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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추운 겨울날의 새벽 두 시, 나는 불침번을 서고 있었다. 생활관 안도 추웠고 어두운데 복도에 나 혼자여서 무섭기까지 했다. 나는 전우들의 코 고는 소리와 저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에 의존해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여기서 자면 난 해병이 아니다!’




하지만, 얼마나 지났을까 슬슬 잠이 오기 시작했다. 나는 해병정신을 되새기며 어떻게든 깨 볼려고 노력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무겁기만 한 눈꺼풀이 자꾸만 아래로 내려왔다.




‘씨발.. 존나 졸리네..’




그때였다.




“아쎄이.”




“우왁 씨ㅂ..!”




갑자기 뒤에서 누가 날 불렀고, 좆 빠지게 놀란 나는 그만 욕을 하며 소리를 질러 버렸다. 아뿔싸, 좆됐다! 그는 하필 이 부대 최고의 오도기합짜세 해병들 중 하나였던 ‘빠따’ 해병님이었다.




“죄송합니다!!”




“새끼 기열! 전우들이 깨면 어떡할려고 소리를 지르냐!”




“그게.. 너무 놀라서 그랬습니다”




“다행히 아무도 안 깼군. 그런데 자네 얼굴에 졸려 죽겠다고 써 있네”




“예?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괜찮다! 나도 아쎄이 때는 졸고 그랬으니.. 잠깐 따라오도록!”




“어.. 넵!”




나는 갑자기 따라오라며 생활관 밖으로 나가는 그를 따라갔다. 그는 생활관 앞 평상 위에 걸터앉았다.




“이렇게 나와도 됩니까?”




“아, 비밀인데, 사실 CCTV(Cibal Cibal Tlqkf Vision) 해병이 잘 감시하고 있으니 안심해라”




“..?”




“놀랐지? 불침번은 해병혼을 키우기 위한 해병훈련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 거였군요”




“이리 와 앉아라. 잠 깨는 데에는 이야기가 최고다”




나는 그의 옆에 앉았다. 요즘 잘 지냈는지, 전우들과의 관계나 훈련은 또 어떤지.. 한참을 얘기하다가 이야깃거리가 다 떨어지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우리 둘 다 하늘의 별만 올려다 볼 뿐이었다. 그러다 그가 먼저 말을 꺼냈다.




“자네.. 해병대에 입대하기 전에는 뭐 했냐?”




“그냥 대학생이었는데, 민간 사회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자진입대 했습니다”




“오, 그래? 뭐 때문인가?”




“어릴 때부터 학교폭력에 시달려서..”




“…그래, 안타깝군. 이제 내 차례인가? 질문 하나 해 봐라, 아무거나”




“어….. 빠따 해병님은 왜 해병식 이름이 ‘빠따’십니까?”




“흠… 그렇다면 나도 과거 이야기를 해야겠지?”




그가 뭔가 진지한 이야기를 하려는지 자세를 고쳐 앉았다.




“나는 이름이 없었다”




“네?”




“태어나자마자 버려져서, 보육원에서 컸었어”




팔각모 아래, 짙게 그림자 진 그의 눈빛이 약간 슬퍼 보였다.




“그렇게 불우하게 크다가 일곱 살이었나? 어느 날 해변가로 놀러 갔었다. 보육원이 포항시에 있었거든. 아무튼 나는 그때 우연히 훈련 중이었던 해병대를 마주쳤고, 난 바다와 해병을 동경하게 됐었지”




“아…”




“그래서 성과 이름조차 없던 나는 스스로를 바다라고 이름지었고, 그게 해병식으로 빠따라고 바뀐 거다”




“….”




그렇게 슬픈 이야기일 줄은 몰랐었다. 나는 말없이 발 아래만 쳐다보았다.





“미안, 너무 슬픈 이야기였나?”




그가 눈치챘다.




“아, 아닙니다! 그래서 해병대에 자진입대하신 거 아닙니까? 너무 감동적인데요!”




그가 흐뭇한 듯 나를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우리는 다시 별들을 올려다보았다.




“저기, 저 별자리 있잖냐”




빠따 해병님이 밝고 붉은 별들로 이루어진 별자리를 가리켰다.




“저게, ‘포신자리’라고 해서 보면 전우애에 빠진다는 전설이 있는 별자리다”




“저 긴 형태의 별자리 말입니까?”




“그래. 한번에 알아보았구나”




그 순간, 나는 그를 돌아보았고, 그와 눈이 마주쳤다. 우리 둘 다 놀라 얼굴이 빨개졌다. 나의 심장도, 그의 심장도 터질 듯 쿵쾅거렸다. 하늘의 별빛이 불꽃놀이처럼 터지는 듯 했다. 별자리에 얽힌 전설이 맞았다. 그때의 그 감정은, 틀림없는 전우애였다.




나는 그와 나누었던 사랑을 절대로 잊지 못한다. 아니, 잊지 않을 것이다.




그 새벽의 분위기에 달아오른 우리는 애틋하게 전우애를 나누었었다. 나는 그에게 내 뒤쪽을 들이밀었고, 그는 그의 앞쪽을 내 전우애구멍에 밀어넣었다. 우리는 서로의 거칠지만 부드러운 입술을 맞추며, 한쪽은 넣고 한쪽은 받아들였다. 나의 장벽의 세포 하나하나가 그의 포신을 감싸며 맛보았다. 짜장이 윤활제 역할을 해 느낌이 더욱 좋았다.




‘퍽! 퍽!’




“따흑.. 따흐흑…”




‘퓻! 퓨퓻!




“따흑… 아아….”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따뜻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정신이 아득해질 때까지 전우애를 나누었다. 몇 시간 동안 전우애를 나눈 뒤, 우리는 둘 다 깊은 쾌락과 서로에 대한 애정을 느끼며 실신했다. 눈이 감기기 직전, 그 별자리가 보였다. 포신자리라니, 이름 한번 기합차다.




무튼 내 그날의 기억은 여기까지이다. 다음날,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발기찬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와 나는 평소처럼, 아니, 약간 더 친해졌고 잘 지냈었다.




추운 겨울마저 따뜻하게 만들던 포신자리의 추억이여! 그것은 나의 영원히 기억될 따뜻한 추억으로 전역한 지금도 내 가슴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전역 후 아쉽게도 나는 그와 연락이 닿지 못했다. 하지만 괜찮았다. 그 날 실신하기 직전, 내가 마지막으로 들었던, 그가 내 포신을 감싸쥐며 해줬던 그 말. 그 말 한 마디가 나를 지금까지 살게 해 주었다. 지나간 후회들도 잊게 해 주었다.





정말로 심플한 말 한 마디였지만, 내겐 그 어떤 명언보다도 더 힘이 되는 말 한 마디, 그 말은 바로




“힘을 내!”




였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