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ceb8772b78361f33bec84e04f9f2e2d5baddb49596396f33eef710943


  다니엘 키스의 소설
  <앨저넌에게 꽃을>에서 모티브를 얻음





  2월 9일


  내 이름은 찰리.

  얼마 전 포항의 해병성채라는 곳에 강제로 끌려왔다. 거리를 걷다가 만난 무모칠, 톤톤정 해병 이 빌어먹을 작자들이 나와 다른 건장한 남자들을 빨간 봉고차에 강제로 태워 이곳에 데려와 벌거벗기고, 각개빤쓰라 불리는 빨간 팬티 한 장만을 걸쳐놓았다.

  도대체 아무 죄도 없는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만 했을까? 반항하거나 탈출해 보려 해도 이곳의 감시가 너무나 삼엄해서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너무 힘들다.



  2월 11일


  내가 일하는 주계장은 해병들의 식당으로, 지옥 그 자체인 해병성채 내에서도 가장 괴로운 곳이다. 이곳에 오래 있었다는 인간들은 참으로 더럽고 요상한 식성을 지녔다. 사람의 배설물을 짜장이랍시고 즐기며 거의 주식이나 다름없이 삼는데, 이에 관한 것들은 바로 이 주계장에서 행해진다. 나를 감독하는 진떡팔, 마철두 해병 이 두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짜장을 요리한다. 어디 그뿐인가? 사람이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온갖 지저분한 것들이 넘쳐나는데 이들은 그 또한 별미라 부르며 애지중지한다.

  모든 음식에서 뿜어져나오는 악취... 매우 역겨워하며 얼굴을 찌푸린 나에게 진떡팔 해병은 길길이 날뛰면서 "기열! 기열!" 소리를 내며 '해병 저능아'란 모욕을 주었다. 이어서 손에 들고 있던 중식도로 내 몸을 갈기갈기 찢으려 했지만 지나가던 누군가의 만류로 간신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여기 고인물들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누구일까?



  2월 14일


  나와 같은 날에 끌려온 사람들과 함께 해병지능지수 검사를 받았다. 해병성채의 의사 노릇을 하는 손수잘 해병의 주도하에 실시되었다.
  "정상, 정상, 정상... 이봐 아쎄이!"
  손수잘 해병이 나를 불렀다.
  "기열! 어째서 해병지능이 이따위로 나온 거지?!"
  "악! 잘 모르겠습니다!"
  "자네 같은 해병 지적장애자는 처음 보는군! 지능이 아주 형편없어!"
  
  ...어안이 벙벙했다.
  손수잘 해병은 계속해서 헛소리를 이어나갔다.
  "난 자네의 그 기열스러운 행실 또한 잘 알고 있네! 전우애도 거부하지, 해병싸가 제창도 거부하지, 또 기열 참새놈들에게 아무런 경계심도 느끼지를 않고 말이야! 게다가 주계장에서 일하거늘 해병짜장도 수육도 한사코 먹지 않다니... 모든 점에서 미루어보아 해병 지적장애 1급에 해당한다!"

  진떡팔도 손수잘도, 그밖의 다른 이들도 나를 저능아, 지적장애자라 부른다. 그렇다. 나는 이 해병성채라는 작은 사회에서 바보인 것이다. 하지만 바보라도 좋다.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Part II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