반도 겁 먹긴 했구만. 다들 두려운게야."
그리고 다시 현재.
어쩌면 마지막 초병 노릇이 될지도 모르긴 하였으나 고요하게 일렁이는 밤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가라앉던 김 아무개는 밤바다도 구경할 겸, 홀로 마음도 다잡을 겸하여 오늘의 초병을 자청한 것이었다.
환하게 두둥실 중천에 고요하게 떠올라 있는 달과 내일 있을 혈전으로 두려움에 떠는 병졸들의 들끓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다는 오늘도 잔잔하게 물결치고 있었다.
하기사, 내일 김 아무개와 다른 병졸들, 그리고 통제사 영감과 장수들이 모두 죽어 없어지고 이곳 벽파진마저 함락되어 나중에는 장차 이 나라가 왜놈들의 손에 넘어가 백성들이 어육이 되어버려도 내일이든 모레든 아니면 천년이 되었건 이 달과 바다는 변함없이 무심히 떠오르고 일렁일 것이었다. 마치 세상만사와 하등 무관하게 유유히 자유자적하며 조용히 소일하는 모습이 흡사 신선을 보는 듯 하였다.
이 전란의 소용돌이 가운데 신선놀음이라니. 하기사, 너희는 내일 있을 피바다와는 무관하겠구나.
새삼 자연만물에 잠시나마 부러움을 느낀 자신이 우스워져 저도 모르게 "하!" 하고 헛웃음이 터져나온 김 아무개였다.
"무엇이 그리 우스운가?"
누군가의 물음에 김 아무개는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통제사 영감이 홀로 뒷짐을 진 채 자신을 물끄러미 살피듯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 송구하옵니다. 영감..! 소인이 헛생각을 하다 그만..."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김 아무개를 보며 통제사 영감은 말없이 다가와 그런 김 아무개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무슨 생각을 하였길래 그러한가?"
평소 지엄한 군율로 병졸들을 다스리던 통제사 영감의 절제되고 위엄서린 어조가 아닌, 누그러지고 부드러워진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일까, 고개를 들어 본 통제사 영감의 안색도 한결 온화하고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마저 머금고 있는 것이 흡사 어느 절간의 부처상이라도 연상케 했다.
그러한 의외의 모습에 김 아무개는 황망한 표정으로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다름이 아니옵고... 그냥 내일 있을 전투에 대해 조금 걱정이 되는지라..."
그 말을 내뱉기가 무섭게, 김 아무개는 속으로 아차 싶었다.
평소 군율과 사기를 중히 여기고 그에 따른 일벌백계에 충실히 이행하며 철저하던 통제사 영감이 아니던가. 그런 그의 앞에서 이런 나약한 소리를 해도 되는 건가 싶었던 것이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기 저하에 해당되는 중죄로 치부될 법도 하였으니 말이었다.
"......"
김 아무개의 말을 들은 통제사 영감은 말없이 김 아무개를 스치고 지나가 몇걸음을 옮기더니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검푸른 바다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 下에서 계속 -
해병 야 ! 순 ! 신 ! 칼로 쪽바리들을 따먹으려 무관에 급제했습니다 !
이순신제독이 뭔 해병이냐 ㅅㅂ
악! 나 의죽음을적에게알리지마라 해병님! - dc App
오오 이순신
기합!!!
기합!
감히 오도짜세 원 균 해병님을 빼고 원거리 짤짤이만 하던 기열 이순신을 해병-왜곡하는 꼴이라니... 새끼...거열!
거열ㅋㅋㅋㅋ
기합
이젠 조선수군 문학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