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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먼저 간 어떤 나의 해병은 수시로 나에게 속삭이고 있다.

월남의 그 작열하는 포탄에 가지가 다 잘려나가고 없는 고목나무 아래서 부비츄랩으로 인하여 역시 아랫도리가 다 달아나고 없는 몸뚱이로 피를 쏟으면서 지금도 간절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수십 년도 더 지난 지금도 간절한 목소리로 나에게 속삭이고 있는 것이다.

메드백을 기다리는 동안의 그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게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의 모든 시간에 해당되는 것이기도 하다.

“소대장님 내가 귀국해서 살아남는다면 아무래도 자지는 있어야 겠지요? 찾아서 철사 줄에라도 매달아 주십시오. 봉합이라도 될 수 있을지 혹 압니까?”

그러면서 펄펄 날기라도 할 듯 금방 전까지만 해도 생생하던 그가 힘없이 무너져 주저앉은 체 내뱉듯이 중얼거리던 말,

“씨-팔, 월남전엔 정말 장사 없네요. 내가 (부비츄랩을) 밟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간절한 눈으로 찾아달라던 성기를 쏟아지는 눈물을 이 악물고 참아가며 구석구석 찾았으나 이미 그것은 월남 땅 그 어디에도 없는 것이었다.

아무리 찾아도 아무데도 없을 그 흔적 없이 분해된 성기는 어쩌면 황당하게 당할 수밖에 없었던, 어떤 명분으로도 이유가 될 수 없는 전쟁이라는 괴물의, 전쟁 끝이면 당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는 자유, 평화라는 이름의 허깨비였던 것이다.

아니, 이미 흔적조차 없이 분해 되었다는 것을 번연히 알고 있으면서도 부지런히 찾는 흉내라도 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를 악물어도 참을 수 없이 쏟아지는 분노와 울분의 눈물을 감추기 위한, 명분 없는 전쟁에대한, 그럼에도 아까운 젊은 피를 흘려야 하는 안타까운 몸부림을 감추기 위한 헛된 몸짓이 아니었을까.

우리는 우리의 젊음을 다 바쳤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사상자를 남겨두고 월남전은 끝났다.

아니, 아직 아니다. 아직 월남전은 끝난 것이 아니다.

그대는 무엇을 위하여 피를 흘리는가? 中, 강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