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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리! 그때 그 어디더라... 우리 지난주에 같이 미팅했던 거기... 아,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
"OO산업 말씀이십니까?"
"아! 그래, 거기! 거기 말이야, 저번에 거기 우리가 견적 달라고 했던거, 걔네 견적 줬나?"
"아뇨, 저번 미팅 때 팀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차주 월요일까지 줄 것 같습니다."
"그거 그냥 내일까지 좀 달라고 그래봐."
"내일까지 말씀이십니까...? 근데 애초에 우리가 준 견적 리스트가 워낙 많아서 그거 시간이 좀 걸릴텐데요."
"그냥 빨리 달라고 좀 해봐."
오늘도 분주한 분위기의 XX사의 사무실.
오늘 구매팀 김 팀장의 독촉을 빙자한 갑질을 그대로 받아내야 할 가련한 업체는 지난 주 김 대리와 함께 미팅했던 OO산업이었다.
"아.. 예, 알겠습니다. 한번 땡겨보라고 하겠습니다."
김 대리는 김 팀장이 행여나 볼세라 자세를 낮추고 파티션 뒤에서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건 좀 아닌데...
PC의 화면 보호기에는 그가 몸담은 XX사의 회사 로고와 사명이 한가로이 표류하고 있었다. 김 대리는 심드렁한 눈빛으로 키보드의 엔터키를 쿡 눌렀다.
과거 신입사원 시절에는 그토록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여겨지던 회사의 로고이자 군 생활 시절 달달 외우고 다니던 복무신조 마냥 머릿속에 박제하다시피 했던 사명이었건만, 세월이 흘러 뒤통수에 대리라는 직급을 달고 나니 부질없이 느껴지고 회사 생활에 신물이 나던 김 대리였다.
무엇보다 그가 현재 속한 구매팀의 업무가 가뜩이나 신물나던 회사생활에 염증을 더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가 몸담은 XX사는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알만한 굴지의 대기업이었다. 소수의 대기업이 속한 업계를 주도하는데다 최상위 포식자의 위치에 자리한만큼, 그 아래에 딸린 수많은 하청업체들이 찍소리 못하고 별 수없이 XX사의 눈치를 보고 시키는 대로 따를 수 밖에 없는 구조임은 불보듯 뻔했다. 행여나 밉보이거나 눈 밖에 나는 순간, 일감이 끊기는 것은 물론이요, 경우에 따라서는 회사의 존폐를 걱정할만큼 XX사가 속된 말로 족치려는 마음만 먹으면 생사여탈권을 부여쥔 XX사의 보복의 칼날을 피해갈 수는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김 대리가 회사생활에 염증을 느끼게 하는 최대의 원인이었다. 하청업체들로부터 자재들을 사들이고 거래하는 구매팀의 특성상, 본의치 않게 하청업체들에게 무리한 요구나 부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자신보다 나이도 한참 많은 하청업체의 대표는 물론이고 그보다 조금 더 낮은 부장, 차장과 같은 고위 관리자들이 자신에게 굽신거리고 머리를 조아리듯 대하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부서 내 몇몇 다른 동료들은 이러한 대접을 당연시 여기기도 하고 자신의 위치를 마음껏 즐기는 경우도 제법 있었다지만, 김 대리는 자신의 아버지 뻘, 삼촌 뻘의 어른들이 단지 자신이 고객사의 담당자라는 이유로 상전 대하듯 하는 것에 대해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앞섰던 것인데다 방금 전 김 팀장의 요구대로 자신이 보아도 무리한 요구를 철판을 깔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이 평소 남에게 싫은 소리 한번 못하는 그의 부드러운 심성과는 아무래도 맞지 않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일개 대리가 팀장의 지시에 왈가왈부하며 토를 달기에는 애석하게도 XX사의 경직되고도 수직적인 사내 분위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으니 말이다. 결국 OO산업에게 던질 폭탄을 담아낼 메일을 써내려 가는 김 대리의 낯빛은 썩 유쾌하지 못했다.
"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 OO산업이랑 저녁 같이 먹기로 했었잖아? 김 대리, 그럼 그냥 별도로 연락은 하지 말고 이따 저녁 때 바로 얘기하지 뭐."
문득 파티션 너머로 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용케 오늘의 저녁식사 자리는 기억하고 있는 팀장이었다. 하기사, 접대 받는 자리이니 그걸 어찌 잊겠나 싶었다.
"아, 예. 알겠습니다."
김 대리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망설임 없이 메일창을 닫았다. 물론, 대면하는 자리에서 직접적으로 폭탄을 건네주게 생겼지만 적어도 지금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게 되어 마음이 놓였던 것이다. 아마도 메일을 쓰고 보냈더라면 OO산업으로부터 대번에 전화가 날라왔을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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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녁.
김 대리와 김 팀장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어느 술집 앞에 서 있었다.
평일 저녁이었음에도 번화한 길거리 도처에는 화려한 네온사인 아래 오가는 인파로 가득했다.
"아이씨... 왜 이렇게 늦어?"
6시 반까지 보자던 OO산업의 정 부장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곧 오겠죠 뭐..."
3분.
3분이라는 시간은 김 팀장의 진노를 사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물론, 약속된 시간을 지키는 것이 도리에도 맞긴 하였으나 그냥 먼저 들어가서 기다리면 될 일이 아니던가. 김 팀장은 굳이 가게 앞에서 정 부장의 에스코트라도 받고 싶어하는 듯한 눈치였다.
그리고 그때, 분주히 오가는 인파 사이에서 정 부장의 벗겨진 머리가 드문드문 보이는 듯 했다. 그로 보이는 벗겨진 머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과연 정 부장이었다.
"아! 정말 죄송합니다, 김 팀장님! 어휴, 주차할 곳 찾느라고 그만... 정말 죄송합니다! 김 대리님도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아, 예. 안녕하세요 부장님."
정 부장은 손수건으로 연신 타고 흐르는 땀을 닦으며 머리를 숙이며 굽신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김 팀장은 그런 정 부장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여전히 탐탁찮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예, 뭐..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들어가시죠."
"예! 들어가시지요! 여기 별도로 룸을 잡았습니다, 가시죠!"
정 부장은 김 팀장의 불편한 심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헤헤거리며 앞서서 가게의 문을 열고는 김 팀장을 모시듯 안내하였다.
첫 잔이 돌고 가게가 내어오는 스끼다시 등을 안주삼아 먹은지 얼마쯤 지났을까, 김 팀장은 그가 오전에 예고한 폭탄을 꺼내들었다. 김 대리 같았으면 조금이라도 머뭇거리거나 조심스러워하는 듯한 어조가 녹아들 법도 하건만, 김 팀장의 어투는 당당했다.
"저기, 정 부장님. 지난주 미팅 때 말씀드린 그 견적 말입니다만, 그거 차주 월요일까지 좀 주시겠습니까? 이거 저도 위에서 하도 쪼아대는지라 말이죠."
마냥 사람 좋은 미소 짓고 헤헤거리던 정 부장의 표정이 돌연 눈에 띄게 굳어졌다. 찰나의 어색한 침묵이 돌기 시작했다.
"아.... 그거 말씀이시군요. 근데, 그거 품목이 수백가지인데다 오늘은 목요일인데 혹시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예상된 반응이었다. 김 대리는 괜히 자기가 미안해져 묵묵히 술잔을 비우고 있었다. 정 부장의 당황스러운 표정을 차마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저도 그러고 싶긴 합니다만 방금 말씀드린대로 저도 위에서 독촉 받고 있는 입장인지라, 부득이하게 좀 어려운 부탁드리게 되었네요."
김 팀장의 표정은 그의 어조만큼이나 오만하고 당당했다. 그가 뚫어져라 정 부장을 응시하고 있는 눈빛에서는 협박마저 느껴지고 있었다.
"아.... 하, 이것 참.."
난색을 표하는 정 부장은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탁자를 툭툭 치고 있었다. 고민에 빠진 듯한 표정으로 침묵을 유지하던 그가 잠시 후, 다시 무겁게 입을 열었다.
"네, 일단 알겠습니다. 한번 해봐야죠. 일단, 지금은 식사먼저 하시죠!"
"역시 정 부장님, 이래서 제가 OO산업을 좋아합니다 허허."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김 팀장의 입가에도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 둘은 '늑약' 을 체결한 기념으로 술잔을 부딪혔다.
김 대리도 애써 웃음지어며 그들만의 파티에 술잔을 마주하는 것으로 동석하였지만 어색하기 짝이 없는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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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롱한 의식 속에 김 대리가 게슴츠레 눈을 겨우 뜨기 시작했다.
옻칠 마감을 한 고풍스러운 탁자의 차가운 목재촉감이 김 대리의 뺨을 어루만지며 깨우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누군가들의 고함소리가 귓가에서 웅웅 맴돌며 얼른 일어나기를 보채는 듯 하였다.
얼마를 마신 것일까, 김 대리는 취한 나머지 실신하듯 탁자에 엎어져 있었던 것이었다.
"어우..."
김 대리는 나지막하게 신음을 흘리며 핑핑도는 머리를 부여잡고 상체를 일으켰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것은 김 팀장과 정 부장이 서로 주고 받은 호탕한 웃음소리였다.
그러고 보니 김 팀장과 정 부장은 상태가 어떤가 싶어 옆을 돌아본 김 대리는 눈을 의심하였다.
"새애끼.... 다시 한번 말해보도록!"
혀가 꼬부라진 목소리였지만 힘이 실린 듯한 강인한 어조로 말을 내뱉는 이는 정 부장이었다. 그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라의 상태였다.
"악...! 이병 김XX! 차주 금요일까지 주시면 감사하다라는 것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해 여쭤보는 것이...."
그리고 김 팀장 특유의 오만함은 온데간데 없고 비굴함과 치욕으로 얼룩지다 못해 가득찬 김 팀장의 하이톤이 귓전을 때렸다.
그 역시 정 부장처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전라의 상태였다.
김 팀장과 정 부장은 서로를 마주한채 탁자 곁에 우뚝 서있었고 정 부장은 양손으로 김 팀장의 유두를 잡고는 빙빙 돌리고 있었다.
"새애끼.... 정말 그렇게 할 수 있겠나!"
가학적인 미소를 머금은 정 부장이 낄낄거리며 속삭이듯 묻자 김 팀장의 입에서는 격앙된 교성이 흘러나왔다. 그의 몸은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따, 따흑..따흐흑.... 악! 그, 그렇습니다!"
그러자 정 부장은 만족스럽다는 듯 호탕하게 웃었다.
"새애끼.... 예나 지금이나 아쎄이 시절의 그것은 여전하군.. 알겠나, 아쎄이?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
"아,악! 예! 알겠습니다! 따,따흐흑..."
김 팀장, 아니 아쎄이라 불리우는 그는 연신 자신의 유두를 게걸스레 유린하고 있는 정 부장의 손놀림에 마치 도원향이라도 도달한 듯한 모양새였다. 그의 손가락의 움직임 하나 하나에 따라 신음과 교성이 터져나오는 아쎄이였다.
"새애끼.... 기합!"
정 부장의 호쾌한 외침과 동시에 절정에 다다른 아쎄이의 입과 하반신의 어딘가에서 백탁액의 무언가가 뿜어져 나왔다.
김 대리는 그렇게 어느 두 해병이 해병혼을 다시금 아로새기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 끝 -
정부장이 김팀장보다 윗기수라서 반전 일어난건가? - dc App
ㅇㅇ 맞음 사회나와서 관계가 역전되어있던거
진짜 코미디가 따로없네 ㅅㅂㅋㅋㅋㅋㅋㅋㅋ - dc App
톤톤 정 부장님...
월남전 문학 해줘서 고맙다. 강재구 소령님 이야기가 생각나더라
real 오도해병들이라 사회의 계급장 따위는 의미가 없었다!
입과 하반신의 어딘가에서 백탁액이 나온다고 했는데 입은 뭐임
해병-로션(싸제어로는 침)
새끼...기합!
기합!
악! 정 액추출은내가잘해 해병님!!!!
기합
악!!
기합이다
기수 앞에선 사회적 위치도 무용지물ㅋㅋㅋㅋ
새끼... 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