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씨발좆같이 더운 한 여름날 밤의 일이었다.




내 이름은 우동대, 나는 뺨에 큰 화상 흉터가 있어서 항상 가면을 쓰고 다닌다. 참고로 난 군악병이다.




그날 나는 힘든 훈련을 마치고 가장 먼저 생활관으로 돌아와 혼자 취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생활관 문이 벌컥 열리더니, 선임 한 명이 썅내를 풍기며 들어왔다.




“야 이 씨발련아!!!”




좆됐다. 하필이면 그 악명 높은 선임 김팔쩍 해병이었다. 아쎄이들만 골라서 괴롭힌다는 놈이었다.




“악! 김 해병님! 무슨 일이십니까!!”




“너 내가 내 군화 똑바로 닦아놓으라고 했지 않았냐!!”




놈이 자신의 군화를 들이밀며 말했다. 군화가 확실히 더럽긴 했다. 근데 애초에 나한테 군화를 닦아 놓으라고 한 적은 없었다. 이런 씨발, 잘못 걸렸구나!




“악! 깜빡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새끼가.. 누가 선임 말을 깜빡하래? 그리고, 그 좆같은 가면 좀 쳐 벗어!!!”




나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반복하지 못했고, 김팔쩍은 생활관 문을 걸어잠근 뒤 나를 생활관 구석으로 몰아넣고 각목으로 나를 황룡 패듯 구타했다. 그리고는




“야”




“…ㄴ.. 에”




“이거, 군화에 묻은 흙먼지 말이야”




“네..”




“처먹어라”




라고 말하며 내 가면을 찢어버렸다.




“….”




“새끼가.. 무시하냐? 왜 대답이 없어!”




‘씨발…’




그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단단히 잠가 둔 문이 부서지며 누군가 들어왔다. 나와 선임 둘 다 좆빠질 만큼 놀란 채 뒤돌아보았다. 싱쾌찰 해병님이셨다. 그분은 싸가를 정말 좋아해서 이름을 ‘Sing’쾌찰으로 했다는 그런 기합찬 해병님이셨다.




“김팔쩍 해병!!!!!!!!”




그가 소리쳤다. 그 천둥같은 소리에 운동장을 뛰던 아쎄이들 6974명이 저 멀리 빨알라로 역돌격해버렸지만, 그건 그닥 중요하지않았다.




“악! 무슨 일로 오셨는지에 대해 여쭤봐도 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는 것인지가 궁금한지에 대해 여쭤봐도 본 해병이 수육이나 기타 해병푸드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가 궁금한지가 기합찬지 기열스러운지 궁금해해도 되는지에 대해 질문드려도 되겠습니까!”




“새끼 기열!!!! 내가 아쎄이들 괴롭히지 말라고 했지 않았냐!!!!!!”




“저, 그게 괴롭힌 게 아니라.. 끼에에에엑!!”




싱쾌찰 해병님께서 상어처럼 역역돌격해 김팔쩍을 번쩍 들어 바닥에 사뿐히 내리꽃으셨다.




‘쾅!’




그 광경에 나는 놀라면서도 통쾌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놈을 신나게 패던 그가 이내 구타를 멈추고는 내게 다가왔다.




“아쎄이, 괜찮나?”




“악! 괜찮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전혀 안 괜찮아 보이는군! 좋다! 당장 따라오도록!”




“네?”




“따라오라니까!”




“아.. 넵!”




나는 싱쾌찰 해병님과 함께 생활관을 나가 복도 깊숙한 곳 어디론가로 갔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그곳은 의무실이었다.




“들어와서 편히 앉던지 눕던지 해라”




“악! 감사합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탁자, 의자들과 침대가 보였다. 나는 아무래도 이 정도 맞은 거 가지고 선임 앞에서 눕긴 좀 그래서 탁자 앞 의자에 앉았다. 온몸이 개좆같이 욱신거렸지만 참았다.




“누워도 된다니까”




“괜찮습니다”




“허허, 기합차군! 자, 어디 보자..”




쾌찰 해병님께서 내 옷을 벗기시더니 전우애.. 아니, 온몸의 멍이 든 곳들과 타박상들을 확인하셨고, 약상자에서 소독약과 연고를 꺼내 치료해주셨다. 따끔했지만 그의 손길이 따뜻해 많이 아프지는 않았다. 그가 순식간에 망가진 가면도 고쳐주었다. 그의 손재주는 가히 만능이었다.




“….”




“녀석.. 많이 아팠겠구나”




“악! 아닙니다! 하나도 안 아픕니다!!”




“그러냐..”




해병님께서 내가 기특한 듯 웃으시며 나를 쳐다보시고는




“자, 다 됐다! 잠깐 있어라”




라고 하시며 또 어디론가 가셨다.




잠시 후,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그리고 싱 해병님께서 웬 냄비를 들고 돌아오셨다. 해물라면이었다. 엥? 해병푸드가 아니네? 그는 의무실 탁자 위에 냄비와 각개빤쓰에 챙겨온 접시 두 개, 젓가락 두 쌍을 세팅하고는 풀썩 앉았다.




“자, 야식이다! 어서 먹자!”




“… 해병푸드가 아닌데요..?”




“아니, 해병푸드 맞다! 들어간 해물들이 크라켄 같은 기합찬 것들이거든. 암튼 맛있게 먹도록!”




“악! 고맙습니다!!”




오랜만에 맡아 보는 그나마 정상적인 음식 냄새에 환장한 나는 걸신이라도 들린 듯 라면과 국물, 해물들을 먹어치웠다. 통통한 크라켄 다리가 특히 맛있었다. 해병대에 입대한 뒤로 이렇게 내게 잘해 준 해병은 싱쾌찰 해병님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감동한 나는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물을 흘리며 라면을 먹었다.




“너.. 우냐?”




“따흙.. 후루룹! 후룹! 딿.. 너무 맛있어서 그렇습니다!”




“허허, 그러냐”




그 순간 나는 그동안 참았던 감정이 북받쳐 올랐고, 나는 각개빤쓰를 내린 채 그에게 달려가 입을 맟추었다. 싱쾌찰 해병님은 약간 당황한 듯 했다가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셨고, 그 또한 빤쓰를 내리고는 내 둔덕을 움켜쥐고 나와 함께 진한 전우애를 나누기 시작했다.




‘퍽! 퍽’




“따흐흑..”




눈앞이 눈물로 흐려졌다. 뒤쪽에서부터 파도 같은 전율과 뜨거운 올챙이크림이 밀려왔다. 나는 그렇게, 깊고 순수한 사랑, 전우애에 빠졌다. 우리의 혀와 혀 사이 그리고 포신과 구멍 사이의 반짝이는 흔들다리, 그것이 그새 친해진 우리를 상징하는 듯 했다.












전우애가 끝난 후 우리는 말없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아쎄이”




그가 침묵을 깼다.




“넵!”




“좋아하는 노래 같은 거 있나?”




“딱히 없습니다”




“여기, 이거”




싱 해병님이 각개빤쓰에서 조그만 MP3와 이어폰을 꺼내 내게 주셨다.




“..MP3입니까?”




“거기 좋은 노래들 많이 들어 있으니까, 자유시간에 한 번 들어봐라”




“악! 감사합니다!”




“그래, 그리고 지금 힘들더라도, 힘든 일들은 시간이 치료해 주게 되어 있다. 언젠가, 너는 반드시 웃으며 지나간 일이라고 할 거야. 그러니 힘을 내고, 이만 취침하도록!”




“넵!”




“아! 잠깐, 근데 자네 이름이 뭐지?”




“우동대라고 합니다!”




“혹시 아직 해병 이름이 없는가?”




“악! 그렇습니다!”




“그럼, 자네가 군악병이니, ‘우’ 리‘동’네싸가‘대’장.. 어떤가?”




“오오! 좋습니다!”




“허허, 그래라”




“악! 저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내일 보자!”














며칠 후 쉬는 시간, 생활관이었다. 난 그 MP3가 생각나 MP3를 꺼내 이어폰을 꽂고 틀었다.




‘(드럼 소리) 라~젠~카~, 세이브 어스~’




어? 익숙한 드럼 소리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노래는! 어릴 때의 추억이 되살아났다. 넥스트의 <Lazenca, Save Us>였다. 다른 추억의 노래들도 떠올랐다. 아아! 어린 시절의 이 노래를 들으려고 꾸역꾸역 라젠카를 보던 그 아련한 기억이여!




그렇게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듣노라니 싱쾌찰 해병님과 그날 먹었던 해물라면의 문어 다리가 떠올라, 나는 가면의 입 부분에 문어 다리를 만들어 붙였다. 꽤나 오도짜세스러웠다. 그리고 69.74892일 후, 나는 오도해병으로 등극하고 군악병들에게 ‘복면싸왕’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게 되니,




그것이 바로 나, 전설적인 군악병, ‘우 리동네싸가대장’ 해병의 탄생이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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