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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똥을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결코 이것이 짜장이라고는 못 할 텐데 말이야.

못 믿겠다면 상상해봐. 기름기가 흐르는 짜장소스를 바닥에 문질렀을 때와, 똥을 바닥에 문질렀을 때의 차이점. 짜장소스는 구냥 미끄러지지만, 똥은 마치 녹아서 이리저리 휘어지는 초콜릿같이 바닥에 자국을 남기지.

이제 감이 와? 만약 이래도 감이 안 온다면...
공중화장실을 떠올려보자. 보통 사소한것까지 신경쓰며 건강 챙기려는 사람이 아니면 자기 똥을 굳이 확인하면서 살지 않으니까, 보통 그 좆같음을 마주하는 곳은 공중화장실의 어딘가겠지.

공중화장실의 좆같은 점은 그 예측 불가능성에 있다고들 하지만, 진짜는 달라. 운이 충분히 좋기만 하다면야, 아마 깨끗한 변기를 보게 되겠지. 그런데, 약하게 신호가 와서 공중화장실 문을 하나하나 열어볼 때, 그 결과가 항상 안도감만을 주는 게 아니라는걸 다들 알고 있을거야.

첫 번째 문을 열었더니, 변기 뚜껑은 열려있고 약한 누런 끼가 드는 물이 고여있어. 휴지 조각들이 조금 떠다니고. 이 정도 수준의 좆같음을 견딜 수 있을까? 아니면 옆 문을 여는 리스크를 감수할래?

만약 네가 2번째 문을 선택하는 모험을 하기로 했다면, 더욱더 재미있어지지. 물론, 하얗고 깨끗한 변기가 나와서 네게 안도감을 줄 수도 있어. 하지만, 인생이란, 특히 좆같음이란 항상 예측 불능에, 상상을 뛰어넘지.

휴지통은 이미 넘쳐서, 갈색이 간간히 보이는 휴지가 널브러져있고, 이외에도 휴지 쪼가리로 엉망진창이 되어있어. 가장 중요한 변기에는... 갈색은 아니지만, 이게 뭐지? 소화액과 뒤섞인, 완벽히 소화되지 못하고 나와버린듯한 그 참혹한 음식의 시체가, 묽은 아이보리색을 배경으로, 허무하다는 듯 떠다니고 있어.

아마 2번째 변기도 그리 달갑지는 않겠지. 차라리 1번째가 나을거라고. 그런데 한 번 더 해보자고. 매몰비용이라는게 있잖아? 3번째 변기가 깨끗하다면, 그래도 괜찮을거야. 2번째 변기를 본 순간, 그 광경이 뇌리에 박혀서 지워지기는 힘들거야. 그래도 3번째 변기에서 안식을 찾을수야 있다면 다른 변기를 보기로 한 그 선택은 틀리지 않은게 되잖아.

3번째는 변기 커버가 닫혀있네. 자. 슈뢰딩거의 변기야. 아직 1번째 변기로 돌아간다는 선택지가 있어. 네가 이걸 굳이 열어 "관측" 함으로써, 그 변기의 상태는 결정되지. 만일 슈뢰딩거의 죽은 고양이를 보게 된다면, 아마 고양이의 죽은 모습이 참혹해서, 불쌍해서 며칠동안 그 불쌍한 고양이의 모습이 머릿속을 떠돌겠지. 하지만 단순히 그 상자를 열어보지 않는 것 만으로도, 그 고양이는 죽은 것이 아니고, 다만 중첩 상태에 놓이게 되는거야. 고양이를 살린거나 마찬가지야.

자 이제 너의 차례야. 중첩상태의 변기를 내버려둘지, 아니면 도박을 해볼지. 애석하게도, 여기까지 왔다면 도박을 해보겠다는 생각이 이미 머릿속에 있을거야. 경계심 반, 기대감 반으로 변기 커버를 열어보자고.

탁하고 진한,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국물이 변기의 끝까지 아슬아슬하게 차있어. 변기 시트는 이미 오염되어있고, 커버에도 그 좆같음의 액기스가 튀어있어. 국물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려가지 못했던 덩어리와 찌꺼기, 건더기들이 높은 엔트로피를 가지고 떠다니고 있어.

그래. 이제 너는 다시 1번째 변기로 돌아가, 그 노란색을 없애기 위해 물을 내리고 앉았어. 하지만 도대체 얻은게 뭐지? 그 좆같음을 두 눈으로 본 순간부터, 너는 거기서 벗어날 수 없어. 언젠가 군대 부조리의 일환으로, 저런 변기 물을 마시게 한 일이 있었다는걸 기억해낸 너는, 어느새 3번째 변기의 그 똥국물을 가득 마셔내는 상상을 하지. 트럭에 치여서 이세계로 간다는 허무맹랑한 소리보다, 이게 현실에 더 가까운 상상이라고.

그런데, 아주 재미있는 생각으로 이어지는걸 막기는 힘들거야. 이를테면, 그 똥국물이 청국장이나 핫초코, 혹은 아메리카노를 연상시키지 않아?

지금까지의 상상은 어땠어? 아마도 여간 좆같음을 참기 힘들었을거야. 괜찮아. 거의 다왔어.

전술한 공중화장실의 좆같은 점, 눈치챘어? 그래. 깨끗한 변기. 그 이상도 이하도 바라지 않았지만, 끔찍해지려면 어디까지 끔찍해질 수 있을까. 좆같음에는 끝이 없어. 그게 핵심이야.

아까와 같은 상황이지만, 이번에는 설사야. 평소의 묵직한 느낌과는 다르게, 무언가 흐르는 듯한 느낌. 거기에 선택지를 없애보자고. 1번과 2번 변기는 누군가가 쓰고 있어. 3번 변기는... 그래. 아까와 같아. 3번이라도 써야 한다는 선택지? 글쎄다. 3번 변기에 앉는 것 만으로도 변기 시트의 똥국물을 피부로 흡수하겠다는 것이며, 넘쳐흐르기 직전의 똥국물은 무언가를 배출할때마다 이리저리 튀겨댈거야. 또 똥은 어떻게 닦게? 만약 변기 안쪽으로 손을 넣어서 닦는 방법을 사용한다면, 여간 역겨운 일이 아닐거야. 분명 "퐁당" 하는 소리가 날테지. 그리고 좆됨을 네 신체의 말단에서 느낄거야.

하지만 설사의 문제점은, 참기 더 힘들다는 거지. 아마 1번 혹은 2번 변기가 열릴때까지 기다리는동안, 흘러내리기 시작할걸? 그리고 무언가 "뷰릇" 하는게 느껴진 순간, 되돌릴 수 없다는걸 깨닫게 될거야. 그 이후로는, 아마 적당한 모텔이라도 찾던가. 아무튼 샤워 시설이 있는 곳이 필요할거야.

바지를 여는 순간, 너는 보게 될거야. 그것도 다리로 흘러내리는 그걸. 자 이제 생각해보자고. 물론 생각이라는건 자유야. 짜장소스처럼 느껴질 수도 있기야 하겠지.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메밀전병, 떡갈비, 된장, 청국장, 녹은 초콜릿, 도토리묵, 간장게장.......

그래. 똥이 짜장처럼 보이지 않는다는걸 이야기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야. 이제 상상은 끝났어. 그 똥들을 이제 떠올리지 말아봐. 전력을 다해. 잊어버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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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절대 안되지. 원래 사람은 의식해서 잊어버리려고 하는것만큼 빠르게 기억하는게 없어. 이 글을 읽었다면, 머릿속에 똥에 대한 상상이 박힐거라고.

그리고, 군대 부조리에서 누군가가 그 똥국물을 먹는 상상.

자. 아마 해병대 갤러리에 왔다면, 온갖 배설물을 좋다고 먹는 해병들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있겠지. 그래. 넌 좆된거야.

이 글때문에 머릿속에 심어진 그 똥오줌의 이미지.

네 머릿속의 해병이 네 머릿속의 똥오줌을 게걸스레 먹는거야.

1번째 변기의 오줌을 마셔대며, 2번째 변기의 토사물을 마셔대며, 3번째 변기의 똥국물을 마셔대며.....

똥이 어떤 음식처럼 생겼느냐, 는 사실 중요하지 않아. 네가 무엇을 상상했든, 해병이 그걸 먹어버릴테니까. 너는 똥오줌에 대한 상상을 멈출수가 없어. 그리고 머릿속의 해병은 상상속의 똥오줌을 먹어치우고, 너는 해병이 그 똥오줌을 먹어치우는 더러운 모습을 상상하고.....

반복이지. 무한반복. 다른 집중할 무언가로 잠깐 정신을 돌려서 멈출수야 있겠지만, 화장실을 갈때마다 생각날거야.

언젠가 해병이 너무 많이 먹어치워서, 자라나고 더 자라나서..


언젠가 똥오줌을 음식물에 대입하는 상상이 더 잦아지고...


짜장, 메밀전병, 떡갈비, 된장, 청국장, 녹은 초콜릿, 도토리묵, 간장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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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 메밀전병, 떡갈비, 된장, 청국장, 녹은 초콜릿, 도토리묵, 간장게장, 낫토, 불고기, 장조림, 아메리카노, 핫초코, 그리고 똥국물을 마시는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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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한다 아쎄이.


머릿속의 해병이 너를 잠식하는데 성공한 것 같군....


1q2w3e4r!의 "정신적 자진입대 플랜"이 이렇게 잘 먹혀들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