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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이 체스터에 들어간지 5일 차.

한 밤중의 어둠을 틈타 한 인영이 체스터로 다가가고 있었다.

해병대 활동복을 입고있는 초로의 서양인 조지 딕슨 조 해병이었다.

"서전트 황 드래곤... 무사합니까? 먹을거 챙겨왔습니다."
"...조지 아저씨...? 여긴 어떻게 왔데요...? 저 눈까리인지 눈을감자인지... 그 새끼 있을건데..."

황룡의 목소리에는 기운이 없었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나타나서인지 황룡은 계속 말을 이어나간다.

"조지 아저씨... 아들내미가 밥은 잘 챙겨 줘요...? 걔도 애가 맛이 갔던데... 막 똥먹이고 좆게이짓 하진 않고요...?"
"...오... 서전트 황 드래곤... 아임 쏘 쏘리... but, He is my son... 내 아들 입니다... my son 서킨 구하고 싶었습니다..."

조딕조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했던 행동, 황룡이 저지르려 했던 행동을 곽말풍 중령에게 보고한 일련의 일들에 대해 황룡에게 용서를 빌고 있었다.

자신의 행동에 의한 결과로 황룡이 체스터에 갇혔지만, 오히려 황룡이 그런 조딕조 자신과 아들을 걱정해주는 모습에 마음이 찔려 울컥한 듯 하였다.

"조지 아저씨... 미안한게 아니고... 당연한거에요... 미쳐도 아들놈인데... 아들내미가 잘못하면 미친 놈들에게 총맞게 생겼는데... 가만히 있으면 그게 어떻게 아버지에요..."
"으흑... 정말 쏘리 합니다..."

황룡은 아들을 걱정하는 조딕조의 모습에 문득 수송부의 무톤듀오가 떠올랐다.

자기들의 아들 기수가 들어왔다는 소식에 신이났었던 그들의 모습이 기억났다.






외부의 민간인들을 상대로 '자진입대' 및 '자진기부'를 받지 않는것을 조건으로 상급 부대에서 해병성채로 다시 신병들을 보충해주기로 합의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자진입대'가 아니라 교육훈련과정을 제대로 마친, 실무배치를 통해 다시 새 아쎄이가 들어왔다.

새 아쎄이는 뭔가 자기가 알고있는 군대와는 한참 동떨어진 부대의 모습에 어리둥절 하면서도 긴장은 되는지 생활관에 각을 잡고 앉아있었다.

솔직한 이야기로 곱상하고 한편으론 계집같이 생긴 외모탓에 처음에는 달갑지 않게 보는 해병들도 있었고 황근출도 내심 처음에는 그를 탐탁치 않게 여겼었다.

몰론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었다.

"이보게 톤정이! 이 아쎄이 말일세. 왠지 자네 아쎄이 시절과 닮지 않았나?!"
"모칠이. 난 흘러빠진 그 때의 기억은 떠올리고싶진 않네."
"어쨌든 우리의 아들 기수이니 우리가 잘 이끌어야하지 않겠는가?! 아쎄이! 자네의 이름은 무엇인가?!"

"악! 이병 김민준! 본 부대에 전입을 오게되어 영광이란것을 보고드리는것을..............................허락받아도 되겠습니까?!"

외모와는 달리 우렁찬 목소리와 기합찬 중첩의문문의 사용까지.

그를 고깝게 여기는 듯 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되었고, 그를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던 황근출도 흥미가 동한 눈빛으로 김민준을 쳐다보았다.

김민준은 나약한 자신의 모습을 바꾸고싶어 해병대를 '선택'했다는 당당한 포부를 밝혔고 황근출 이후 단 한방에 악기바리를 통과하고 2주 대기기간동안 익혀야 했던 싸가들도 실무배치된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서 모두 암기하는 기염을 토했다.

무톤듀오는 자랑스럽다는 듯 김민준을 바라보았고 황근출 역시 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끼... 기합! 총원 주목! 김민준 아쎄이를 앞으로 이 곳 포항 해병대를 이끌어나갈 차기 기합짜세로 정하겠다! 김민준 아쎄이는 2주 대기기간동안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 있게끔 배려하도록! 알겠나?!"
""악!""

"악! 황근출 선임 해병님! 감사드리는것을 요청하는것을..."

새 아쎄이의 등장으로 간만에 성채에는 웃음꽃이 피고 있었다.

그러나 생활관의 문 밖, 황룡은 그 광경을 무미건조한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황룡이 기수열외당한 이후, 황근출에게서 부여받은 보직은 대대본부 CP병 겸 분대장.

말이 좋아 보직이지 일과시간동안 허름한 오두막에서 곽말풍과 함께 지내며 나물을 캐고 그걸 팔아 부대 운영비를 충당하는, 사실상 노예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는 것이었다.

그나마 분대장이라는 직책에서 보듯 그와 같이 해병대에 적응하지 못해 기수열외된 속칭 기열 해병들의 우두머리 노릇정도는 할 수 있게 해준것이 황근출이 배려 아닌 배려였다.

황근출의 정신이 나갈듯한 대우에 점점 맛이 가기 시작한 황룡은 기행과 비행을 일삼기 시작했다.

허락도 받지 않고 외출을 하여(본인은 전 대대장 곽말풍 이병에게 허락을 받았다는 해병 개소리를 지껄였지만)흘러빠진 싸제 군장점에서 참새들의 전투복을 구해다가 입는가 하면 반쯤 방치되어 버려진 코인 노래방이라는 기열스러운 시설에서 공군가와 빨간 마후라 같은 금지곡을 부르거나 흘러빠진 아이돌 노래를 불렀으며, 흘러빠진 싸제 잡지들과 아이돌이 나오는 tv프로들을 시청하기도 했다.

하루는 씹통떡 해병이 갖고있던 기열스러운 책을 한 권 집어들고는 해병대를 모욕하는 발언까지 하였다.

"...프리큐어...? 으으... 동덕아, 넌 이런게 재밌냐?"
"악! 재밌지말입니다! 특히 나기ㅅ..."
"됐어 새꺄... 그래도 저 좆게이 새끼들 똥게이짓 쳐다보는 것 보다는 이 프리큐언지 뭔지가 더 낫겠지..."

이러한 행위들이 반복되자 내심, 어떻게든 그가 반성하고 정신을 차리기를 바랐던 황근출도 황룡에게 점점 지쳐가고 그런 황근출에게 황룡또한 점점 질려가기만 할 뿐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관계는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엇갈리고 악화되어가고만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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