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들, 무사히 돌아왔나?"
"악! 라이라이언 일병이 없는 것 같습니다!!"
"뭐야?! 정말 제대로 확인한 게 맞나!!"
"악!! 그렇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습니다!!"
"이런 씨발… 당장 구조팀 꾸려!!"
본래라면 화기애애한 만담이 수놓아야 했을 대민지원 이후의 상황.
그러나, 단 한 명. 라이라이언 일병의 행방불명으로 인해 부대 내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험악해졌다.
그리하여 해병들은 우선적으로 상부에 실종자를 보고하고 그에 따른 구조대를 차출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현실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이었다.
"악! 필승!! 성희룡 중장님! 곽말풍 중령입니다. 우선 이번 대민지원 작전으로 인해 실종자를 구조하기 위해 구조대를 편성하는-
"아, 곽말풍 중령? 너무 그리 신경쓰지 말게. 병사 하나 사라진다고 별 일 있겠나? 적당히 함구하고 있으면 언론도 눈치 못챌테니 얌전히 있게."
"…중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
"중령님, 구조팀이 만들어졌…"
황룡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사람이 정말… 자신이 알던 그, 인자하고 넉살좋은 곽말풍 중령이 맞는지를 의심했다.
아니, 그건 그냥 이 한 마디로서 정리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는. 그런 모습이었다.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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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성채 전우회실 단상에 곽말풍 중령과 황룡이 올라섰다.
그들은 기열 취급받는 이들이 단상에 올라오자 그들을 무시하듯 잡담을 하거나, 야유하였다.
그들의 첫 마디를 듣기 전까지는.
"사령부가, 라이라이언 일병을 버리라고 하는군."
일제히 표정이 굳어졌다.
어떻게 해병이, 아니. 군인이 전우를 버릴 수 있는가?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네. 내가, 아니… 우리들이 물려준 이 추악한 곳에서 그대들이 장기말처럼 이용당하는 건 볼 수 없네."
"그래서 제안을 하겠네. 난 상부를 무시하고 라이라이언 일병 구출 작전을 개시할 생각이야. 윗선으로부터의 처벌은 다 내가 받아낼 것이지만, 그대들에게 생존도, 명예도, 그 어떤 작은 보상조차 약속할 수 없네. 오히려 상부에서 그대들을 더 주시할테지. 어떻게 하고 싶은가, 자네들은?"
단상 옆에 서있던 황룡은, '처벌'이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헛웃음을 지었다.
애초에 좋은 일을 하는데 왜 처벌받아야 하는 것인가?
정적이 흘렀다.
곽말풍 중령은 절망과 동시에 조금 안도했다.
비록, 그들이 전우를 아끼는 법을 모른다고 해도… 더 많은 이들을 사지로 내몰지 않았다는 것에.
하지만 그 절망은, 얼마 안가 희망으로 바뀌었다.
"악!! 해병은 전우를 버리지 않습니다! 악!!!"
"싸워서 이기고, 지면 죽어라! 헤이 빠빠리빠!!"
"전우를 버리느니 해병으로서 죽겠습니다! 악!!!"
곽말풍 중령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사회가 그대들을 모질게 고문하고, 짓밟아도… 그대들은 영원히 해병일 것이다.'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곽말풍 중령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온, 해병대의 모든 악습과 부조리가 이 곳에서 끊길 수도 있겠구나. 라는 희망에 젖어 말을 하지 못하였다.
"아, 똥게이 새끼들아. 하지만 우리가 전부 다 갈 수는 없어. 구조에 필요한 인원을 최대한 차출할 거야. 나머지는…"
문득 황룡은 휴대폰을 보곤,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두 번째 지령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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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의 어느 고층건물.
라이라이언 일병은 거센 물살과 드센 비바람을 피해 더 높이, 건물의 옥상을 향해 달아나고 있었다.
물살에 쓸리면 살아남을 수 없다. 본능이 말하고 있다.
그저, 부대에서 나의 실종을 눈치채길 바랄 뿐이었다.
짜르릉! 짜르릉!!
무전이 울렸다. 황근출 해병님의 무전이었다.
라이라이언 일병은 포신을 귀에 대고 무전을 받았다.
"악! 일병 라이라이언! 우선 지금 상황을 보고드려도 될지에 대해-
"한시가 급하다, 라이라이언 일병!! 중첩의문문은 집어치우고 본론만 말하도록!!"
"악! 현재 저는 포항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오르고 있습니다!! 점점 물이 차오르는 게 보입니다!!"
포항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 포신 타워 팰리스.
하지만 그렇다고 어마어마할 정도로 높진 않기에 물살이 잠잠해질 때 까지 라이라이언 일병이 버틸 수 있을거란 낙관적인 전망은 아니다.
"우선 근출아. 나랑 수잘이가 오도봉고를 수륙양용 개조수술을 해서 급류긴 하지만 포신 타워에 접근할 순 있을거야."
"그럼 망설일 게 뭐 있겠나? 가보자고!"
오도봉고가 시동음을 내더니, 급류를 타고 안정적으로 포신 타워에 도착했다.
하지만 물이 차올라 창문을 꺠고 들어갈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전신발기. 참!!"
쾌흥태 해병이 깔끔하게 창문을 원형으로 잘라냈다.
포신 타워 팰리스의 층수는 69층.
현재 해병들이 있는 곳은 22층.
갈 길이 멀지만, 지금쯤 혼자 불안과 공포에 질려있을 전우를 생각하면 전혀 힘들지 않은 오름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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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황근출 해병님! 필쓰엉!!!"
해병들은 일심분란하게 옥상에서 라이라이언 일병을 발견했고, 이제 남은 건 내려가 오도봉고를 타는 것 뿐이었다.
끼기기기긱.. 투둑 툭!
"어?! 야!! 근출아!! 내려가면 안된다!!!"
"전우를 구출해야 하는데 왜 그러나 황룡!!"
"저길 봐, 전봇대가 쓰러져 전선이…"
말대로였다.
전선이 급류 속으로 파고들었다.
아무리 해병-고지능자인 해병대라도 알 수 있었다.
오도봉고를 타러가는 순간 죽는다. 라고…
곽말풍 중령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자신의 판단이 더 많은 해병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 라고.
"곽말풍 이등병… 아니, 곽말풍 중령님!"
황근출이 말했다.
리버스 진급한 자신을 이등병이 아니라, 중령이라고 그가 처음 말해주었다.
황근출의 입이 떨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포항 해병성채의 최고선임이라 한들, 죽음이 두렵지 않을 리는 없었다.
"해병대로서의, 마지막 작전에 임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악! 기열스럽게 살아남을 바에는 해병대로서 죽겠습니다!!"
"라이라이 차차차!!"
모두들 부둥켜안고, 그저. 이 작전이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뽀르삐립 삡뽑삐뽀. 곽말풍 중령님. 무전입니다."
1q2w3e4r! 해병이었다.
"지금 상황에 누가…?"
"필승! 육군의 헐구호간 장군입니다. 지금 우리가 그 쪽으로 가고 있으니 부디 희망을 버리지 마십시오!"
육군이 이 일을 어떻게? 분명 외부에 알리지는 않았을 터, 곽말풍 중령은 의문에 가득찬 눈으로 1q2w3e4r! 해병을 바라보았다.
"악! 곽말풍 중령님. 출발 전의 연설을 녹음해서 타 부대로 긴빠이친 것을 용서받을 수 있을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곽말풍 중령은 내심 안도하면서도, 자신과 같은 장성들이 이런 작전을 지원하는 것이 내심 걱정되었다. 그들은 해병이 아닌데다, 해병대 사령부에서 개입하지 말라 한 결정이니 그들에게도 좋은 후폭풍이 가지 않을 것임은 자명했다.
멀리서, 거대한 육군성채가 신호를 보내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신호기와 같은 불빛.
하지만 어떻게? 이 뒤에는…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공군성채였다.
"공군이 지금?! 따흐아앙!! 우린 이제 죽었어!!!"
공군성채에서 나온 닥노수 장군의 한 마디.
"해병 구조 작전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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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노수 장군은 공군출 병장에게서 받은 녹음 파일을 듣고 있었다.
"해병들이 구조를 하러 갔다. 인가…"
"장군님. 지금 부대 내에선 이참에 그 골칫거리 놈들을 일망타진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차피 사령부에서 버림받은 놈들인데 적당히…"
"…지금 뭐라고 했나?"
닥노수 장군의 의안이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그게 지금 같은 군인에게 할 소리인가, 공군출 병장?"
"하지만 저들은…"
"그럼 저들이 단지, 해병이라는 이유로 죽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공군출 병장?"
"…"
"자네 말이 틀리진 않네. 그들은 분명 해병대 내에서도 골칫거리. 우리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것도 사실."
"헌데, 그렇다고 해도… 같이 고생하는 군인 아닌가. 만약 황근출이, 황룡이 공군에 입대했다면 그대는 어찌 대했을 건가?"
공군출은 말이 없었다.
"참모총장님이 책임을 묻는다면, 내가 지시한 일이라고 하게."
적막만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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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 공군출 병장님. 모든 해병대원을 구조에 성공했습니다!"
"알겠다. 나도 그리로 가지."
"악! 공군출 병장님. 필승!"
"1q2w3e4r! 해병. 오랜만이군."
"현재 모든 해병들은 공군 필터가 적용되어 있으니 안심하고 만나셔도 됩니다! 악!"
그 자리엔 육군의 헐구호간 장군, 김야식 병장.
해병대의 곽말풍 중령, 황룡, 황근출 등등.
그리고 공군의 닥노수 장군, 공군출 병장 등. 다양한 인물들이 모였다.
닥노수 장군이 먼저 단상에 올랐다.
"우리는, 공군과 해병대라는 이유로 서로 싸워왔다. 그저 몇 십 년 전의 일이 시발점인데도 불구하고. 아마 앞으로도 우리들의 충돌은 드문드문 일어나겠지."
닥노수 장군이,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이게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미래가 될 우리 장병들이, 비록 징집되어 군대에 대한 불만이 쌓여갈지언정, 똑같이 징집된 전우들과는 싸우고, 반목하지 않았으면 하네."
곽말풍 중령이, 현재와 미래를 잇는 이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육군, 공군, 해군, 해병대로 각각 병과가 다를지언정, 모두 같은 군인이자 이 나라의 청년이니까 말일세."
헐구호간 장군이, 미래로 나아갈 이들에게 말했다.
그리곤, 황룡이 마지막으로 단상에 올랐다.
"아, 해병대 병장 황룡입니다. 반갑습니다."
모두들 숨죽이고 황룡에게 주목했다.
"우리들은 여태, 가장 의지해야할 전우를 괴롭히고, 학대하는 이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아마 이 중에는 그들에 의한 피해자들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황룡은 황근출을 바라보았다.
비록 지금은 모진 고문으로 과거의 기억을 봉인하고, 바보처럼 살고있는. 나의 동기.
황근출은 단상에서 연설하는 황룡을 바라보았다.
비록 지금의 그는, 그가 하는 말을 쉽게 이해할 순 없었지만. 고양되는 감정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현재로 넘어온 망령들이, 더 이상 우리를 망가뜨리게 두어선 안됩니다. 물론, 말 뿐인 변화로는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습니다."
"단기간에 바뀔 사안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거의 망령들은 우리의 변화를 저지하고, 막기 위해 힘쓰겠지요."
"우리는 최소한, 우리 대에서 변화하지 않더라도, 미래의 장병들을 위해 더욱 깨끗하고 안전한 군대를 물려줘야 합니다."
"전우를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우리는 해병대 뿐 아니라, 모든 군대를 바꿔야할 이유가 있습니다."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바뀌다보면 분명 훗날의 군대는 우리처럼 전우에게 총을 겨누는 그런 시궁창스러운 곳이 아닐 것입니다."
"정말 사소한 것이라도 좋습니다. 아주 천천히라도 좋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희생되는 장기말로서 남아있어선 안됩니다!!"
황룡의 연설이 끝나자, 일제히 모두가 환호했다.
분명 이 변화는 아주 느리게 진행될 것이다.
어쩌면 좌절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진 이들이 조금씩이라도 행동한다면.
분명 긴 시간이 지난 미래에는, 무언가 바뀌어 있을 것이다.
미래.
유일하게 정해진 의미와, 삶의 궁극적인 요구.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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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왕추, 김평걸 등의 전역한 해병들이 해병대 갤러리에서 똥글을 싸며 놀고 있다.
"아따 이 쓰글넘들 분탕질에 정신을 못차리는구마ㅋㅋㅋㅋ"
저벅 저벅
"여기인가, 황룡 병장님이 말씀하신 곳이?"
"악! 그렇습니다, 박철곤 해병님!"
투쾅!!! 문이 부숴지는 소리였다.
"으악 씨발 니들 뭐ㅇ… 철곤 아쎄이?"
변왕추였다.
"새끼… 분탕!!!!"
오늘은 돌아가면, 양질의 수육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공군까지 합세할 줄은 몰랐다...
해병이랑 공군 싸우는 이유도 솔직히 옛날 일이고, 이런 게 바로 암스트롱이 말한 "자기도 알지 못하는 이유로 하는 싸움" 아닐까 싶음.
ㅠㅠ
기합!
너무 감동적이야
ㄵ
기합!
기합
훈훈하다
올라가라!
소년만화의 클리셰: 최종전 때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료로 합류함
역해병문학 ㄷㄷ - dc App
라이라이언 일병과 하기 ㄷㄷ
씹기합
희화화 시동걸었네ㅋㅋㅋ
공군기지 저거 하이채리티 아니냐?
사람목숨걸리니까 오도해병새끼들도 정신차리고 육해공 협동으로 구조작전하는데 에휴 씨발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