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황근출 해병이 아쎄이들에게 분부를 내렸다.

"요즘 자진입대하는 아쎄이의 수가 줄으니, 어디에서 아쎄이를 얻을 수 있겠는가?"

한 아쎄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요즘 손 해병님이 바쁘신 것 같은데 싸제 의사를 자진입대 시키는 것은 어떤지를······."

두 번째 아쎄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악! 풍출남중에서는 선생이라는 직업을 통해 그곳의 학생을 교육시킨다고 하는데 이와 같이 저희도 선생이라는 것을 자진입대 시켜 해병대의 교육을 담당시키는 것은 어떤지를······."

이에 황근출 해병은 온몸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하며 아쎄이들에게 말했다.

"싸제의 의사는 우리 해병대와는 다른 기열스러운 방식으로 이상한 진료를 하기에 이를 자진입대 시켰다간 해병들을 탈이 나게 할 수 있고 싸제의 선생은 이상한 엉터리 지식만을 가지고 있기에 해병들에게 잘못된 생각을 주입할 수 있으므로 자진입대가 아닌 해병수육으로 만드는 것이 옳다."

그러자 남은 세 번째 아쎄이가 이렇게 말하였다.

"악! 전에 제가 본 바로는 싸제의 아파트라는 곳에 어떤 민간인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은 모두 성실히 직장에 다니고 돈을 벌며, 그 돈을 아끼며 검소한 삶을 삽니다. 또한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여 스스로 기합찬 몸을 만드니 필시 자진입대하기도 좋을 것이며, 해병수육으로 만들어도 그 맛이 일품일거라 생각합니다."

황근출 해병이 팔각모를 고쳐 쓰며 군침을 흘리다 그 아파트가 있다는 방향을 보고 웃으면서

"그 말을 들으니 어찌 기합이 아니랴! 내가 자진입대시키고 싶은데 너희는 어떠한가?"

이에 세 아쎄이는 앞다투어 황근출 해병을 아파트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길을 가던 중 황근출 해병이 갑자기 걱정스럽게 얼굴빛을 바꾸며 말하였다.

"분명 기합스러운 냄새가 나야 하거늘 어찌하여 이토록 기열스러운 냄새가 난단 말이냐? 만약 자진입대할 아쎄이가 이 정도의 기열이라면 오도해병이 되는 것은 고사하고 해병수육으로 만들어 먹었다간 너무 질겨 씹지도 못 할 것이요, 삼키면 구역질이 나 체할 것이 분명하지 않겠느냐?"

포항의 어느 아파트에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락을 즐기기를 좋아하며 독립하지 않고 부모님의 집에 얹혀 살며 취직 준비도 하지 않는 김 씨라는 사람이 있었다.

김 씨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게임을 하다 조금이라도 좋으니 취직 준비를 해 보는 건 어떠냐는 부모님의 말에 발끈하여 싸우다 집을 나선 상황이었다.

김 씨는 살 때문에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바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말했다.

"아이 씨··· 돈도 없는데··· 누가 안 한다는 것도 아니고 뭘 그렇게 궁시렁대는거야? 부모면 단가. 지들이 해준 게 뭐라고. 내 인생 내가 알아 사는 거지······."

김 씨는 얼마 없는 돈으로 pc방에라도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응···?"

김 씨는 길의 풍경이 뭔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했지만 기분 탓이겠거니 생각하고 다시 걷던 그 때

"새끼··· 기열!"

놀란 김 씨가 뒤를 돌아보니 거구의 근육질 남성이 뒤에는 세 남성들을 데리고 마치 호랑이와도 같은 기세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으아악!"

김씨는 중간에 자빠져 온 몸이 먼지 투성이가 되어도 달렸으나 그 살집가득한 몸 때문에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결국 떨리는 몸을 붙들고 그 남성에게 물었다.

"다···당신은 누구세요?"

남성, 황근출은 김 씨의 물음은 무시한 채 코를 막고 구역질이 난다는 듯 말했다.

"너무나도 구린 냄새가 나는구나!"

김 씨는 황근출의 머리에 있는 팔각모를 보고 말했다.

"아···아저씨 해병대 맞죠? 사···사실 저도 해병대에 그 뭐냐 자진입대란 거 하고 싶었거든요! 귀신···귀신 잡는 해병대라잖아요? 그러니까 제발 살려···"

황근출이 김 씨의 말을 듣고 꾸짖었다.

"새끼··· 기열! 내게 가까이 오지 마라. 내가 듣기로는 저 아파트의 아쎄이들은 모두 성실하고 노력하며 자신의 가치를 키우려고 노력하는 데 어찌 너는 아무런 노력도, 자기계발도 하지 않는 것이냐? 더군다나 부모님의 말씀은 하나도 듣지 않는데, 그런 네가 선임의 말이라고 듣겠느냐?"

이에 김 씨가 말하였다.

"하지만 부모님은 저에게 해준 것도 없다고요! 그리고 자기계발이나 노력을 한다고 해서 꼭 성공한다는 법도 없잖아요? 그러다가 실패하면, 그건 누가 책임져 주는데요!"

이에 황근출이 더욱 노기를 띄며 말하였다.

"새끼··· 부모님이 해준 것이 없다고? 그렇다면 너가 입고있는 그 옷, 너가 먹어왔던 음식들, 너가 그렇게 즐겨하는 그 컴퓨터는 대체 누구의 눈물과 시간, 마음으로 이루어진 것이냐? 그렇다면 반대로 너가 부모님에게 해준 것은 있는가?"

"물론 노력에 꼭 성공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너가 하는 그 게임에서는 왜 얼마 안되는 확률의 것을 얻겠다고 그렇게 돈을 쓰는가? 그것이 실패할 것은 두렵지 않은 데 이것은 두렵단 말이냐? 정말로 흘러빠진 것은 실패할 수도 있는 노력이 아닌 안 하는 것을 못 하는 것이라고 치부하는 바로 너다!"

황근출의 호통에 김 씨는 놀라 나자빠졌다.

"흐으악!"

"너 같은 아쎄이는 우리 해병대에서도 필요가 없다! 해병수육으로 만들기도 아깝지, 네놈이 받을 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너 스스로가 주는 것이다!"

황근출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김 씨에게 달려들었다.

"으아아악!"

김 씨가 눈을 감고 숨을 죽였음에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조심스레 눈을 뜨고 고개를 들자 이미 그곳엔 아무것도 남지 않아 있었고 이상하던 풍경도 다시 돌아와 있었다.

"······."

김 씨는 고개를 들어 잠시 하늘을 보더니 무언가 결심한 듯 발걸음을 pc방이 아닌 운동장 쪽으로 돌렸다.

하늘에는 어느새 동이 터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