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 생일 장난.
오도 해병들의 작전이 개시되는 거사날이 밝았다.
김포의 어느 해병부대.
뢰존도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고 한 무리의 오도해병들이 누군가를 제압해 누르고 있었다.
"필승! 병장 뢰존도. 마갈곤 해병 하사님께 보고드립니다. 당직 사령을 포함한 기열찐빠 해병들을 모두 제압했습니다. 이제 진입하셔도 좋습니다."
[남석룡 소위는?]
"진작 내보냈습니다. 지금쯤이면 여기서 한창 떨어진 장소에서 대민지원 활동중일겁니다."
[그래, 시간 맞춰 잘 해줬다. 수고 많았다.]
잠시 뒤, 어디선가 흰색 바탕에 붉은색 장식이 달린 수많은 차량들이 나타났고 위병들은 문을 열어 그들을 통과시켰다.
그 차에선 전국 각지에서 온 오도해병과 전우회 회원들이 차에서 내렸고 막사 정문에 도열해 있던 뢰존도와 오도 해병들이 그들에게 경례를 박았다.
오도 해병들의 뒷편에서 누군가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야, 이 미친 놈들아! 이게 지금 뭐하는 짓거리야!? 당장 이거 안풀어?!"
갑작스런 누군가의 호출을 받고 부대로 출근했던 대대장 유청용 중령이었다.
그들만이 아니라 같이 당직을 서고있던 장교들과 민간 출신들도 그들과 나란히 묶여있었고 기열 해병들도 휴식을 취하던 중 갑자기 끌려와 영문도 모른채 그들과 함께 묶여있어야했다.
그들을 본 마갈곤은 뢰존도에게 말했다.
"저 자들을 지하실에 가둬놓고 '전우애'를 실습시키도록."
"악! 알겠습니다!"
"뭐? 뭘 가르친다는거야?"
"우릴 어디로 데려가는거야 이 미친 놈들아! 당장 이거 풀라고!"
오도 해병들이 찐빠 해병들을 지하로 끌고갔고 잠시 뒤 지하실에선 비명소리와 '따흐흑!'같은 단말마가 흘러나왔다.
지구봉 원사가 마갈곤에게 물었다.
"그런데 갈곤이. 왜 하필 이 부대인가?"
"이 부대는 성희룡 사령관이 직접 창설한 부대입니다. 따라서 사령부나 각 사단 및 여단본부들을 제외하면 가장 중요도가 높은 부대들 중 하나인데다 외진 장소에 있으면서도 최신 장비들도 잘 갖춰져있고 각 해병 부대에 연락을 돌리기에도 용이합니다. 따라서 '해병대 내부'는 이 곳을 이용해 장악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해병대 외부'는..."
"우리 전우회의 몫이지. 우리 전우회는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다네."
"역시 선배님들이십니다. 하하하하하!"
마갈곤이 만족스러운 듯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한다.
"어찌 되었든 곧 성희룡 사령관이 유청용 중령의 가짜 보고를 받고 이곳으로 올겁니다.
그 때 성희룡 사령관을 제압합니다.
성희룡 사령관을 제압하고 나면 전국 각지의 다른 부대에도 연락을 돌려 부대를 장악합니다.
연휴라 기열 간부들은 거의 출근하지 않았을거라 왠만한 부대는 손쉽게 장악이 가능할겁니다.
그리고 연휴이니만큼 많은 간부들이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일터이니 그들의 집에 찾아가 '장난'을 치고 그들을 제압합니다.
성희룡 사령관이 저희에게 붙잡혀 있으면 동시다발적으로 이런 일들이 일어나도 쉽게 지휘체계를 발동시키지 못할겁니다.
그리고 전우회 선배님들께서는 통신업에 종사하시는 분들께 싸제 전화의 감청을 부탁드리고 바깥의 다른 선배님들께선 혹시 모를 찐빠 해병들의 동향을 살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러도록 하지."
"그러고 보니 지구봉 원사님. 주원식 사령부 주임원사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주원식 원사는 민간 출신 부사관이었고 성희룡 사령관의 개혁안에 동조하는 주요 인물들 중 하나였다.
따라서 마갈곤이 남석룡 다음으로 경계하는 인물이었다.
지구봉은 씩 웃으며 말했다.
"연휴라고 여행권 선물해서 해외로 보내버렸네. 놈이 돌아올 때 쯤이면 일이 끝나있을걸세. 이걸로 해병대 사령부도 사실상 공석상태나 다름없을거네."
"그나마 남석룡 소위보다는 다루기 쉬웠던 것 같아 다행입니다. 남석룡 소위도 그런게 먹혔다면 걱정하진 않았을건데..."
마갈곤은 이번 계획 최대의 난적 남석룡을 떠올렸다.
그는 분명 쉽게 져주지는 않으리라.
같은 시각, 김포 구석에 있는 어느 농가.
한 무리의 해병들이 과수원에서 한창 농사일을 거들고 있었다.
한 쪽 구석에선 남석룡이 목소리를 낮추고 한창 통화를 하고 있었다.
"사령관님, 정말이십니까?"
[그래. 얼마전에 해병대 전우회에서 전화가 왔어. 나에게도 대민지원 참여를 권하더구나. 서로 도움이 되기로 했으니 당연히 받아들였지. 일단 유청용 중령과 볼일이 있어서 너희 부대쪽에 잠깐 들렀다가 나도 그 쪽으로 갈 것 같구나.]
"오... 좀 있으면 여기 뒤집어지겠습니다. 하하!"
[이 녀석. 해병 생활 좀 하니까 이젠 농담도 늘었구나!]
"사실, 꼭 농담이라고는 볼 수 없지 않겠습니까?"
[어이구... 그래. 그것도 그렇긴 하지. 아무튼 나 간다고 알리면 안된다.]
"예, 조심히 오십시오. 필승!"
남석룡이 통화를 마칠 무렵, 과수원 주인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새참과 막걸리를 내왔다.
"너무 서두르지들 마시고, 이거 들면서 천천히들 해요."
"감사합니다 사장님! 잘 먹겠습니다!"
"해병대원들이라 그런가 기합과 짜세들이 넘치시네. 허허허!"
과수원 주인이 남석룡을 흡족하게 바라봤다.
해병들이 화기애애하게 모여 새참을 먹는다.
"자, 술 마시고싶은 사람들은 너무 많이 먹지는 말고, 건탄이랑 태섭이는 운전해야하니까 미안하지만 좀 참아줘. 소대장이 나중에 사줄게."
"에이, 소대장님 술도 안 드시면서 저희 대신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야, 이녀석들아. 난 군 면허 아직 못 땄어. 그냥 몰면 군사재판 행이야."
"에이, 오늘 연휴 첫날이라 쉬는날이었는데... 저희 그냥 차 갖고 도망쳐도 됩니까?"
"아이, 이것들이... 니들이 왜 따라나오나 했다. 알았어! 오늘 복귀하자마자 실컷 사줄게!"
남석룡은 부하들과 농담따먹기를 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지금은 김포쪽에 있는 부대에서만 모인 사람들 뿐이지만 곧 있으면 성희룡 사령관과 마갈곤 하사 등 다른 부대의 인원들과 해병대 전우회 사람들이 올 터.
이 곳 과수원이 넓기는 했지만 그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필요한지는 의문이었다.
'에이, 마을 전체 일을 거들려는 거겠지...'
계속 피어오르는 의문을 애써 누르며 남석룡은 휴식을 취할 뿐이었다.
한편 남석룡의 부대 근처.
성희룡 사령관의 차가 부대 안으로 진입한다.
그리고 진입과 동시에 위병들이 갑자기 부대의 정문을 폐쇄하고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성희룡이 당황하여 차에서 내렸다.
"아니, 갑자기 이게 무슨 상황인가? 설명 해."
"..."
"왜 대답들이 없나? 설명 해보라니까!"
성희룡이 다그쳐도 초병들은 묵묵부답이다.
갑자기 뒤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선 성희룡의 주위를 둘러쌌다.
성희룡은 그들의 모습을 살폈다.
"...? 아니, 1사단 지구봉 원사? 포항에 있어야할 사람이 왜 여기 계십니까? 그리고... 전우회장님? 아니, 다들 지금 여기서 뭐하십니까? 특히 전우회분들이 왜 군부대에 함부로 들어와 계시는겁니까?"
성희룡의 물음에 배석도가 대답했다.
"성희룡 사령관. 지금이 아니라면 우리들의 의견을 전하질 못할 듯 해서 말이오.
해병대의 개혁을 당장 취소해주시오."
"아니... 이제 와서 갑자기 무슨 말씀이십니까? 갑자기 또 태도를 바꾸시다니요?! 그리고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계시는 듯 한데, 전우회 분들은 그냥 민간인일 뿐입니다. 해병대 사령관은 접니다. 결정권자는 바로 저란 말입니다!"
"여기 젊은 친구들은 원치 않는 모양이오만... 그러니 나 같은 노인네에게도 도움을 청한게 아니겠소?"
"이 사람들의 상관은 전우회장님이 아니라 접니다. 최고 지휘관 말입니다! 전우회장님. 지금 여기서 이러고 계신거, 전부 그냥 넘어가고 이 친구들 행위도 눈 감아주겠습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전우회장님.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하겠습니다."
누군가가 성희룡의 말을 끊고 앞으로 나왔다.
마갈곤이다.
"필승! 하사 마갈곤. 성희룡 사령관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성희룡 사령관님. 저흰 해병대를 지키고 바로잡고자 하는 것 뿐입니다. 부디 개혁안들을 다시 재고해주시겠습니까?"
"안 돼. 해병대는 바뀌어야만 해. 당신들이 말하는 그 오도인지 뭔지하는 전통들이 해병대를 망치고 있다는 사실, 몰라? 난 그 미친 짓거리들을..."
"미친 짓거리...? 지금, 미친 짓거리라고 한거야???"
"뭔..."
마갈곤의 이마에 핏줄이 섰다.
그 모습에 성희룡이 뭔지 모를 불길함을 느꼈다.
마갈곤이 뿌득 이를 갈고는 성희룡에게 말했다.
"야, 성희룡. 이 씨발련아. 계급장 떼고 붙자...!"
한편, 김포 인근 어느 과수원.
'아니, 다들 왜 이렇게 안오는거지?'
다른 지역의 해병들은 몰론 성희룡 사령관도, 마갈곤 하사도, 해병대 전우회도 오질 않고 있다.
특히 성희룡 사령관은 통화를 한지 2시간이 넘도록 오지 않고 있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화도 받질 않는다.
그렇게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는데, 최민우 병장이 남석룡에게 다가왔다.
"소대장님. 지금 다들 고생하는데 여기 짱박혀서 뭐하십니까?"
"아이, 깜짝아! 인기척 좀 내고 다녀라. 그리고 나 열심히 일하고 있었어 임마. 잠깐 전화 좀 하느라고 빠져있던거야."
"와... 너무 장황하십니다. 지혜 형수께선 소대장님이 이런 게으른 분이라는거 아십니까?"
"누가 니 형수야 임마! 확! 그냥. 씨..."
"어우... 진짜 때리실 것 같지 말입니다."
낄낄 웃던 최민우가 돌연 표정을 바꾸고 말을 이었다.
"근데 소대장님. 강건탄이랑 상태섭이 얘네 아까부터 보이질 않습니다."
"엉? 뭔 소리야?"
"사실 지금 소대장님 찾은것도 걔네들 찾아다니다 본겁니다. 걔네만이 아닙니다. 걔네 패거리랑 다른 부대 병사 몇 명도 갑자기 보이질 않습니다."
"어...?"
남석룡의 표정도 심각해진다.
남석룡이 주위를 둘러본다.
확실히 아까보다 줄어든 인원들.
사리졌다는 병사들은 공통적으로 강건탄 상병과 상태섭 상병 이 두 사람과 곧잘 어울렸다는 것과 아까 새참시간때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것.
또 그들 대다수가 운전병이었다는 것.
그리고...
돌이켜 생각해보니 여기있는 인원들 중 '장교'는 남석룡 자신뿐이었다.
"야, 민우야. 마을 입구에 버스 세워뒀던거. 그거 애들 몇 명 데리고 가서 확인하고 와 봐."
"예, 알겠습니다."
최민우가 병사 몇 명을 데려가고 남석룡은 근처에 있던 부사관들을 붙잡고 물었다.
"저... 장대명 중사님. 이런 질문 실례일 수도 있지만, 혹시 임관 형식이 어떻게 되십니까?"
"예? 아... 저 민간입니다."
"오기석 하사님은요?"
"저도 민간..."
"설마 다른 분들도...? 혹시, 이거 대민지원 권유한 사람이 누굽니까...?"
"포항에 마갈곤 하사라고..."
억눌렀던 의문이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그 때 과수원 주인이 나타났다.
남석룡은 그를 붙잡고 사라진 해병들의 행방을 물었다.
"저, 사장님. 혹시 저쪽에서 있던 병사들 못보셨습니까?"
"으... 응? 아... 그 친구들 딴데로 보냈는데... 일이 급해서..."
"아니, 애들을 보고도 안시키고 이동시키면 어떻하십니까? 그리고 좀 전에는 급한거 아니라고 천천히 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일이 급하면 좀 서둘러 달라고 얘기를 하시던가요!"
"아니, 여기 일은 급한게 아니고, 좀 급한데가 있어서... 아, 때 되면 보낼테니 너무 다그치지 말고..."
그러다가 문득, 남석룡은 과수원 주인이 새참을 건낼 때 했던 말을 떠올렸다.
{해병대원들이라 그런가 '기합'과 '짜세'들이 넘치시네. 허허허!}
그 단어들은 분명 오도파의 해병들이 자주 사용하던 단어였다.
남석룡은 재빨리 과수원 주인의 집으로 향했다.
"저 쏘가ㄹ...! 아... 아니, 이 사람! 지금 어디가는거요?!"
남석룡은 과수원 주인을 무시하고 주인의 집으로 뛰쳐갔다.
과수원 주인집의 명패 옆에는 해병대 마크가 붙어있고 집 안으로 들어가보니 현관에는 커다란 해병대기가 걸려있고 거실의 벽 한가운데에는 해병대 전우회가 붉은색 각개빤스만을 입고 어느 산 정상에서 찍은듯 한 단체 사진이 걸려있었으며 그 한쪽 구석에 병xxx기 라는 글자가 쓰여있었다.
남석룡의 머릿속에서 무언가 맞춰지기 시작한다.
해병대 전우회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와 뢰존도를 포함한 오도파 해병들의 미묘한 변화.
그 이면에 있던 마갈곤과 전우회의 접촉.
연휴를 이용한 대규모 대민지원 및 봉사활동.
막상 와보니 있는 사람들은 민간 출신 부사관들.
그리고 이들 모두가 마갈곤에게 대민지원 활동 권유를 받았고...
그렇게 오게된 대민지원 활동지는 해병대 전우회와 연관되어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쥐도새도 모르게 갑자기 오도파 병사들이 사라졌다.
잠시 뒤, 과수원 주인이 헐레벌떡 뒤따라 들어오자 남석룡이 과수원 주인을 붙잡고 물었다.
"당신 뭐야?! 너 뭐냐고?!!!"
"이... 이이익!"
과수원 주인은 남석룡을 뿌리치고는 집 앞에 주차된 차를 타고 달아났다.
남석룡은 벙쪄서 그 광경을 바라보는데, 저 멀리서 최민우가 같이 갔던 병사들과 헐레벌떡 달려오고 있었다.
평소의 장난기 넘치던 표정이 아닌 한없이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이었다.
"소대장님! 마을 입구에 세워뒀던 버스들이 전부 사라졌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이런 씨... 다들 주목해주십시오! 지금 각자 부대에 연락해보시겠습니까?! 만약 부대에 연락이 안되면 다른 간부분들께라도 연락을 돌려주십시오!"
남석룡의 말에 모두가 각자의 부대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 어느 부대에도 연락이 닿질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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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흐흑...
"좀 있으면 여기 뒤집어지겠습니다. 하하!" 진짜 뒤집어졌고...
기합!!!
따흐흑!
마갈곤 저 미1친1놈 ㅋㅋㅋㅋㅋㅋㅋ
여기 마갈곤은 대대장도 아니고 사령관이랑 직접 맞다이 뜨네
선 개추 후 감상
유성용 중령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