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과 스토리를 쌓기 위한 프롤로그 편으로, 기존 MCU 멤버들과 해병문학적 묘사는 일체 등장하지 않고 단순 문학이나 그 이하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음.  다음 편에서부터는 진짜 기존 해병문학의 틀을 따라가므로 이 점 참고 바람*









"...이상으로 오늘자 실험 일지를 작성 완료함."



그는 축 처진 몸을 이끌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모금 될까 말까, 마시다 만 믹스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집어들고, 너무 오랜 시간 방치되어 에어컨의 냉기 속에서 차가워진 그 속의 내용물을 완전히 비웠다.


"위이이이이이잉..."


컴퓨터 역시 자신의 일이 끝났다는 듯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동시에 종료되었다.


"..."


컴퓨터는 정리했고, 이제 그는 실험에 쓰인 기구와 표본들을 정리해야 한다.


"집가고싶다..."


집에 가고 싶다는 그의 소망과는 달리, 그의 몸은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어지럽혀진 실험대를 정리해 나갔다. 그의 정신은 비몽사몽함에도 꽤나 빠르게, 익숙한 손놀림으로 실험대를 정리하고 있었다.


"달그닥 덜컥..."


"애취!"


"덜컥"


에어컨을 너무 오랜 시간 쐬고 있어서일까, 그는 살짝 몸이 으슬으슬함을 느꼈다.


"애취! 애취!"


너무 잦은 기침 때문에 그는 뚜껑 하나가 열린 줄도 모르고 그대로 물품을 제자리에 갖다놓았다. 하지만 이로써 모든 정리는 끝났다.


"교수님, 저 들어가겠습니다."


"수고했다."


피곤함을 온 몸으로 표현하며 걸어 나오는 그, 그 순간 그는 자기 자신 스스로를 좀비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삐빅!"


그는 익숙하다는 듯 계단을 걸어내려갔다.


"지금 **역 방향으로 가는 내선순환 열차가..."


늘 그래왔듯, 2호선 순환선에 몸을 싣는다.


지하철이 가는 동안 기다리며 그에 대해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그의 이름은 이다현, 조금 혼잣말이 많다는 점을 빼면 반도의 흔한 대학원생이다. 늘상 피곤에 쩔어 사는...


출신지는 포항이며,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평범하게 살았다. 생물학에 관심이 있었고 그 관심이 지금의 생활을 만들었다. 가끔씩 그 생활에 불만을 가지지만, 이를 제외하면 그가 바라던 생활이기에 딱히 큰 불만을 가지지는 않았다.


"이번 역은 **역,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역사를 걸어 올라가는 이다현, 역사에서 나오자 마자 고온다습한 공기가 그를 반긴다.


"참자 조금만 더 가면 자취방이니깐..."


그는 금방이라도 녹아내릴 것만 같은 기분을 녹이며 자취방으로 갔다.


"끼이이익"


문을 열자, 침대가 눈에 들어온다. 그는 짐만 대충 내려놓고 침대에 바로 누워 잠을 청한다.


"내일 일찍 일어나서 씻지 뭐..."


그는 눈을 감았다. 그는 내일 아침 일찍 자신의 고향, 포항에 갈 생각이였다. 너무 피곤해서였을까, 카페인이 몸에 들어와 있는데도 상당히 빨리 잠에 빠졌다.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대충 씻고 짐을 챙겨 자취방을 나온다. 기차 시간표에 맞지 않게 조금 늦게 일어난 것이 문제라면 문제.


"시간 조금 애매한데..."


그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골목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나오자 마자 익숙한 엔진 소리가 들린다.


"다행이다 버스 바로 오네"


소망대로 버스가 빨리 와 주었다. 그는 교통카드를 찍고 버스에 올라탄다. 기차를 타러 가는 내내 한번 교통카드 인식음이 더 들렸다. 몇번의 환승 안내음도 들렸다.


"뭐이리 추워... 콜록콜록"



감기 기운이 있는 그에게 오늘따라 1호선 내는 유난히 춥게도 느껴졌다.


"이번 역은 서울역, 지하서울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제법 익숙한 길찾기 솜씨로 승강장을 찾으러 나선다. 기차 출발 10분 전이였다.


"조금 목마른데 편의점에서 물이라도 사와야겠다"


제빠른 걸음으로 움직이면서도 편의점에서 사온 생수의 뚜껑을 연다. 이상하리만큼 목이 너무 말라, 뚜껑을 열자 마자 물을 목 속으로 들이붓는다.


"꿀꺽꿀꺽... 애취!"


사방으로 생수와 그의 침이 섞인 무언가가 흩어진다. 물을 너무 급하게 마셔 사래에 걸린 것이였다.


"아이 씨... 애취!"


사래에 심하게 걸렸는지 좀처럼 기침이 끊기지 않았다. 그래도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며 그는 승강장을 찾으러 다녔다.


"*시 **분에 포항으로 가는 KTX ****를 이용할 고객께서는 타는곳 *번으로..."


잠시 후 그는 열차에 탑승했다. 사람들로 붐비는 서울역보다는 확실히 조용해진 차내. 창문으로 바깥을 보고 있자니 다른 세계 같았다. 이내 문이 닫히고, 열차는 출발했다.


"일찍 나왔으니 잠이나 좀 자야겠다"


그는 앉자마자 잠에 들었다. 그가 자는동안 열차는 여러 도시나 생활권들의 외곽이나 중심부를 질주한다. 중간중간 잠시 서기도 하며, 목적지인 포항역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우리 열차는 잠시 후, 마지막역인 포항역에 도착합니다. 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다음 편 [해병 좀비, 아아 세상의 멸망이여!(1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