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티포리원 디쎔버 쎄븐
(2023년 9월 29일)

추석을 맞아 시골에 간 나는 사촌형들과 벌초를 하러 뒷산에 갔다.

예초기로 잡초들을 제거하고 묘소를 샤기컷으로 정갈하게 다듬고 있는데 밑에서 '강강술래' 라는 소리가 들렸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뭐냐? 밑에서 강강술래 하는 건가?"

"요새도 저런 걸 하네. 전통문화보존 그런 거 아닌가?"

"근데 왜 남자 목소리만 들리냐 강강술래는 원래 여자들이 하지 않나?"

그런 대화를 주고받으며 잠시 쉬고 있었다.

그런데 강강술래를 하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거 같았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야 나 잠깐 소변좀 보고 올게"

그러고 큰형이 풀숲으로 갔다.

잠시 후

"읍! 읍!"

"뭐야? 형? 무슨일 있어?"

큰형이 갔던 풀숲에 가보니 강강술래무리가 큰형을 에워싸고 빙빙 돌며 큰형을 겁탈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무리들은 나체에 빨간속옷만 입고 있었다.

"잡히면 술래, 술래는 선임들의 전우애를 받아내야 한다"

우리는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바위 그늘 밑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바들바들 떨며 그들이 떠나기만을 기다렸다.

잠시 후 소리가 그쳐서 살짝 몸을 빼내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아무도 없길래 서둘러 내려가서 이 끔찍한 일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말벌이 쫓아올 때보다
멧돼지가 쫓아올 때보다
메갈년들이 쫓아올 때보다 더 빨리 뛰었다.

한참 달려 내려가는데 그림자 하나가 계속 옆에서 따라오는 거 같았다.

그리고 그림자에 부딪히자 '톤'하는 소리가 났다.

"톤?"

그리고 순식간에 빨간 속옷만 입은 남자들이 나를 에워싸고 빙빙 돌기 시작했다.

"강간술래... 강간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