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버지와 아들이 오래간만에 외식을 하기 위해 거리에 나왔다.

모처럼 하는 외식이니 특별한 곳에서 먹고자 했는데 마침 고급 프랑스 식당이 보였다.

간판에는 La Infanterie de Marine라고 쓰여 있는 것이 벌써부터 짜세가 느껴졌다.

부자가 자리를 잡자 바로 웰컴드링크로 부르고뉴산 황룡피로 만든 해병와인이 나왔다.

진한 철분향이 느껴지는 것이 식욕을 돋우어 주었다.

그리고 식전빵과 황룡피로 만든 해병딸기잼이 나왔다.

"주문은 뭘로 하시겠습니까?"

"코스요리로 부탁합니다"

제일 먼저 황룡머리에 해병간장(서예용 먹물)을 발라 구운 해병대(가)리야끼 가 나왔다.

보통 아쎄이의 대가리는 텅텅비어서 먹을 게 없지만 황룡은 대갈장군이라 먹을 것이 꽤 나온다.

"황룡안심스테이크 나왔습니다"

황룡안심스테이크! 69kg인 황룡에게서 892kg밖에 안 나온다는 귀한 부위중의 귀한 부위 아니던가!

숯불 위에서 적절하게 수비드로 구운 황룡스테이크는 야들야들 하고 육즙이 풍부한 것이 기합이었다.

마지막으로 황룡앙두예트가 나왔다.

"앙두예트?"

"프랑스식 내장 소시지입니다."

"그렇군요"

앙두예트는 내장에 내장을 채워만든 소시지인데 내장을 씻지 않고 만드는 것이 정석이다.

황룡앙두예트는 해병짜장수거함에 앉아 있는 황룡을 습격해서 그대로 해병곱창을 뽑아 만든 것이라고 한다.

황룡앙두예트 세 개와 오도기 황룡피 케첩이 제공되었다.

"이건... 인스턴트 케첩?"

고급음식에 뜬금없는 인스턴트 음식이라니 아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어리둥절해 했다.

매니저는 갸우뚱해진 아들의 고개를 360도로 비틀어 바로 잡아준뒤 주방에 신호를 보냈다.

황룡앙두예트는 쫄깃한 내장맛과 진한 똥냄새가 입안 가득 퍼지는 요리이다.

먼저 그냥 맛본 뒤 황룡피케첩을 곁들여 먹고 마지막으로 다시 그냥 먹으니 역겨운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잠시 후 주방에서 아오도백 셰프가 돈까스망치를 들고 나왔고

아들이 있던 자리에는 웬 해병스테이크타타르만 남아 있었다.

"코스에는 없지만 손님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해병스테이크타타르입니다. 갓잡은 신선한 아쎄이로만 만들 수 있는 고급요리입니다."

"고맙습니다"

날고기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비리지 않고 부드러웠다. 중간에 아들의 손목시계 같은 게 있는 듯했지만 그게 뭐 대수랴.

"카드로 계산 하겠습니다"

"네. 여기 싸인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자진입대 신청서에 싸인을 했다.

비록 아들이 바쁜 일이 있었는지 갑자기 어딘가로 가버려서 부자간의 오도붓한 외식을 끝까지 즐기지는 못했지만 귀한 해병푸드를 맘껏 즐겼으니 무슨 유감이 있으랴!